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알포인트 후기 못본횽들을 위해

달려(211.172) 2007.02.16 23:22:12
조회 377 추천 0 댓글 10


<알포인트>의 배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본적인 정신적 스트레스와 더불어 육체적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당연히 배경이 전쟁이다 보니 감정의 연결 못지않게 육체의 노동(?)도 꽤나 고된 수준이었다. 밀림을 헤치며 완전군장으로 인한 엄청난 무게 그리고 살인적인 더위와 싸워야 했으며, 고약한 냄새가 나는 늪 속에 온 몸을 던지기도 해야 했다. 무엇보다 공포영화답게 피가 난무하는 덕분에 부위별로 실감나는 피분장을 해야만 했다. \'피\'라는 단어와 함께 확실히 각인된 그 날의 촬영. 박하사가 실종된 정일병의 시체에서 떨어지는 피를 바가지로 얼굴에 맞아야만 하는 장면. \'피범벅\'이란 말 외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반드시 하루 만에 끝내야 했던 촬영이었건만, 역시나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이 한 컷 때문에 삼일이 지나가버렸다. 이 컷이 NG가 날 경우에는 또다시 하루를 공칠 수도 있다. 반드시 끝을 봐야만 하는 \'피를 뒤집어쓰는 박하사\' 컷. 이 컷이 NG가 날 경우에는 피로 범벅이 된 의상을 갈아입고, 피로 범벅이 된 군장을 말리고, 피로 범벅이 된 계단을 청소하는 등등해서 최소 1시간 이상의 셋팅 시간이 소요된다. 모두를 위해서 단 한번에 오케이가 나야만 한다. 다른 컷보다 몇 배 이상 리허설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만반에 준비를 하는 과정 중에 첫번째 단계는 피를 어떻게 떨어뜨려야 하는지 시험하는 것. 다들 피하는 눈치다. ㅡ.,ㅡ 다행히도, 실제 사람 대신 이미 폐기 처분 예정인 더미로 대신하기로 했다.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스텝들. ^^;; 더미의 머리 위에서 하나, 둘, 셋 함과 동시에 피를 쏟아 부었다. 점성이 큰 가짜 피는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더미의 머리를 세게 강타했다. 철퍼덕 소리와 함께 더미의 머리를 휘청 흔들렸다. 테스트 장면을 보자마자 이선균씨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며 \'Oh~ My God~!!\'을 외쳤다. 터져 나오는 비명. 너무나 즉각적인 반응. 그도 그럴 것이 곧바로 그 피가 자신의 머리에 부어질 꺼라고 상상한다면 그 어떤 누구라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화상의 리얼리티를 그대로 살리고자 한다면 3층 높이에서 직접 부어야 하지만 배우가 다칠 위험성이 있어서 저택 1층 높이에서 붓기로 했다. 허걱… 그래도 테스트 한 것으로 볼 때 1층도 만만치 않다.

드디어 다른 어떤 컷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이선균씨는 담배를 한 대 피워 물면서 애써 긴장을 감추려 했으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첫번째 시도. 이 컷을 위해 쏟아지는 핏물과 이에 반응하는 박하사의 공포의 질린 표정을 동시에 잡아내기 위해 A, B 카메라 두대가 동원되고 박하사의 얼굴에 핏물을 부을 장본인 연출부 이수성씨. 피가 쏟아진 후에 아주 미세하고 미묘한 흔들림을 표현하기 위해 2층에서 막대로 살짝 철모를 건드려야 하는 역할에 특수분장팀 막내 곽성훈씨가 위치하면서 이 컷을 위한 기본적인 포지션이 결정되었다. 모두가 깔끔하게 단 한번에 오케이가 나기를 간절히 비는 마음으로 침을 꼴깍 삼키며 슛을 기다렸다.

