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꼰대질 좀 그만 해야지 하고 마음먹고서도 경기 지는 날만 되면 답답하다고 푸념부터 먼저 늘어놓게 되네.

만약 성주가 꼬박꼬박 화갤과 스투갤을 눈팅하고 있다면 닉넴 앞글자 L인 뭐시기가 팬을 자처하면서 뭐라뭐라 까기만 한다고, 이미 미운털 한무더기는 박아놨을 지도 모르겠다(...).

직관 가서 팬미팅하면 쓴소리는 커녕 그냥 마루찡 기여어 아이 좋아 흐흐흫 거리며 실실대기 바쁜 양반이

지는 날에는 온라인으로 다이빙해서 너 언제쯤 나아질 거냐며 타박을 놓기 바쁘니

참 앞뒤 안 맞게 행동하는 못돼먹은 팬인 건 분명한듯 -_-;

근데 성주야...

겜알못 아재 눈에도 한 눈에 뭐가 약점인지, 뭐가 문제점인지 대략적으로 다 읽히고 있어 너 지금;

나만 그런 게 아니고 경기 본 사람들 중 다수가 약점이라고 꼬집고 있는 내용이 똑같을 지경이야;

오늘 문득 든 생각이지만 제왑 참교육 시즌2 내용을 정리해서 글 올렸을 때 사실 좀 당황했던 부분이 있음.

제왑이 '4강에서 자기가 떨어진 원인을 분석해 봤을 거잖아요'라고 말하니까 '안했어요'라고 대답한 걸 보고 난 처음에 이게 그냥 제왑 놀리려고 일부러 그런 거겠지 했었어.

근데 시간이 흘러도 약점 보완이 되기는 커녕 맨날 똑같은 문제점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걸 보니까

이제는 저게 장난이 아니고 진짜로 복기를 안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자기 단점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자기가 맨날 하던 대로만 연습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점점 커지다가 오늘 쯤 되니까 확신으로 바뀌는 거 같아. 정말로.

경기 준비라는 게 매 주 상대도 다르고 시간도 한정되어 있으니까 단기간 내로 약점이 보완되는 거는 당연히 무리겠지. 

하지만 만약 매일 연습하는 내용이 똑같고, 복기와 연구를 소홀히 한다면 그건 결국 현상유지이지 실력 향상으론 이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함. 래더 꾸준히 돌리고 있으니까 기본 실력이 폭락하고 있진 않지만... 이렇게 지금 상태를 유지하기만 하면 결국 발전은 거의 없는 거잖아.

아픈 기억인 스슬 이전 경기들, IEM 상하이 등등 돌이켜 보면 패인의 근간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근데 그 단점들이 옅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껌딱지처럼 달라붙어서 매 번 발목을 붙잡고 있어. 

요즘 멘탈이 말랑해진 원인이 뭔지는 알 길이 없고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헤아려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고질적인 실수, 좋지 않은 습관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전혀 변하지를 않네 마루는.

모르겠다. 이미 팬의 탈을 쓴 프로비난러가 되었으니 이제 와서 '그 동안 정말 미안했어'라고 말해봤자 진실성 있는 말이 될 리는 없고. 근데 이젠 더 이상 이렇게 잔소리를 반복하는 게 선수에게 전혀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고. 그저 열심히 하라면서 응원의 말만 보내주는 게 최선의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남 말 할 처지가 아니다. 감정이입 과하게 해서 또 주책 오지게 부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