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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니면 안돼 갔다와서… (어쨌든 완성)

SV-001/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7.07 21:52:03
조회 3646 추천 2 댓글 22












일단 오늘은 장형윤 감독님과 같이 가신 검은빛날개님, 솔나모님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역시 사람이 준비를 안하고 가면 어떻게 되는지 뼈저리게 느낀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질문거리들을 준비해갔어야 했는데 어제 DPS 갔다왔을때도 별 준비 안했어도 괜찮아서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원래 계획은 장형윤감독님, 박지연감독님 전작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에 대해서 최대한 많은 정보들을 가져오는 것이었는데, 사실 어느 정도 이야길 하긴 했습니다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제가 이야기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다 보니까 다른 분들은 점점 지치신 것 같고 저는 이야기거리 생각해내느라 진땀을 빼고…






아무래도 다른 얘기보다는 얼룩소 위주로 해보죠. 처음에는 박지연 감독님하고만 이야길 했었고 나중에 장형윤 감독님이 합세하셨습니다.




저번에 이대희 감독님 만났을 때 얼룩소가 12월까지는 무조건 완성시켜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는 식으로 이야길 들었기 때문에, 그게 데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봤습니다. 들어보니까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장편제작 지원을 받는 게 있는데, 그게 조건이 2년내로 완성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고 올해가 바로 2년째 되는 해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니까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는 지원 조건 때문에 올해 12월에는 무조건 작품이 완성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어 있는지 물어보니 지금은 중간 정도 단계라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좀 놀랐던 부분이 아직 이야기가 완전하게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어떻게어떻게 시작해서 끝이 난다 뭐 그런 것은 잡혀 있지만 영화화하는데 있어서 이야기와 이야기의 연결이나, 아니면 특정 상황이 너무 많이 등장한다던가(장형윤 감독님이 예를 들어 주신 건 '야간 장면' 같은 게 너무 많아서 수정을 요했다고 말해주셨습니다.)해서 이야기에 좀 손을 봐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아직 완전하게 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또한 한 작품을 오랫동안 잡고 있다 보니까 장 감독님 자신이 평소 작품활동을 하면서 넣고 싶어했던 것들을 다 넣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소중한 날의 꿈이 작품이 질질 끌리면서 이것저것 들어가버린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고 오늘 이야기에서도 소꿈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고백하셨습니다. 원래 한번 작품 구상이 되면 빨리빨리 딱딱 끝내야 그런 군더더기가 안 생기는데 얼룩소가 좀 오래 끌다 보니까 그런 게 잘 안 된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만약에 감독 한 명이 여러 편의 작품을 만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한 편 한편에 자기가 넣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넣으니까 괜찮은데, 한 편만 만들 기회밖에 없다 보니까 이것저것 하고 싶었던 걸 다 넣으려 하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것인 줄 알면서도 작품을 거의 혼자 돈을 따내서 만들다 보니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시는군요.




그런 얘길 들으니 얼룩소에 대해서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제한 같은 게 없다면 좀 더 여유를 두고 편하게 만드실 수도 있을 텐데 앞으로 남은 시간은 단 5개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저는 얼룩소가 좀 삐그덕거리는게 있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래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장형윤 감독님에 대해서 국내에서 연출을 잘 하시는 몇 안되는 감독 중 하나라는 평가가 있는 만큼 장 감독님의 실력과 운을 믿어볼 수밖에요. 아니면 제가 기우를 했던 것이었다던지…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의 경우, 다들 포스터나 영상 같은 걸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장형윤 감독님의 그림 스타일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장형윤 감독님 본인 말마따나 "마치 강풀 웹툰 그림체 같은" 그런 거 있잖아요? 물론 장형윤 감독님 작품을 많이 봐오셨다면 많이 탈색된 것 같다고 하더라도 장형윤 감독님 그림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걸 다들 알 겁니다. 일호랑 경천이, 특히 얼룩소로 변신한 경천이 모습을 보면요. 아무래도 장편이다 보니까 매니악한 쪽보다는 좀 더 대중적으로 나가고 싶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뭐 저야 재미만 있다면 장땡이니까. 그런데 솔나모님은 그림을 배우시는 분이시라서 역시 캐릭터가 좀 더 비율이 현실적이 되었고 볼륨이 생겼다고 특징을 딱딱 잡아내시더라구요.





오늘 스튜디오를 가서 보니까 위에 사진에도 있다시피 벽에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스틸샷이랑 설정화 같은 게 잔뜩 깔려 있었는데, 좀 자세히 찍긴 했지만 박지연 감독님이 좀 이런게 퍼지는 걸 달가워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서 그냥 스튜디오 전경만 올립니다. 아무튼 기존에 공개되었던 포스터나 동영상에서 나오는 캐릭터들 보다 훨씬 많은 캐릭터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캐릭터는 위성을 연구하는 학자들 같은 사람들에서부터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들까지… 심지어는 무림일검의 사생활에서 나왔던 독고구패도 있더라구요. 저런 캐릭터들이 모두 나오는 거냐고 물어보니까 아니라고 답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사전에 접했던 시놉시스가 좀 대한민국 청년의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는 듯한 이야기가 있어서 혹시 얼룩소도 돼지의 왕처럼 어두운 내용이 되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시놉시스가 너무 어둡게 나온 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세상이 하도 흉흉하다 보니 장 감독님도 결국엔 이런 걸 하시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장 감독님 말을 듣고 많이 안도했습니다.

