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비열한 년으로 생각했던 상태에서 어떻게 나랑 계속 친구했을까
난 네가 사람 몰아세운 것도 똥개훈련 시킨 것도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너한테 마냥 고마웠는데.
내 욕 할 수는 있어. 나는 안 했지만. 살면서 다른 사람 욕하고 싶을 수 있지. 그게 친구일수도 있지. 내 근 십년지기들한테 말한 건 네가 대상 선정을 잘못한 거니까 이쪽에서 뭐라 말할 일도 아니지. 좀 멍청하긴 했어도.
그런데 그걸... 이미 다 끝난 일을 그걸... 나한텐 진짜로 트라우마이자 컴플렉스였던 일인데...... 내가 병신처럼 느껴졌을지는 몰라도 내 말 자체를 안 믿었는 줄은 몰랐는데..... 최소한 내가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는 것 정도는 믿는 줄 알았어. 내가 너한테 호소했으니까. 고의 아니라고 말했잖아. 몇 번이나 말했잖아. 애초에 그걸 못 믿는 시점에서 무슨 친구 관계가 유지가 돼. 그게 무슨 친구야.
대체 뭐가 널 나한테 붙어있게 만들었니? 네 생일파티? 내 친구들? 건전하고 정상적인 관계에 대한 욕망? 씨발년아 진짜
딱 나 없는 자리에서 제일 치명적인 소재를 꺼낸 것도 그림이 너무 뻔한데. 아니지? 설마 아니지? 나 다리로 이용해서 우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고 나는 팽할 생각이었을까 하는 망상이 자꾸 드는데 에이 설마 그렇겠어? 서로 가정사고 쪽팔린 비밀이고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했는데 무슨 그렇게까지 하려고 했겠어. 그래도 친구... 였는데. 네가 외롭다니까...... 아
아 개좆같네 네가 외롭대서 나는
내 친구들이랑 잘 맞을 것 같아서
아 씨발
생일파티 문제에 둘 다 아무 대답이 없으니까 나가버린 것도. 아니 이년아 그때 네 명중 한 명 나갔었잖아. 걔 우리 8년지기였다고. 딱 봐도 빈정상해서 나갔는데 그 직후에 그건 그렇고 우리 생일파티 하는거지? 라고 물으면 우리가 뭐라 답변해야 하냐?
그러고 살지 말라고 안 할게. 안 그래도 나보다 잘 살고 있잖냐. 근데 좋냐?
나는 모르겠다. 너를 연민한 적 없지만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했어. 그야 친하니까. 친구는 당연히 사랑하는 거잖아. 사랑하지 않는 인간하고 왜 친구를 해.
그냥 그래서 존나 궁금하다. 사랑은 커녕 호감도 안 가는 인간이랑 친구해서 행복했는지. 아니면 안 그래도 못해먹겠어서 이제 손절 친 건지.
네 친구가 나였던게 문제라고는 이제 생각 안 하기로 했다. 너를 2015년인가부터 알았지만 나는 아직도 네가 뭘 제일 웃기고 재밌어하는지 잘 몰라. 넌 나랑 있을 때 잘 안 웃었으니까. 뭐에 열받고 슬펐는지는 너무 자세히 알아도.
그래서 별로 밉지가 않은가보다.
근데 나도 요즘 너 좆같긴 했어. 나만 그런 거 아니어서 다행이네.
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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