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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시를 외워 보자

김어민(1.232) 2019.01.05 16:06:42
조회 368 추천 3 댓글 3

제목: 29846537282939582837238492837557454327523476520947856134713294

지은이: 김어민


한국 詩史에 길이길이 남을 한국 명시를 외워 보자.


일단 제목만 외워 보자.


역대 가장 작은 별이 발견되다

이구 팔사 육오 삼칠 이팔이구


입으로 소리내어 발음해 보라.


역대, 가장, 작은 별이, 발견되다

이구, 팔사, 육오 삼칠, 이팔이구


원 시를 읽어보고, 또 내가 대응시켜 둔 숫자를 읽어 보라.


숫자를 발음할 때 눈으로는 "역대, 가장, 작은 별이, 발견되다"를 바라보라.

음표를 보며 가사를 읽는 행위를 동시에 하듯이 해야 한다.


의미를 음미하며 하나씩 읽어보라.

세 번 정도 반복하라.


반복하였는가?


이번에는 저 제목을 인류사의 가장 뛰어난 시를 읽는다는 느낌으로 매우 장엄하게 발음해 보라.


"이구, 팔사, 육오 삼칠, 이팔이구"

"역대, 가장, 작은 별이, 발견되다"


발음해 보았는가?


이번에는 저 제목을 가장 찌질한 시를 읽는다는 느낌으로 읽어 보라.


"역대? 가장... 작은 별이, 발견되다..."

"이구? 팔사... 육오 삼칠, 이팔이구..."


읽었으면 이번에는 아무런 감정적 동요 없이 로보트처럼도 읽어 보라.


"이구 팔사 육오 삼칠 이팔이구"

"역대 가장 작은 별이 발견되다"


지금 너무 빠르게 읽는 것은 좋지 않다. 그것은 기본기가 쌓이고 저 제목이 충분히 소화가 되고 또 실력이 붙었을 때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한 음절을 똑같은 박자로 같은 음정을 가지고 같은 음색으로 읽어보라.


"이구팔사육오삼칠이팔이구"

"역대가장작은별이발견되다"


한 번 더 읽어보라.


"이구팔사육오삼칠이팔이구"

"역대가장작은별이발견되다"


이번에는 보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서 말해 보라.


(


보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 말해 보기


)


이제 저 제목의 의미를 따져 보자.

링크를 따라들어가 보라.


https://www.segye.com/newsView/20181231002629


역대 가장 작은 별이 발견되다 라는 시를 쓴 사람은 박신우라는 분이다.

그는 시인을 별이라 한다면 역대 발견된 가장 작은 별이라 할 만하다.


당선 소감을 보면 그는 "옷 보는 눈 키우듯... 시 쓰는 감각을 키웠다"고 한다.

요즘 시대 옷은 기성품으로서 공장에서 만들어져 상품으로 판매된다.

옷은 여러가지로 나누어진다.

상의, 하의, 속옷, 외투, 모자, 악세사리, 신발, 양말 등등

박신우라는 분은 저렇게 나누어진 카테고리에 속하는 개별 품목들을 매의 눈을 가지고 캐치해서 조합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지닌 분인 것이다.

그는 쇼핑하듯이 글귀를 모으고 그것을 조합해 아름답게 완성시키는데 재능이 있는 분이다.

목화 씨를 얻어와서 땅에 심고 물을 주고 길러서 솜을 얻고 그걸 모아 집에 가서 손수 물레를 돌려 실가닥 하나를 길게 뽑아내고 그것을 짜서 면직물을 만들고 그것을 염색하고 재단하고 봉제하여 만든 옷을 입고 다니며 뽐낼 것인가?

차라리 기성복 중 멋진 것을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으로 잡아내고 그것을 조합해서 멋있게 입고 다니며 으스대고 뽐내면 되는 것이 아닌가?

옷에 붙은 상표가 자신을 규정하는 것 같아 부끄럽다면 상표를 떼고 다니면 될 것이다.

그리고 상표가 붙지 않은 옷들도 세상에는 널려 있다.

옷을 사서 조합하여 입고 다니는 것을 뭐라고 말하지 말라.

잘 조합한 옷을 멋지게 입고 여자를 꼬셔도 뭐라고 하지 말라.

목화씨를 얻어와서 땅에 심고 길러 옷을 만들어 입는 사람들만 그를 욕하라.

아니 그런다 한들 그를 욕할 수는 없다.

그 목화씨는 어디에서 왔던가?

그 목화씨는 누가 맨 처음 들여왔던가?

목화는 누가 가장 먼저 발견하고 재배하였는가?

아니, 목화란 어떻게 해서 존재하게 되었는가?


이 얘기는 이쯤 하기로 하고 2019 세계일보 신춘문예에서 발견된 별의 발견자에 대해서 짧게 말해보자.


별의 발견자는 천양희 시인과 최동호 문학평론가이시다.


나는 별의 발견자에게 별의 이름을 지어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본다.

그들이 자신이 발견한 별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지가 궁금하다.


하지만 만약 그들이 그 이름을 지을 능력이 없고 머리가 텅 비어 있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한다면 내가 그것을 받고 싶다.


그리고 내가 그 권리를 양도받았다면 나는 그 별에게 이런 이름을 지어줄 것이다.


"이구 팔사 육오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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