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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국세청 공무원 - 12회

프리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2.06 15:27:43
조회 279 추천 0 댓글 0

<이 글의 인물내용 등은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자료상이 탄 차가 인도에서 가까운 3차선 도로를 달리고 있다이때 종로경찰서 형사들이 탄 차 한 대가 자료상의 차를 앞에서 가로막는다그리고 다른 형사들이 탄 차가 자료상의 차 운전석 옆에 와서 선다형사들이 차에서 내려 자료상들을 체포하고 오반장은 조사1팀장인 길병수에게 전화한다.

자료상을 모두 잡았습니다지금 종로경찰서로 이동 중이니 오셔서 증거품들 확인 부탁합니다.”

자료상을 모두 잡으셨다고요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지금 바로 종로경찰서로 가겠습니다.”

 

조사팀이 경찰서를 나온다조사팀장들이 나란히 걷는다조사3팀장 장원호가 얘기를 꺼낸다.

매입세금계산서 발행금액의 5%를 수수료로 받고 이번 신고기간 동안 90억 원을 발행하다니.”

차 안에서 인터넷 팩스로 세금계산서를 보내주고사업자등록증도 4개나 위조 했습니다정말 치밀한 놈들입니다.”

조사2팀장인 김민규의 대꾸에 길병수가 말한다.

그러게암튼 잡았으니 다행이다.”

 

조사팀장들 뒤에서 안정기와 김승모가 나란히 걷는다.

반장님이제 그 가공의 세금계산서로 신고한 납세자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가공세금계산서를 구매한 납세자의 세적 담당자에게 자료상 행위에 대한 사실과 자료가 뿌려질 테고담당자들은 가공세금계산서를 부인하고 수정신고를 받거나 경정을 하게 되겠지.”

이번에도 선의의 제3자라고 우기지 않을까요?”

자료상이 경찰에 잡힌데다가 납세자가 입금한 통장도 있고자료상들이 작성한 명단까지 증거품으로 있으니 납세자들도 반박하진 못할 거야.”

 

길병수가 조사팀 차가 있는 곳에 멈추자조사팀도 옆에 선다.

모두 수고했어사무실에서 보자.”

팀장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조사팀은 차에 나눠 탄다.

 

조사팀이 사무실로 들어오자 조사과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간다.

모두 수고했어어디 다친 사람 없지?”

.”

조사과장은 직원들에게 카드를 꺼내 보여준다.

서장님께서 카드를 주셨어퇴근 시간도 지났으니 오늘은 그만 책상 정리하고 회식하러 가자.”

.”

조사과 직원은 모두 기뻐하며 책상에 있는 서류를 서랍과 캐비닛에 넣고 있는데조사관리팀장이 한 마디 한다.

보안점검 잘 하고꼭 이런 날 책상 서랍이나 캐비닛 열어두고 가는 사람 있거든.”

길병수가 웃으며 화답한다.

맞습니다또 꼭 이런 날 감찰은 보안점검 하러 오고요.”

조사과 직원들이 모두 웃는다.

 

조사과 직원들이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술을 마시고 있다식사를 끝낸 조사과 직원들은 식당을 나와 인사를 하고는 뿔뿔이 흩어진다.

 

늦은 밤안정기와 주준범은 자취방의 식탁에 앉아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밖에는 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다.

오늘 조사과에서 자료상을 잡았다며?”

아슬아슬하게 운 좋게 잡았어.”

고생했겠네나는 오늘 자료 처리 때문에 전화를 받았는데너무 빨리 처리되어 얼떨떨해.”

주준범은 캔맥주를 마시며 낮에 있었던 일을 안정기에게 이야기한다.

 

정기야이런 자료만 있으면 천 개라도 하겠다.”

지방청에서 대기업을 조사하고 파생된 매출 누락 자료라세금계산서는 발행하지 않았는데 대기업 장부에만 거래내역이 적혀 있었고그 거래내역을 인정하여 거래처에 자료를 파생하였다그리고 장부에 기록된 거래내역에 대해 그 동안 대기업이 매출세금계산서 발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

그런데 거래처에서 처음에는 그런 거래내역을 모르는 듯하다가잠시 후 수정신고를 하겠다고 했다.”

.”

 

그 잠시 동안 대기업에 알아봤겠지너도 이상하지 않니?”

나도 처음엔 무슨 내막인지 궁금했는데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어.”

그게 속 편할 수도따지고 들어가면 처음 자료를 파생한 지방청 조사의 정당성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으니.”

너 설마 지방청에서 대기업을 봐주느라 조사를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언제 그렇데?”

정기는 천천히 캔맥주를 마신다주준범이 얼른 대화 소재를 바꾼다.

