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의 묘사를 두고 \'차라리 사진으로 보여줘!\'라고 하는 이들이 보인다.
그와 함께 영상을 예찬하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사진기술이 생긴 뒤 그림의 앞날을 떠올린 이들도 그렇다.

오래 전에 끝난 이야기라는 의미다. 낡고 닳은 떡밥이다.

사진 한 장은 누가보더라도 똑같이 보인다.
정말 그럴까? 그러나, 똑같은 전망을 보아도 모두 다르게 받아 들인다.
그림과 글에는, 작가의 시선이 담겼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이와 같이 볼 수도 있습니다 하고 작가는 말한다.

글에서의 문장 또한 그렇다. 작가는 문장을 통해 세계를 그린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사진 한 장을 두고 글을 쓰면 모두 같은 글을 쓰게 될까? 상상 밖의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시선을 전달한다. 영화감독 또한 마찬가지다. 2차세계대전이란 사건을 두고 각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들은 영화에 자신의 시선을 담는다.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언어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상을 두고 언어를 이용해서 생각한다. 언어의 복합적인 관계방식, 이를 두고 우리는 문장이라 한다.

작가의 과업이란, 별 볼 일 없는 것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식탁에 놓인 바나나는 그냥 바나나다. 그러나, 문장은 바나나를 그냥 바나나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작가는 작업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