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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지나가던윾동(203.229) 2015.04.23 22:40:44
조회 123 추천 0 댓글 0

 분명 제목이 쿰쿰하여 들어오지 않을 갤러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나 비좁은 골방에서 겔겔대며 키보드를 뚜닥거리는 본인이 재밌어서 글을 남겨본다,,,,


 왼편에는 편의점에서 주워다온 현미보리차가 있고, 마신지 2일나 지나서 옅게 깔린 내용물만 밑바닥을 비비적거린다.


 사무실에도 다녀왔음이 분명한데 어딘가 모르게 활기가 넘치고, 머리는 이리저리 글을 써재낄 생각에 붕 뜬다.


 뉘집 개가 읽어도 "이 소리는 왈왈, 저 소리도 왈왈"  멍멍 컹컹 왈왈을 내뱉을 것만 같은 수준들로 문자들을 나열 해 가지만, 머릿속에 들어있던 것들을 손과 손가락과 키보드 자판만으로 내뱉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천장을 한번 올려다 본다.


 이곳에 내가 몸담은 지는 벌써 4년이다. 다리를 쭉 뻗지 못할 만큼의 침대는 나에게 성실함을 주긴 하지만, 본가에 들어가서도 웅크려 자는 못된 버릇을 길러버렸다. 나름대로의 운동을 하고 싶어 의자를 침대위에 올리고 팔굽혀펴기를 하려고 몸을 늘여뜨려보면, 손을 놓을 자리가 없기 때문에 방문을 열어재낀 새벽시간이 되어야만 혼자 스무버언의 움찔거림을 시도 할 수 있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리 잠잠한 시간에 움찔거리며 팔과 다리의 움직임에 열정적인건지




 다음날 사무실에 출근 했을 때 어떤 일들을 할까 보단 어떻게 빨리 일을 끝낼까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직업에서 얻어오던 재미를 잃곤 월급타는 기계로 변모 해 감이 분명하다.

 첫날 다짐했던 일은, 다섯명의 기계만큼은 되지 않는 것이었을진데.



 이런 저런 문서더미를 깔짝 거리다가 대학생들의 일감이 들어오면 왠지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띈다.

 멍청함과 아둔함이 살짝이나마 부러워지긴 하지만, 


 또 다시 그날 내가 겪었던 불안감 마저 되풀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하는 불안감

 2년간 쏟아부어 얻은 종이쪼가리 하나는 33살의 생을 전부 가져가 버렸다.

 난 하고싶은것을 할거야, 라고 간간히 말해왔던 것들은 이젠 입술의 곁에 맴돌고만 있다.



 "글 별로 재미없는데요?"

 "야, 그냥 너는 일 하던거나 마저 해라."

 "공돌이가 무슨 글쟁이야 ㅋㅋ"





 "그래도 하고싶은걸 해야죠!"

 "열심히 해 보세요."

 "제가 보기엔 괜찮은데요? 재밌어요."




 
 이젠 글에 대한 칭찬조차 나 자신에게 인색하고 옹졸해져선, 누군가가 이 지방낀 턱쪼가리를 치켜 세워 주지 않는 이상 모두가 입발린 소리고 모두가 나를 놀리는 것만 같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에게 눈앞의 주박을 내려깔고선 깊은 방으로 들어선다. 이 몸은 담기엔 충분하지 않지만, 맴돌던 것들을 눈치보지 않고 스스럼 없이 내뱉을 수 있는 깊은 방으로.




 웅크리고 누워 곰곰히 생각한다.


 내가 이리 됬음은 내가 부족함의 소치이다.






 어느덧 나는 나는 나는 나는 ㄴ


 내일 오전 7시 30분에 나는 출근한다.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갤러리에 들러 어떤 온상들이 재밌는 글들을 써재낄까 하곤 




 물론 그중에 내 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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