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활동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한애갤 대부 셨던SV님의 은하의 일기에 대한 리뷰인데 이거볼수록 빨리 더 보고싶어지네요 여러분들도 시간나면 읽어보세요

남의글 스크랩해오면 안되지만 9년전 글이지만 지금 봐도 뭔가 은하의일기에 대해 설레게 만드는 글 같아서 긁어왔어요



<본문>
20편 연속으로 보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역시 이런 건 때 맞춰서 1주일에 한편씩 보는 게 좋은데....



일단 대략적인 내용은 전라도(추정)에서 서울의 한 사립학교로 전학온 고등학교 2학년생 모은하가 (성이 진짜로 \'모\'씨입니다. 개인적으로 학창시절때 아는 동생 중에 모씨가 정말로 있어서 그리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만화/애니메이션 오타쿠 짝꿍 오덕후, 생긴거하곤 달리 마음씨 좋고 사려깊은 재벌 2세 김만, 엉뚱한 개구라장이 우병근과 그 단짝인 조혜영, 보이쉬한 복순(얘만 성을 잘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동인녀라는 사실을 숨기고 다니는 나난희, 오덕후의 사촌인 오왕자/오공주 남매 등을 만나서 벌이는 본격 오덕 망상계 학원 일상 성장 로맨스물.....  정도입니다. 주된 갈등은 모은하와 오덕후 간에 싹트는 사랑 이야기지만 친구들과의 우정이나 소소한 일상 같은 내용도 다루고 있습니다.

지방에서 막 올라온 모은하는 주변의 오덕후, 김만, 나난희, 한복순 등 정상이 아닌 애들을 두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비중 있는 등장인물들 중에 우병근/조혜연 콤비가 그나마 정상인....) 정작 모은하 자신도 엄청난 망상캐릭터인데다가, 화가 나면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나오는 등 분명 정상인은 아닙니다. (게다가 나중에는 이런 비정상인 친구들에게 동화되기까지 하지요.) 어쨌든 이런 은하는 음악실기 연습, 행사 참석(아무래도 서코 같아보입니다.), 바닷가 여행, 데이트 코치 등을 해 주면서 점점 덕후와 가까워지기 시작하고, 10화즈음을 기점으로 덕후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덕후는 난희를 좋아하는 것 같아 속만 태웁니다. 그 와중에 김만도 은하가 자신을 좋아하는 줄 착각하고 은하를 좋아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 은하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지만 친구로서의 마음은 아직 접지 않은 듯 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오래전 외국으로 떠났던 덕후의 아버지가 귀국을 하게 됩니다. 10년 전에 덕후의 어머니가 몸이 아프셔서 외국에서 치료를 받는데 결국 객사하고 말았고, 덕후 아버지는 돈을 번다는 핑계로 오랫동안 귀국은 커녕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동안 덕후는 (왕자/공주 남매의 아버지인) 백부의 댁에서 얹혀지내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밖으로 뛰쳐나간 덕후를 달래려 쫒아가던 백부는 그만 차에 치여 그 후 한쪽 다리를 절게 됩니다. 그 이후로 오공주는 덕후를 싫어하게 되었고 덕후 자신도 백부의 식구들을 피하게 됩니다. (아마 자취를 하게 된 것도 그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모든 일의 원인이었던 아버지였기에 처음에 덕후는 아버지를 거의 남 취급하지만 나중에 은하에게 "나중에 후회할 일은 하지 마" 란 말을 듣고 아버지에게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합니다. 교통사고 이후로 서먹해진 오공주와도 수학여행때 있었던 일을 계기로 다시 화해하게 되구요.
처음에 난희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덕후도 난희의 지적을 계기로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은 은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서로가 좋아하는건 아직 알지 못하고 처음 만났을 때처럼 티격태격하는데 그 이유가 달라졌을 뿐이죠...

내용이 기억이 안 나서 많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용중에 갈등이 엄청나게 엃혀있는 데다가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기도 했고 해서요.

은하의 일기를 보고 많이 놀란 것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인터넷에서밖에 접할 수 없었을 소위 \'서브컬쳐\' 라고 하는 것들을 TV 앞에 오로지 어린애들만 앉아 있을 시간대에 당당하게 공중파로 내보낸다는 점입니다. 일단 남주인공 이름이 \'오덕후\' 라는 것부터가 의미심장하지요. 게다가 코믹마켓이나 동인지, 코스프레, 집사와 메이드, 메이드카페,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다니는 동인녀, 여장남자(!!!!), PMP로 거리에서 애니보고 다니기..... 하지만 다행히도 이런 건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긴 하지만.... 이런 게 공중파로 나오기도 하는구나 생각을 해보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모습만 나오는 건 아니고 체육대회나 수학여행, 친구 집에서 음악 실기 연습하기 등등 우리 일상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나름 공감대를 형성해 주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매직영상 애니라서 이것도 예전의 작품들처럼 손발이 오글거리는 병맛의 대향연 인줄 알았더니 그림이나 소리는 정말 할 말이 없는 건 마찬가지라 챙겨보고 찾아보고 다시보고 나눠보는 작품은 아니지만 망상소녀와 오덕소년의 러브스토리라는 신선한 소재와 괜찮은 스토리는 시간 날 때 보는 것 쯤은 나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가끔씩 일본애니 따라하는것 같은 설정이나 연출은 눈살 찌푸리게 하지만 말입니다.



* 애니를 보면서 가장 아리송한 게 모은하를 향한 김만의 감정.... 얘는 은하를 여자로서 좋아하는건가요? 친구로서 좋아하는건가요?

* 동인지 작가인 나난희 필명이 무려 \'육회\'..... 가발을 쓰면 같은 반 친구들도 못알아봅니다.

* 심지어 은하 동생인 현아도 동인녀던데....

* 덕후 안경 벗으면 잘생겼습니다! 위에 짤중에 있습니다!

* 이젠 슬슬 병근이랑 혜영이 사이에도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는군요. 더군다나 소꿉친구..... 역시.....

* 오공주는 전용의 \'친위대\' 까지 보유(실제로 애니에서 친위대란 말이 나옵니다.)..... 이 애니 진짜 위험합니다....

* 이 학교는 체육대회 때 한복을 입고 전통놀이를 한다는 특이한 전통이 있습니다. 왠지 일본의 학교축제에서 일본 옷이 등장하는 걸 따라하려고 만든 설정 같습니다.

* 그리고 이거 은하 사복 입었을 때 옷이 조금씩 바뀝니다. 보통 애니에서 등장인물들 옷이 일정한 편이 많은데 이런 퀄리티의 작품에서 이런 신경쓴 흔적을 볼줄이야....





1줄요약 : 퀄리티 신경 안 쓸 자신 있으면 볼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