이야길 하다가 중간에 한애니 정보를 루리웹 같은 큰 사이트에 올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혹시 그런 게 스튜디오에 피해가 되는 건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다행히도 피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해주셨습니다. 만약에 작품이 블록버스터 같은 큰 작품이면 우리같은 일개 개인이 여기저기 정보를 퍼다올리고 하는 게 별 영향이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개봉시점에 광고를 많이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군요. 하지만 작은 작품의 경우는 그런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품 정보가 너무 뜸하니 블로그에 두 달에 하나씩이라도 스틸샷 같은 걸 올려주시면 그런 걸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중간중간에 일이 어떻게, 얼마나 진행되는지 좀 알고 싶었고 또 그걸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작품에 대해 좀 많이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그외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데 주로 한애니 현실 외에는 술 이야기나 군대 이야기 같은 잡담정도였고 심지어는 북한 얘기도 했습니다. 중국과 북한 이야기를 하는 장 감독님의 눈빛에서 역시 정치외교학과출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금이 아니면 안돼'의 풀네임 "지금 아니면 안 돼. 나중엔 너도 나도 변할 테니까. 사랑도 음악도 시도 영화도 지금이 아니면 안 돼"의 유래는 장형윤 감독님이 시적 감수성이 엄청나게 풍부했던 시절에 스스로 지은 글이었다고 합니다. 한애니 스튜디오중에서는 연필로 명상하기와 쌍벽을 이루는, 아주 기억에 남는 이름이지요. (참고로 연명의 이름 유래는 동명의 책 이름입니다.)

* 오늘 스튜디오에 오시기 전에 제가 우렁각시가 되어서 스튜디오에 먼저 와서 이것저것 정리하는 꿈을 꾸셨다고 하시는군요. 역시 장감독님… 

* 얼룩소의 처음 제목은 '마법소녀와 얼룩소' 였다고 합니다.

* 중국애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인터넷에서 중국애니가 무시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중국의 한 성에서 쏟아붓는 자본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에 나중에는 결국 중국애니가 성장할 거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 장형윤 감독님 전작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다들 비슷비슷한 것은 왜 그런 건지 물어봤는데, 아무래도 본인이 내성적인 성격이다 보니 그런 감수성이 계속 남아서 비슷한 캐릭터들이 만들어졌다… 라고 공책에 적어왔는데 제가 너무 단순하게 적어온 것 같군요.

* 성우 캐스팅에 대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최근에 나온 한국애니들이 비성우연예인 캐스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사람들이 애니를 만드는 감독들에게 그런 불만을 투사하면서 비난을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오늘 장형윤 감독님과 이야길 나누면서 적어도 장형윤 감독님은 성우에 대해서 적대적이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애길 적고 싶어도 이게 잘못 전달되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지도 몰라서 일단은 생략하겠습니다만, 요지는 감독님 본인은 전문성우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성우가 아닌 사람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작품의 특성에 맞게 적절히 캐스팅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단순 인기몰이를 위한 개그맨이나 아이돌 캐스팅 같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 그 문제의 갈탄난로… 돈이 없어서 갈탄난로를 사신 게 아니고, 지금 스튜디오가 입주해 있는 건물이 오래 되다 보니 전기보일러를 사용하려면 배선작업을 새로 해야 하는데 지금 스튜디오 자리에 오래 있을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갈탄난로를 설치한 거라고 합니다. (두번째 짤) 덕분에 지난 겨울에 작업하면서 작화지에 검댕이 묻기도 하는 등 고생이 있었다는군요.






오늘 가져온 물건은 박지연 감독님 사인과 박지연 감독님의 최신작 '낙타들' DVD인데, 제가 장 감독님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하는 말을 해야할 걸 잊어버려서 세 사람 모두 받지 못했습니다. (그점도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만…)

낙타들 DVD는 제가 낙타들 무지 보고 싶었는데 못 봤다고 하니까 직접 DVD를 구워주시더라구요. 이게 상복이 참 많은 작품이라서 궁금했는데 내일 한번 봐야겠습니다.

이야기를 한 4시간 정도 했는데 다 끝나고 나서 장형윤 감독님이 저희에게 저녁을 사주셨습니다.







오늘 장형윤, 박지연 감독님, 그리고 참석해주신 검은빛날개님이랑 솔나모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을 반면교사로 해서 다음에는 더 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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