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기근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최근 반가운 소식 두개가 들려왔다. 자이언트로보 -지구가 불타는 날- 과 에반게리온 신판이 방영계획중이라는 것. 소재의 고갈과 고급 인력의 게임시장으로의 유출을 통해 세기말 이후 공황상태라고 여겨지는 일본 애니계는 또 한번 새로운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울궈먹기를 선택했다고 보여진다. 울트라맨과 가면라이더는 몇번을 울궈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 오죽 울궈먹을게 없으면 반세기는 된 아톰과 사이보그 009까지 울궈먹을 정도다. 아마 울궈먹을게 떨어지면 킹콩처럼 3번째 울궈먹기를 시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와중에 변종 울궈먹기라고 생각되는 페러디의 붐도 일어났다. 케로로 중사는 페러디를 통해 구세대와 피카츄같은 캐릭터 상품화를 통한 신세대 울궈먹기 양쪽이 모두 성공한 케이스다. 이 와중에 패러디를 통해서 90년대 혜성처럼 등장했던 가이낙스가 빠질 수가 없다. 가이낙스의 패러디의 진수를 보여줬던 건버스터를 울궈먹기 하더니 이제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에반게리온을 울궈먹기 하겠다고 나섰다. 비판을 떠나서 본인으로서는 매우 희소식이다. 이 바람을 타고 때돈 좀 벌어서 다음에는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를 울궈먹기 해주길 바란다. 제발~ 얘기가 샜는데 이런 울궈먹기를 정당화 해주는 명칭이 존재한다 .바로 세계관이라는 거다. 루믹월드(란마1/2의 다카하시루미코) 레이지버스(은철,야마토,하록의 마쓰모토 레이지)는 유명하다. 거기에 더해서 굳이 이름 붙이지는 않지만 수십번 울궈먹는 겟타로보 시리즈와 마징가 시리즈 그리고 학살자 토미노의 건담 울궈먹기도 세계관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다. 이번에 새로 개봉한다는 자이언트로보도 마찬가지다. 자이언트 로보 자체가 작가 요코야마 미쓰떼루의 모든 작품들의 등장인물을 총출동 시킨 패러디이자 울궈먹기의 진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작가는 작년에 자택에서 화재로 사망했는데도 그 작품은 계속 울궈먹어진다는 점으로 인해서  더욱 빛난다. 초심자들은 그래서 과연 서로 다른 작품들에 등장하는 동일한 캐릭터들의 성격 빼고는 서로 다른 설정들 때문에 그 퍼즐을 푼다고 고심한다. 몇몇 오덕후들도 마찬가지다. 나도 제대하고 집에 감금(?)되어 있을 당시 봤던 진겟타로보 -지구최후의 날- 과 진겟타VS네오겟타 가 어느게 먼저 시대를 그린건지 머리 싸매고 고심하느라 정신없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것들은 세계관만 서로 같지 내용상 연결되지 않는 페러렐월드 (시티헌터 작가가 이번에 엔젤 하트에서 쓴 말인데 정말 100% 매칭된다)라는걸 알았다. 캐릭터들은 너무 잘나가고 작품은 완결이 났고 또 돈을 벌어야겠는데 새 작품을 만들 소재는 떨어졌고 닥치고 캐릭터만 가져다 붙여서 새 작품을 찍어내는 것이다. 몇가지 구분점은 있다. 건담의 경우 학살자 토미노가 메가폰을 잡으면 등장인물은 다 죽는다 겟타로보의 경우 양 원작자인 이시카와 켄과 나가이 고 중에 누구의 설정에 따르느냐에 따라서 아동용 만화가 되던것이 성인용 만화가 되기도 한다. 원작자에 상관없이 이마가와 야스히로가 메가폰을 잡으면 엄청 우울하고 무거운 만화가 나온다. 마쓰모토 레이지의 경우 더욱 복잡한 것이 은하철도999 하록선장 우주전함 야마토 를 섞어서 계속 재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락현 같은 자생적 오덕후도 그걸 껴맞춰보려고 애를 썼지만 이번에 메텔레전드 나오고 코스모 워리어 제로 스페이스 파이어렛 캡틴하록 나오면서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단 하록 선장 자체가 지구가 기계제국에 침략당하는 버젼과 지구가 외계인에게 침략당하는 버젼 적어도 두개로 나뉘기 때문에 일은 더욱 꼬여간다. 김성모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