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 문학 갤러리

먼지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198) 2018.08.09 12:29:57

조회 107 추천 0 댓글 1

[먼지]

너와의 앨범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니,
네가 바라보던 속눈썹에 내려 앉았어.

눈이 따가워 심드렁히 끔뻑이니,
네가 숟갈질하던 접시 위로 떨어지더라.

옷 소매로 두어 번 닦아내니,
네가 짠 스웨터 사이사이 엉겨 붙길래,

후, 네가 닿지 않은 설거지통을 향해 날려 보냈지.

그러니 웬걸, 물에 젖은 행주 위에 앉더라고.
잊고 있었는데, 식탁 닦는 건 네 몫이었나 봐.

물에 닿아 휘적대는 모습이 불쌍해서,
차마 행주를 빨지 못했어.

어쩌면 너와 나도, 아직 휘적대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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