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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ㅁㅁ(183.104) 2019.03.12 22:46:18
조회 65 추천 0 댓글 0

뭐가 하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나는 그 바람 때문에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두려웠다.

날려오는 낙엽도 나를 위협했고, 창문에 비친 그림자도 나를 위협했다.

나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비명같은 바람소리를 뒤로한 채, 무작정 집으로 달렸다.

집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나는 집이 두려워졌다. 발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나는 집을 뒤로한채, 바람을 뒤로한채 어딘가로 계속 달렸다.

그러다 지쳐 멈춰섰을 때, 나는 더이상 두렵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붉은 길을 지나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면 그곳을 한번 쳐다보기도 하며

천천히 집을 향하여 걸었다. 어두워서 무엇이 부딪힌지 알지 못했지만 

기껏해야 바람에 날린 것들이겠거니 했다. 

강렬한 쇠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콰앙인지, 카앙인지, 타앙인지 난 제대로 구분할 수 없었다.

그저 바로 옆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으면 어둠 속에서 나를 보호하려 몸부림을 쳤다.

즈북, 쩌어억.

나는 그제서야 다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집을 향해 질주했다. 이따금씩 무언가에 부딪히기도 하고, 물웅덩이를 찰박거리기도 하고,

무언가 아주 빠르게 내 몸 어딘가를 스쳐 지나가는 촉감을 느끼기도 하며 나는 질주했다.

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 집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나는 두렵지 않았다. 비밀번호를 눌러 전자 도어락을 열어 집으로 들어갔다.

"2478, 아. 2599.." 차가운 공기가 맴도는, 오래토록 사람이 살지 않은 그런 집의 공기가 느껴졌다.

수도관이 고장이 났는지 어두운 집안 곳곳에서 물이 밟혔다.

나는 전등을 켜는 스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그래서 손에 의지한 채 이불을 찾았다.

왜 이불 위에 무거운 걸 얹어놨었는 지 나는 몰랐다. 잊어버렸나. 

찾은 이불을 깔고 누워 나는 잠을 청했다.

아직도 밖에선 뭐가 하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바람이 불고 있었다.

아악, 하는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오랜만에 단 잠을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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