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웃긴게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국어를 더 자세하게 알게 된 거 같아.

예전에는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단어 대부분이 두루뭉실한 느낌으로, 대충 이런 뜻이지 뭐 하면서 넘어갔었는데, 일본어를 공부하고 초등학교 때 배운 한자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지를 알게 되니까 그 이후로 한국어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그 의미가 훨씬 명확하게 다가와. 예전에는 어휘를 설명하라 그러면 무슨 뜻인지 말해야 될지 몰라서 버벅댔는데 이제는 그 어휘의 의미나 그런 걸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해야 되나...아무튼 독해력이 엄청 향상된 거 같아.(그렇다고 예전에 언어 장애자였던 건 아냐...수능 언어영역이 언어 수준의 지표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 언어는 1등급이었음 ...)

외국어를 공부함으로써 국어를 알게 되다니 ... 뭔가 우리나라 국어 교육 정책은 잘못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듬... 하긴 요즘은 한국사회에서 한국어보다 영어를 잘하는 게 더 살기 좋지...한국어는 그냥 2세 교포들 수준으로(밥 먹었어?) 같은 것만 알고 있고 영어만 미국인처럼 하면 king이니까.

현재 한국인들이 한자 혐오증에 걸린 것처럼, 언젠가 영어 혐오증에 걸리는 날이 올까?

"영어 즙내 비효율적임요 ㅋ, 왜 영어를 안 배워도 되는 지 알겠어. 영어를 안 써도 한국어는 통하거든. 요새 한국어의 어휘 70%가 영어라고 하지만 영어 배워서 뭐해여 ㅋㅋ"

200년 후의 한국 사회가 이렇진 않을까.

p.s. 즙내 까일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