슛이 들어가면서 이수성씨는 잽싸게 피를 붓고 프레임 밖으로 사라졌다. 모니터를 보던 감독님이 고개를 떨구셨다. 너무 급하게 부어서 그런건지 얼굴에 정면으로 맞아야 할 핏물은 그만 이선균씨의 가슴팍에 꽂히고 말았다. 아뿔싸. ㅡ.,ㅡ 그저 허탈한 웃음만 지을 뿐. 모니터를 확인하자 정작 필요한 얼굴에는 몇 방울 튀기는 것 이외에는 너무나 깨끗하다. 감독님 왈. \'한번 더 갑시다…\' 하늘만 쳐다보는 이선균씨. 예상대로 다시 세팅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옷을 갈아입고… 계단 바닥에 피를 닦고… 벽에 튀긴 핏방울을 지운 다음 새로 스프레이로 없애고… 없앤 위에 다시 시간의 흔적을 만들어 내고… 수초의 컷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감독님이 갑자기 진중사의 벌목도를 가지고 오라고 하신다. 이 컷에서 역할을 맡은 스텝들을 한번씩 쭉 훑어보시더니 땅에다 칼을 팍 꽂는 것이었다. \'이번에 실수하면 알아서 해!\' 물론 농담이었지만 다들 뜨끔했을 것이다. ^^; 초심으로 돌아가서 마음을 비우고 두번째 시도. 정통으로 철퍼덕 소리를 내면서 이선균씨의 얼굴을 강타했다. ㅎㅎㅎ 그런데… 그런데… 다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얼굴에 정면으로 맞은 것은 성공이었으나, 너무 다량이었고 피가 입으로 들어가면서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곧바로 비명을 지르지 못하고, \'꼬르르르륵… 컥….\' 소리와 함께 코믹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만 것이다. 물론 편집을 통해 다 붙여본다면 느낌이 달라지겠지만, 이 컷만을 모니터로 봤을 때는 다들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공포와 어울리지 않는 웃음이 가득한 현장. 이 또한, 아이러니~! 한참이나 웃고 나니 다시 한번 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했다. 이제는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져 버린 이선균씨… ㅋㅋㅋ 세번째 시도 전 나를 심상치 않는 눈으로 바라본다. \'홍보를 위해서 한번 피바가지를 직접 맞아 보지 않겠니?, 이게이게 진짜 맞아봐야지 그 느낌을 알 수 있다니까…\'라면서 나를 붙잡으려고 한다. 허걱… 잽싸게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세번째 시도만에 겨우 의도한 대로 컷을 건지는 듯 했으나, 나중에 들어보니 진짜 오케이 컷은 두번째 테이크로 선택되었다고 한다. 불쌍하게 괜히 한번 더 피바가지를 쓴
이선균씨… 좀 안스럽긴 하지만 영화를 위해서 희생한 것으로 여기시고 마음 편하게 가지시길…. ^^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2754 세면대 부순 사진이라도 보면서 달려 횽들!!!!!! [9] 까만양(125.178) 07.02.16 169 0
2753 균횽 매력 총집합 [2] 시니컬영(121.150) 07.02.16 110 0
2752 알포인트 보고싶다 [1] 달려(211.172) 07.02.16 68 0
2751 횽들 미안-_- 나갈게 [9]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86 0
2750 왜또 멈춰ㅓㅓㅓㅓㅓㅓㅓㅓ [4] 까만양(125.178) 07.02.16 61 0
2749 근데.... [4] 열혈여아(222.119) 07.02.16 56 0
2748 정전되기 몇초 전이잖아!!!!!!!!!!!!!!!!!!!!! [2] 달려(211.172) 07.02.16 61 0
2747 선균갤 DB화를 위해 사진설명과 함께 달리기 [2] 완소균(222.235) 07.02.16 112 0
2746 횽들 달리자.. [3]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46 0
2745 훗 처음 본 짤일껄 [4] 달려(211.172) 07.02.16 146 0
2743 달리는 속도가 줄어들었다 [7] 달려(211.172) 07.02.16 117 0
2742 퇴겔짤이야 [9] 남양주시(211.220) 07.02.16 104 0
2741 잔혹한출근본횽... [9] 현예(218.50) 07.02.16 196 0
