NHN, 넥슨, 엔씨소프트. 명실공히 대한민국 인터넷ㆍ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파워 기업들이다. 지난 10년간 인터넷ㆍ게임 산업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이들 파워 기업의 등장이다. 10년 전 갓 탄생했거나 막 도약을 시작하는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이들의 초고속 성장이야말로 인터넷ㆍ게임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NHN은 국내 인터넷 업계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999년 삼성SDS 사내 벤처에서 독립한지 불과 10년만이었다. 이는 지금도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한 인터넷 벤처기업이 매출 1조원대의 대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알리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NHN은 지난해도 매출 1조3574억원과 영업이익 5405억원을 달성하며 내로라하는 국내 굴뚝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1/3이 넘는 1700만명이 즐기는 국민 게임 `카트라이더'와 전 세계적으로 92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글로벌 게임 `메이플스토리', 그리고 한ㆍ중ㆍ일 3국 동시접속자수 230만명을 기록하고 있는 아시아 최고 게임 `던전앤파이터' 등 게임성과 시장성을 겸비한 게임들로,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온라인 게임 `명가' 중 한곳인 넥슨도 시작은 미약했다.

사업 첫해 2억원 수준이던 넥슨의 매출은 2001년까지도 289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넥슨은 매해 2배 가까운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지난해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7100억원(추정치)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이중 67%는 해외에서 거둔 성과다. 넥슨은 현재 전 세계 71개국에 20여종이 넘는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1998년 국내 온라인 게임 대박 신화의 시초로 꼽히는 `린프리'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당시 매출은 9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10년 남짓 흐른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634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엔씨소프트도 역시 지난해 매출 중 44%를 해외에서 올렸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4%로 국내 대표적인 수출 대기업인 현대자동차의 5.8%를 앞지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인터넷에 이어 매출 1조원대 게임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