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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가 있어서 퍼옴.

즐갤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4.14 11:12:15
조회 84 추천 2 댓글 1

"책은 나에게 사물이 아니라 실제적인 존재에요. (책과의 만남은) 내가 가장 행복할 때이지요. 엄마 몸속에서 거하던 태아 시절, 자궁이라고 할까, 서재는 엄마의 자궁과 같은 곳이에요."

 

국립중앙도서관 개관 70년을 맞아 도서관 사서들을 대표해 한숙희(49)씨가 시인 고은 선생과 최근 만나 대담을 나눴다.

이번 주(12~18일)는 각 도서관들이 독서문화를 권장하고 다양한 문화행사 등을 펼치는 도서관 주간이기도 하다.

각종 모바일 정보통신 기기들과 영상이 각광받는 시대를 맞아 책 등 활자 기반 매체들은 나날이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영상이 주는 인상과 기억이 압도적이라 해도 결국 인간과 인간이 이로부터 느끼는 감정을 나누기 위해선 글자로 표현되는 언어를 통할 수밖에 없다.

시인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본질'의 깨달음을 강조한다. 한때 시인을 지망했다는 한씨는 1990년 중앙도서관에 입사해 줄곧 사서로 근무해왔으며, 현재 국가서지과에서 서지 발간 및 운영기획업무를 맡고 있다. (시인의 표현은 가급적 원문을 살리되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 다듬었으며, 대담 내용을 발췌했다. 두 사람의 대담 관련 글은 오는 20일 발간되는 '오늘의 도서관' 5월호에 실린다. )

 

(한숙희) 도서관과의 기억은?

 

(고은) 국회 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의 혜택을 많이 봤습니다. 젊은 날에 책에 가까이 갔다가 나이가 들면 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매우 전복적이에요. 시간이 갈수록 책 속에서 살지요. 온몸이 발가벗겨진 상태인 것 같고 탯줄이 이어진 것 같은 곳이 서재에요. 서재는 수원과 안성 두 곳에 있는데, 하나는 2만5천권이 넘어요. 여러분을 5년 뒤에 만나면 3만5천권이 넘을 지도 모르죠.

 

(한숙희) 책을 선별해서 보시나요?

 

(고은) 전방위적입니다. 제 서재는 카오스와 같죠. 여기저기 흩어진 책 가운데 아무런 의식 없이 책을 집어드는 행위가 좋아요. 운명적인 만남이잖아요.

 

(한숙희) 시인은 선천적인가요? 후천적인가요?

 

(고은) 선천적이라는 것은 후천의 역사와 통하죠. 중동 지역에서 6만년 전 어린 아이 화석이 발견됐는데, 그 옆에 꽃 화석이 나왔어요. 히야신스. 좋은 세상에 태어나라는 염원을 담아 꽃을 놓은 거지. 4만년전 우리 충북 청원의 동굴에도 소년의 유골 옆에 국화꽃 다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럴 때 느끼는 서정은 단순히 선천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시인은 선천과 후천의 무한한 공간 속에서 떠도는 미아라고..."

 

(한숙희)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책은 무엇이었습니까.

 

(고은) 엄청나게 많죠. 하나만 고를 순 없어요. 모든 가치가 사방에 널려 있는데.

 

(한숙희) 시를 보지 않는 시대입니다.

 

(고은) 지금까지 많이 봐왔으니 몇백년이 흐르면 또 읽게 될 겁니다. 히야신스, 그게 시지요. 히야신스가 형식과 표현을 얻어서 된 것. 시는 인간 본성에서 나온 율동입니다. 이 율동은 온 세계에서 옵니다. 율동에 의해 심장이 흥에 겨워 춤을 추게 되면 바로 그것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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