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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내가 현실적인 사람이었으면 작가 안 했을 거 같다

헤이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2.08 20:41:36
조회 479 추천 1 댓글 2



그러고보면 내 또래 다른 친구들 다 취직하거나 결혼할 때,


혼자 글 쓴다고 틀어박혀서


공부하고 글쓰고 자료찾아보고 하면서


시간이 꽤 많이 흘러버림.




취직도 했었고 아르바이트도 해왔지만,


 "현실"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다보면 어딘가 이질적인 부분들이 많아.



그런 부분들을 나의 고유한 개성이라기 보다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기 때문에 고쳐야하는 부분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고는 하지.




근데 그런 점 때문에


남들이 보기엔 별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에 눈이 가고


그 포인트를 살려서 쓰는 글들이 나오고


사람들로부터의 좋은 반향으로 되돌아오고는  하지만,


난 나의 이런 현실과 동떨어지는


붕 떠버리는  상상과 예민한 감각들이 아예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싶긴해.


애초에 현실을 보는 눈을 반쯤 가리게 된 이유가


내가 외부세계에 얼마나 민감하게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반응하는지를 알기 때문이었어.


눈을 뜨고 살았던 오래 전에는 


정신이 깨져버릴 듯이 요동쳐서 괴로웠으니까.


잔잔하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눈을 반쯤 감아버린 거야.


그렇게 점점 더 현실과는 멀어지는 사람이 되어갔지.




어머니는 꽤 비현실적인 사람이지만


자식들에게만큼은 현실적으로 살라고 하신 분이시거든?


우리 외가쪽 자체가 예능 유전자를 너무 강해.


외가의 핏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윗 조상 중 누군가가 조선시대의 기생이었나 싶을 정도로.


그래서 외가쪽 어른들보면 노래는 다들 그냥  타고났고,


친척 언니나 동생들도 음악하거나 미술하거나 그래.



어머니의 외사촌 남동생이(나는 삼촌이라고 부르지) 현재는 주요 일간지 신춘문예 심사위원이시지만,


삼촌이 문단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무명시절이었던 당시


어머니께서는 내게 누차 말하셨지.(그 때 나는 꽤 나이가 어린 초~ 중 학생이었음)


"글 쓴다고 몇년을 고생하는 거  봐라. 밥 벌어먹는 게 제일 중요해."


애석하게도 나는 어머니의 당부와는  반대로 살아왔어. 


어머니께서는 열 아홉에 철학교양서를 읽고 있던 나를 나무라며


그 책을 찢고 던지면서 내게 말씀하셨지.


"이런 거 본다고 떡이 나와 밥이 나와?"


내가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길 바라셨던 어머니의 저런 감정적인 훈육방식은


오히려 내 정서를 더욱 민감하게 만들어버리셨어.


눈을 반쯤 감지 않으면 일반 사회생활이 힘든 아주 예민한 사람으로 말야.





딜레마가 생겨버린 거야.


두 눈 똑바로 뜨고 현실적인 사람이 되면


정신이 깨질듯한 고통을 느끼며 약에 의지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공산이 크고,



눈을 반쯤 감고 비현실적인듯 현실적인듯 외줄타기를 하면서 살기에는


그런 모습조차도 현실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 욕먹는 건 똑같고


눈을 반쯤 감아버리니 현실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고


어떤 직장 내부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위치에 닿지 못하는 경쟁에서 도태된 사람이 될 공산이 큰 거지.




그런데


어차피 현실적인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고 해도 내 근본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까


내 작품이 곧 내 현실이라고 생각하려고.


내 작품이 곧 내 현실이고 내 세계인데


그 세계를 세상 사람들이 받아들이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라고.


 


순수문학 작가들이 팔릴 작품을 쓰려고 애쓰는 건 사실 아니잖아?(잘못 알고 있나?)


자기 세계를 글에 배설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니 쓰게 되는 거지. (난 그렇다고 보는데?)


그렇게 여러 작품을 만들어 놓고서


우연히 어느 기회에  대중들의 코드와 "철컥" 하고 맞물리면서 "돈"이 되는 거 아닌가 싶음.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자기를 검열하면서 쓰는 글은


결국 누구도 만족시킬수 없는 것 같아.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쓰여진 글은 결국


어떤 울림도 없는 흔하고 흔하고 뻔한 소리가 될 뿐이니까.







헛소리 주절주절


미안


취하지 않았는데 취한 사람처럼 주정하네.


그만큼 지금 많이 졸리고 피곤한 상태라는 의미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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