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 문학 갤러리

대지진모바일에서 작성

뫼르달(175.223) 2017.09.01 15:32:38

조회 111 추천 0 댓글 1

친구와 점심을 하고 헤어졌다. 마침 발걸음이 알맞아서 추억이 많은 도서관에서 공모전 소식을 확인하고 신문을 접었다. 보세 옷가게가 있던 곳에 낯선 책방이 있기에 들어갔다. 걸음이 맞지 않았지만 이끌렸다.

키에르케고르와 겐자부로의 낡은 책들을 집었다. 여자는 철학을 좋아하느냐 물었다. 그건 아니지만 키에르케고르는 궁금하다고 답했다. 실존주의, 라고 소리내니 괜스레 부끄러웠다.

이야기는 조금 더 길어졌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문학 이야기를 하다니, 작가를 꿈꾼다고 말하다니. 꿈 속의 꿈같은 이야기다.

더 쓰지 않겠다. 그러나 뭔가 달라졌다. \'대지진\'인가?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던 바로 그 재앙, 격변.

가면을 쓰고 문학을 논한다는 것이 두렵다. 뭔가 달라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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