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소설 썼는데여

소설은 어떻게 쓰는 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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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쟝이 '헝가리 거북이 사진관'이라는 이름의 사진관을 개업한 때는 2015년 봄이었다. 200개가 넘는 나라 중에 왜 하필 헝가리였는지, 하고 많은 파충류 중에 왜 하필 거북이였는지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 많았으나, 대다수의 사람은 왜 하필 그가 '사진관'을 개업했는지 궁금해했다. 수많은 경제 지표와 통계자료들은 이미 사진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걸 적절히 설명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쟝은 그런 숫자 놀음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게 분명했고, 요즘 사람들이 사진관에서 사진을 잘 안 찍는다는 걸 몰랐을지도 모른다. 쟝의 수입원은 주민등록증에 쓸 증명 사진을 찍기 위해 이따금 찾아오는 19세 아이들뿐이었다. 덕분에 그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할 필요는 없었다.

  ㅡ열두 장에 만 원입니다.

  쟝은 그 이외의 말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 한동안 그가 벙어리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탓도 그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쟝이 그렇게 말하면 누구나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만 원을 찾았다. 어떤 때에는 신용 카드나 체크 카드가 튀어나오곤 했지만, 쟝에겐 크게 상관없었다. 그는 셔터를 세 번쯤 누르고 손님에게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라고 하기만 하면 됐으니까. 모두의 우려와 달리, 쟝은 그럭저럭 사진관을 운영하며 살아나갔다. 그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올 때까지는.

  풍경 소리가 들리자, 쟝은 기계적으로 문을 향해 말했다. 물론 그의 눈은 카메라와 조명 장치에 고정돼 있었다.

  ㅡ열두 장에 만 원입니다.

  ㅡ영정 사진이 열두 장이나 필요할까요.

  쟝은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문 쪽으로 시선을 슬쩍 돌렸다. 쟝은 불길한 징후를 느낄 수 있었다. 쟝이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지금 막 '헝가리 거북이 사진관'의 문을 들고 온 여인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 본 자라면 누구나 그녀의 목숨이 사라질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자는 젊었지만, 망가져있었다.

  ㅡ경우에 따라선 필요하죠.

  쟝은 무덤덤하게 여자를 향해 말했다.  여자는 쟝과 농담 따먹기를 할 자신이 없었는지, 영정 사진 가격을 물어봤다.

  ㅡ액자까지 합하면 9만원 쯤 되겠죠.

  여자는 외상은 안 되겠죠, 라고 중얼거렸다. 쟝은 영정 사진 외상값은 어떻게 받아야 하냐고 되물었다.

  ㅡ다음에 올 게요.

  여자는 바깥으로 뛰다시피 후다닥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