 

그 얘긴 그만하고너 최근에 지하 대회의실에 가 본 적 있어?”

아니없는데?”

요즘 부가가치세 신고기간이었잖아그래서 거기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와신고하러.”

세무서에서 신고해신고서 작성하는 방법이 어려워서?”

아무래도 그렇지소규모 사업자이다 보니 세무사한테 맡기기엔 부담스럽고또 부가가치세 신고가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이라 신고하면서 배웠다고 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니.”

홈택스로 전자신고하는 것도 어려운가?”

 

아무래도 컴퓨터가 낯선 어르신들에겐 종이보다는 어렵겠지그래도 한 번만 배워서 해보면 나중에는 혼자 하실 수 있을 텐데어차피 소규모 사업자라면 신고할 항목도 많지 않고계속 반복되는 항목만 있을 테니.”

그냥 여유가 없는 거구나뭐 얼마나 벌었다고 전자신고 방법까지 배워서 신고해야 하나 싶겠지.”

그럴 수도 있고아닐 수도 있고.”

준범이가 캔맥주를 마시자 정기도 준범이의 얼굴을 쳐다본 후 마신다.

 

정기야어느 반장님이 그러시는데전자신고가 2003년도쯤에 처음 시행되었대그 당시 세무서 직원들은 이전 종이로 신고하는 때와 동일하게 납세자가 전자신고하는 데는 관여하지 않고 신고방법만 알려주려고 했었대.”

그게 맞겠지.”

그런데 각 세무서의 전자신고비율을 가지고 줄을 세운거야.”

뭔가 새로운 걸 시행하며 당장 성과가 나와야 하니이게 국세청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그래그러다보니 여러 가지 방법과 편법들을 동원했었는데그러다가 지금의 방법이 자리 잡은 거지.”

지금의 방법은 뭔데?”

세무과에 다니는 대학생들을 신고기간에 신고 도우미로 활용하는 거야그 대학생들이 납세자가 가져오는 자료를 가지고 전자신고를 대신 해주는 거지물론 복잡한 거는 해줄 수가 없을 테고.”

그 세무과 대학생들은 공짜로 오는 거야그냥 경험 쌓으려고?”

지원금도 주나봐하지만 경험이 더 큰 목적일 수도 있고.”

그래지원금도 줘야지여러모로 힘들 텐데.”

 

정기는 캔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계속 말을 이어간다.

만약 처음부터 전자신고를 대신 해주지 않고 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면, 15년이 지난 지금에는 세무서에 오지 않고 집에서 혼자 전자신고를 하게 되었을까?”

그야 모르지.”

언제쯤 신고기간에 납세자가 몰려오는 풍경이 없어질까?”

전자신고 때문에 많은 납세자가 세무서로 오게 된 것은 아니고전자신고 실시 이전에도 많이 왔었대아무튼 전자신고 이후에 사업을 시작한 많은 젊은 사람들은 스스로 전자신고를 하고 있으니 차츰 줄어지겠지.”

그렇겠지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때도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을 테고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을 테고하지만 그 이후의 세대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잘 적응하고 있듯이.”

요즘은 말로 하는 것이 대세이니전자신고를 말로 할 수 있게 만든다면 세무서에 신고하러 오는 납세자가 확 줄어들지도후후.”

정기와 준범이는 웃는다.

 

정기가 자신의 방에서 유리창을 통해 비가 오는 풍경을 보고 있다비가 오는 풍경이 서서히 고깃집으로 바뀌고고깃집에서 술을 마시는 고상미의 모습이 보인다고상미의 모습이 점차 신도화로 바뀐다신도화가 우산을 쓰고 안정기의 집 앞에 있는 듯하다정기는 놀란다신도화의 모습과 함께 시가 나타난다.

 

 

[비와 함께]

 

그대를 그리다

살며시 잠이 든 이른 새벽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선잠을 깨어 그대 모습 찾아요

 

방 안에 불을 켜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사이

꿈속에서 보았던 그대가

이 빗속에 홀로 서 있을 것만 같아요

 

그대행여나 그대 모습

나의 눈에 뜨일까

모두 잠든 이른 새벽

비에 숨어 오셨나요

 

그대행여나 그대 모습

나의 눈에 뜨일까

이 비가 그치기 전에

서둘러 내 곁을 떠나가나요

 

그대도 나처럼 이 비에 젖은 채

비에 묻은 그리움을 마주하고 있나요

조금씩 잦아드는 빗줄기에

불현듯 우리 이별을 떠올리며

 

그대도 나처럼 이 비가 그치면

고여 있는 그리움에 추억과 잠이 드나요

밀려드는 그대 모습

우리 다시 만나길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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