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 모델에만 급급해선 사용자 이탈해"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터닝메카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초등학교 근처나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메카니멀 고”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깔깔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느 것에나 쉽게 싫증을 내던 아이들이 출시 1년이 지난 지금에도 신제품이 나오면 대형마트로 몰린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지난달 25일 손오공(066910)은 터닝메카드 신제품 독꼬리와 옥타를 새로 출시했다. 신상품이 입고된 날 대형마트의 터닝메카드 판매 부스는 여전히 아이와 부모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신상품이 출시됐을 뿐인데 이미 출시된 적이 있는 다른 제품들도 덩달아 팔려나간다. 분명히 같은 종류의 로봇, 같은 색의 로봇을 가졌는데도 “이건 다르다”며 추가로 같은 제품을 사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트레이딩카드게임(TCG)을 결합한 터닝메카드의 게임 방법 때문이다. 손오공은 터닝메카드를 ‘터닝카(미니카)와 메카드(놀이용 카드)의 조합으로 이뤄진 카드게임’이라고 설명한다. 오는 24일 열리는 ‘터닝메카드 테이머 챔피언십’이라는 대회도 결국 터닝메카드가 카드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더 좋은 카드와 더 좋은 터닝메카드 로봇을 보유해야만 친구와의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구조다.
실제 터닝메카드를 구매하면 동봉된 3장의 카드는 무작위로 들어있다. 인기가 많은 에반을 어렵게 구했다고 해서 반드시 에반 카드가 함께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 카드의 종류만도 120가지가 넘는다.
카드 뿐 아니라 로봇도 다르다. 같은 색의 로봇이라도 저마다 다른 속성을 갖는다. 빨강·파랑·검정의 3가지 속성을 가진 같은 종류의 로봇이 존재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 속성은 제품을 구매해 가려진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수 없다. 결국 150종에 달하는 로봇과 120여장의 카드를 모두 확보해 좀 더 강한 로봇과 카드를 뽑아내야만 친구와의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로봇과 카드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 질 전망이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기존 등장 로봇들 역시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최근 방영된 38회에서도 크로키의 ‘크로키 어택’, ‘다크 아이 빔’이라는 기술이 새로 등장했다.
이미 게임업계는 카드게임의 이런 무작위성에 기반해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다. 하스스톤, 확산성 밀리언 아서, 프로야구 매니저 등 다양한 게임들이 무작위 카드 뽑기를 통해 유료화에 성공한 바 있다. 게임 시작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카드외에 쉽게 구하기 힘든 강한 카드를 유료로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이른바 ‘현질’을 통해 상대방을 손 쉽게 제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국내 시장에 선보인 ‘디지몬 카드’, ‘유희왕 카드’ 등도 TCG의 일종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터닝메카드의 성공도 결국은 하나를 사도 다시 같은 제품을 사게 만드는 TCG 장르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며 “유행이 지나기 전까지는 한 번 게임에 빠져든 사용자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만큼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게임업계의 일반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CG게임이 과도한 수익성 추구로 이어질 경우 자연스레 사용자들의 이탈이 동반된다”며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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