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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셜록홈즈는 돈코츠 라멘을 먹었어야 했다앱에서 작성

긍정(175.223) 2018.09.03 08:59:43
조회 96 추천 0 댓글 0

출근길의 마을 버스에는 이해할 수 없으리만치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었다 기사 아재가 내리는 사람을 기다리고 들어오라고 외쳐도, 사람들은 들은 채도 않고 자신의 몸뚱아리를 꾸역꾸역 우겨 넣는다


인파에 밀려 자꾸만 다른 사람들과 밀착하게 된다 창가를 바라보며 서있던 여자의 뒷머리와 코가 거의 밀착하다시피 되었다 들숨 날숨 들숨 날숨을 하는데 여자의 머리칼 냄새가 콧속에 들어온다 무슨 샴푸로 머리를 감은 걸까? 생각을 하며 들숨 날숨을 하다보니 배가 고프다 호주머니에서 젓가락을 꺼내 허리까지 내려온 여자의 뒷머리를 한움큼 집는다 후루루루룩 면발의 촉감을 만끽하며 힘껏 빨아들인다 냉모밀소바 맛이다 여자는 대머리가 되었다 창 밖 풍경에 정신이 팔렸던 여자가 문득 허전함을 느끼고 머리에 손을 갖다댄다 큰일이 일어나기 전에 버스에서 뛰쳐나온다


개강하는 대학생들을 저주라도 하듯 산성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닳을대로 닳아 밑창이 매끈해진 운동화가 산성비로 토핑된 곤약색 보도블럭과 마찰해 미끄러진다 순간 무게 중심을 잃고 무릎을 꿇은 자세로 미끄러진다 무릎이 보도블럭과 진한 스킨십을 하며 살도 뼈도 모두 내준다 멈출 수 없난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아침에 먹은 것이 구역질하듯 나온다


가랑비에 젖어가는 황갈색 머리칼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흐려져가는 의식 속에서 보도 블럭에 흩뿌려진 피와 뼈와 살을 주워담아 감자탕을 해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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