2740 퇴갤과 함께 아까 그 움짤이햐. [6] 제입이(211.205) 07.02.16 137 0
2739 연기만 안그만두면 된다 ㅎㅇㅎㅇ [4] 부두두(218.48) 07.02.16 129 0
2738 균횽 연인들에서 막장중에서도 캐막장이네효 [3]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202 0
2737 횽들 김수로 좋나연? [9] tjsrbs(125.134) 07.02.16 135 0
2736 선균횽 매력대기 놀이 [32] 달려(211.172) 07.02.16 264 0
2735 균횽.. [1]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100 0
알포인트 후기 못본횽들을 위해 [10] 달려(211.172) 07.02.16 377 0
2732 나 잠시 딴짓 좀 하고 왔더니 글들이...ㅎㄷㄷ [2] 도순이(59.22) 07.02.16 80 0
2731 거미여인 무서워 ㅠㅠㅠㅠㅠ [7] 밀감(219.254) 07.02.16 186 0
2730 균횽 사육하고 싶군하ㄲㄲ [4] 애완용오리(125.177) 07.02.16 124 0
2729 나 갑자기... [4] 열혈여아(222.119) 07.02.16 85 0
2728 맘이아프다 ㅠ 그냥 닥치고 안겨! [8] 남양주시(211.220) 07.02.16 181 0
2727 결혼하면 안정적이 되니깐 좋잖아 [4] 부두두(218.48) 07.02.16 154 0
2726 진심으로 부럽네효.. [4]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97 0
2725 꾸준히 반복해서 올리는 1초전 짤 [11] 달려(211.172) 07.02.16 2041 0
2724 나는 균횽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족해 [7]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171 0
2723 움짤을 만들었는데.. [3] 제입이(211.205) 07.02.16 92 0
2722 헉..싸이에 [21] 시니컬영(121.150) 07.02.16 338 0
2721 균횽이 염동일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6]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188 0
2720 나 이렇게 격해지기 싫은데.. [10] 0302(121.130) 07.02.16 235 0
2719 다섯번째 놀이 [10] 달려(211.172) 07.02.16 79 0
2717 난 도영이가 준혁이를 진심으로 [10]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294 0
2716 나도 놀이한다 맞춰봐라 [12] 치킨윙(125.138) 07.02.16 157 0
2715 훃들 나 드디어 갤 입성!! ㅠㅠㅠㅠ [6] 언니얌(125.135) 07.02.16 62 0
2714 네번째 놀이 [9] 달려(211.172) 07.02.16 71 0
2713 횽들 나 타로카드 봤는데 [7] 패즈(59.4) 07.02.16 101 0
2712 균횽 손 어때? [7]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152 0
2711 오지라퍼 윤진 맘에안들어 [5] 남양주시(211.220) 07.02.16 126 0
2710 오늘 난 너무 우울했어 ㅠㅠ [5] 밀감(219.254) 07.02.16 96 0
2708 횽들 저 퇴갤 [7] 칼힌(58.120) 07.02.16 57 0
2707 지금 훃들많이있지? [5] 부두두(218.48) 07.02.16 76 0
2706 세번째 놀이 - 추격자 노철기에서 [14] 달려(211.172) 07.02.16 244 0
2705 횽들 나 클박아이디 없는데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73 0
2704 균횽 연인들에서 주연급인가연? [17] tjsrbs(125.134) 07.02.16 283 0
2703 퇴갤 [8] 보균자(218.239) 07.02.16 63 0
2702 큔횽아는 늙어도 멋있을것같아. [7] 막장선균하악하악(222.96) 07.02.16 127 0
2701 횽아들~ [9] 횽아(222.235) 07.02.16 10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