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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무실의 신비주의

고다마신딸딸(203.229) 2008.05.01 00:35:57
조회 580 추천 0 댓글 13

예전에 한 번 써 본 글인데 공수도(徒) 여러분의 수련에 참고가 될지 모르겠군요.

많은 사람들은 동양무술에는 현대의 자연과학으로는 규명할 수 없는 신비한 그 무엇이 있다고 합니다. 도(道)라든가, 기(氣)라든가. 하지만 제가 만나 본 어떤 무술가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 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자기도 이해 못하는 말을 함부로 지껄입니다. 그 스승에게 배운 제자는 똑 같은 말을 앵무새 처럼 반복하고...

저는 무술에 도라든가 기 따위는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있다면 강철같은 체력과 정신력, 단련된 육체, 그리고 기술이 있을 뿐. 70년대 미국으로 진출한 쿵푸, 태권도 사범들이 주로 이러한 신비주의를 나름대로의 개똥철학과 적당히 버무려서 팔아먹고 다녔지만 그 신비와 환상이 깨어진 지금 이들 무술을 아무도 무서워 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도(道)란게 뭘까요? 모두들 이것을 지극히 동양적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적어도 무술에 붙는 도라는 글자는 서양적 가치가 내재된 말입니다. 카노 지고로가 유술을 고쳐 유도로 개칭했을 때 그가 생각한 것은
서구의 스포츠맨십이었습니다.

명치시대 서양식 근대 교육을 받았던 카노는 서구의 학교체육의 체계에 매료되었고 무술가들의 필살기가 아닌 전 국민이 익혀야 할 학교 체육의 수단으로서의 유도를 생각한 것이죠.

술(術)에서 도(道)로의 전환에 서구의 제도와 사상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 기구하지 않습니까? 카노는 그때까지 각 유파로 비전되고 있던 기술을 통일하고 공개 시합을 통해 기량을 겨루고 그러기 위해 위험한 기술은 대폭 배제한 것입니다.

카노의 통합 작업에 전국의 유술 문파가 흡수되었지만 그 제자인 마에다 미쯔요는 스승과 달리 자꾸 고류 유술을 고집하다 파문되었고 세계를 돌며 격투여행을 하다가 콘데 코마라는 이름으로 브라질에 정착, 브라질 유술의 개조가 됩니다.

흡수되지 않은 문파는 대동류 합기유술 정도지만 대부분 합기도로 개칭합니다. 검술은 검도가되고 가라데는 가라데도(空手道)가 된 것이지만 이는 불과 백년도 안된 얘깁니다. 요는 무술에 관한 한 도라는게 생각하는 것 만큼 동양적인 우주의 오묘한 진리를 담거나 그렇게 오래된 사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기(氣)도 마찬가집니다. 입으로는 맨날 떠들지만 설명해 보라고 하면 우주의 에너지니 뭐니 횡설수설을 하다 그게 뭔데? 하면 입을 다뭅니다.

바람의 파이터라는 만화를 보면 스님이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버릇을 가진 동자승의 손가락을 잘라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랜 성찰을 통해 얻은 깨달음의 언어와 그냥 말하는 언어는 분명 다르지요. 동양무술의 신비주의를 팔아먹는 무술장사들은 캔버스에 잉크를 엎질러 놓고 그걸 추상화라고 우기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신비주의는 필연적으로 역사 왜곡을 낳습니다. 오래되어야 신비하니까요. 그리고 선대 무술가에 대한 무한대적인 과장을 낳습니다. 하지만 오래되었다는 것과 강하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얘깁니다. 선대 무술가가 강했다는 것이 도대체 나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이런 신비주의는 비밀주의에서 연유합니다. 지금 도장에서 가르쳐 주는 것 말고 진짜는 따로있어. 이건 수제자 한테만 가르쳐 준대. 이걸 익히면 하늘을 날고 바위를 박살낼 수 있지만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대....대충 감이 잡힙니까? 도대체 검증할 방법이 없으니.

이렇게 신비주의로 언어를 포장하다 보면 말빨은 점점 강해지고 나중엔
자기 최면에 걸려 자기가 무슨 소릴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서서히 부채도사가 되어갑니다. 시합에 나오라고 하면 고수는 싸우지 않는다며 점잖게 훈계합니다. 무술은 자기완성과 인격수양을 위한 것이며 예(禮)로 시작해서 예로 끝나고...

저는 이런 부류의 무술가들에게 잘라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공개하기 싫은 것은 자신의 무력(武力)이 아니라 자신의 무력(無力)이라고.


동굴 속에 가부좌 꼬고 앉아 비쩍 마른 얼굴에 눈만 번쩍여 봐야 안통한다 - 최영의,This is Karate

총알을 잡아채는 무술가는 내가 아는 한 없다. - 최영의, 미국신문과의 인터뷰

검술의 도는 오직 상대를 베는 것이다. 그외는 모조리 가짜다. - 미야모토 무사시, 오륜서

어떤 인간도 인간으로 태어난 한계를 넘을 수는 없다. - 후나고시 기찐, Karatedo : My way of life (空手道一路)

내가 무술을 몰랐을 때 발차기는 그냥 발차기였다. 내가 무술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발차기는 내게 단순한 발차기가 아니었고 심오한 원리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내가 무술의 본질을 깨닫기 시작한 지금 내게 있어서 발차기는 발차기일 뿐이다. - 이소룡, The way of Jeetkundo

도(道)를 도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道可道 非常道) - 노자, 도덕경

위험에 처했을 때 나를 지켜주는 건 스승의 무용담이나 무술 담론이 아니라 단련된 내 육체와 깡다구다. - Majo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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