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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테마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14 12:38:37
조회 831 추천 1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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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 테마 #1

은 별이 빛나는 밤에 나는 작용을 지켜보았다. 걱정을 한 어머니. 급속적인 복사의 흐름. 이것은 가끔 신호가 달리 이루어진다. 미래를 관통할 수 없는 이름. 비누 거품 모양의. 숲 위를. 낙엽을 헤치며 달리는 좀비는 아래로 이미 4천 개의 가로등을 지나왔다. 어제도 버터를 장바구니에. 심사숙고로 이루어진 강철 함성. 혹은 젖은 비의 냄새와 유명한 바나나맛 우유. 더 이상은 따뜻함도 아니었던 사랑을. 거품 비누의. 오늘도 달도 비바람에 스치우며 마지막 어두운 별을 움켜쥔 그 왼손을, 그 사랑을. 애처로운 듯이.



#프로그레시브 테마 #2

사랑은 모래로 쌓은 것 같았어. 언제부터인가 네가 활짝 웃고 달릴 때마다 불안이란 그림자는 저 멀리서 나를 흘겨보고 있었지. 그래도 난 웃었어. 노을이 다 타오르고 난 뒤의 세상을 바라보던 검은 눈동자. 나는 그곳에도 별이 담길 수 있음에 신기했지. 시골을 밝히는 저 가로등 불빛. 무인시스템. 나는 전부 다 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했어. 어느 순간 다가온 새벽은 차가운 안개를 몰고 너와 나의 마음을 잠식했지. 결국 우리가 깨어난 뒤의 세상은 얼어붙은 세상이 되어버렸어. 얼어붙은 뒤의 세상은 별 없는 하늘이었지. 너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어. 그러나 나는 널 찾지 않았지. 그저 가볍게 '씨발년' 한 번 해주고는 다시 잠을 청했어. 나는 여전히 안개 속에서 꿈을 꾸고 있어.




#프로그레시브 테마 #5

게 늘어진 가로등의 그림자.
토막난 시체들이 강 위를 떠다닌다.

나는 다리 위에서 턱을 괴고
저 멀리 검은 노을을 보았다.

사라지는 자들.
우울한 노부부.
피곤한 모습의 잡역부.
얼굴 없는 개.

굴뚝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며
내 자지도 솟아올랐다.

거대한 회색 매연은
하늘을 덮고
영혼을 덮고
가녀린 새들도 덮는다.

검은 노을은 필시
공장이 만들어 낸 걸작일 것이다.

해체 작업이 한창 바쁜,
회색 매연을 내뿜는 푸른색 공장.

'보지..'
다리 밑에서 병신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계좌가 틀려..!'
기둥 아래 작은 공간에 사람의 실루엣이 보인다.

'내..보지는..'
나는 불쌍한 마음이 들어 새우깡을 던졌다.

'오롯이..내보지..'
나는 불쌍한 마음에 오롯이를 데리고 왔다.

'오..이런..보지..진짜..내..보지..'
발정난 늙은이의 실루엣은 점점 형태를 잃었다.

검은 노을은 고요히 그 모습을 감추었지만
인생 없는 늙은이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공장은 어둠 속에서도 매연을 뿜는다.
저 늙은이의 아가리를 대변하며.



프로그레시브 테마 #7

는 창용이에게 물었다.

"태엽을 감을 수 있다면 너는 어디로 돌아가고 싶니?"
"나는 60년대로 돌아가고 싶다."
"왜?"
"할부지랑, 할무니를 볼 수 있을 테니까."

나는 한 손을 올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개소리야..."



프로그레시브 테마 #17

붉은 행성이 있었다.
우리는 그곳을 '마션'이라고 불렀다.



프로그레시브 테마 #22

틀러의 라디오 방송이 알파 센타우리를 지나치고 있었다.
이 척박한 곳을 지나가는 그 얇은 그림자를 우리는 '사스가나치데스네' 라고 불렀다.
저 창백한 실의 흐름도 곧 우리 이웃별을 지나치겠지.

한 무리의 눈물이 그 뒤를 따른다.




프로그레시브 테마 #39


양이 대지 위를 밝게 비추면 코스모폴리네시아는 두 손을 뻗는다. 어머니들의 요람이자 아버지들의 요람. 우리들의 기억이 담긴 사진첩. 잉태를 거슬러 '환원'을 시작하는 화장터. 만약 이곳으로 여행을 오게 된다면 되도록 칵테일 한 잔은 하고 가길 바란다. 왜냐하면 이곳 칵테일은 죽여주거든.




프로그레시브 테마 #47


결자를 찾아다녔다. 모래 폭풍을 견뎌왔다. 젖먹던 힘도 짜내었다. 이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그 발자국은 너무 거대했다.




#프로그레시브 테마 #77


형을 알 수 없는 이곳에 눈이 내리면 수수께끼가 시작된다. 첫 번째 발자국, 그리고 두 번째 발자국. 나는 알쏭달쏭 수첩을 꺼내어 기록한다. '머리를 써서 생각을 하면, 찾을 수 있어.' 나는 알고 싶다. '머리를 써서 생각을 하면, 알 수 있어.' 나는 다시 찾는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하늘이 내 머리 위에 뻗어 있다. 거대한 구름들이 펼쳐져 있다. 그곳에도 희미하게 남겨진 블루의 발자국. 나는 계속해서 머리를 써야 한다. 미치도록 외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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