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즐거운 이혼식모바일에서 작성

김코쿤(175.223) 2015.05.03 14:45:17
조회 343 추천 1 댓글 1


헤어짐에 양식이 없다는 건 슬픈 일이다. 미친 생각인 건 안다만, 장례식이나 졸업식처럼 '이혼식'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일언반구도 없이 딸의 손을 잡고 떠난 아내는 편지로서 결혼의 종결을 선언했다. 법정에서도 한차례 마주친 게 끝이었다. 한 번만 더- 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친놈'소리를 들어야 했다. 딸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겠다. 나는 접근금지 처분과 함께 재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위자료, 딸의 양육비까지 책임져야 했다. 문제는 지금 마땅한 직업이 없다. 

술 좀 마신다고-

열기와 함께 토기가 일었다. 분하고 돌아버릴 것 같아서 책상에 놓인 편지를 갈가리 찢어다 흩어놓있다. '미 - ㅊ -l ㄴ 놈' 자모음으로 해체된 글자들이 마지막 그 음성을 상기시켰다.

머릿속에도 집안에도 그녀가 남긴 말로 가득 차 있다. 집과 나는 같은 주파수로 공명하면서 분노를 증폭시켜놓았다. 아동 학대? 웃기고 있네, 

이혼식에 케이크는 필요 없다. 소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칼은 필요하다. 칼을 쥐자 그녀와 웨딩케이크를 자르던 날이 떠올랐다. 빨간 딸기잼이 새하얀 크림 사이로 삐져나오는 크고 아름다운 케이크였다.

물론 아내를 살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는 이혼을 허락한 적이 없으므로. 문득 증거로 제출된 딸의 등 사진이 떠올랐다. 그 잔망스럽고 맹랑한 년은, 어떤 좆같은 진술을 했는지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있다. 하얗고 마른 등에 시퍼런 멍이 건포도처럼 탐스럽다. 나는 오늘, 아내에게 아주 특별한 케이크를 선물할 생각이다.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가족과 완벽하게 손절해야 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24 - -
83559 한낱 반짝 사라질 데이타 카스트로(183.108) 15.05.14 71 0
83558 이젠 카스트로(183.108) 15.05.14 60 0
83557 좆같다 카스트로(183.108) 15.05.14 54 0
83556 atom [8] 카스트로(183.108) 15.05.14 139 0
83555 술 취했는데 집에 들어가야되여 [4]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130 1
83554 초딩의 사랑 카스트로(183.108) 15.05.14 90 0
83553 아가님 제가 쓴 절여진 배추랑 분리된 인간은 어떤가요 [6]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122 0
83552 공간의 파괴 카스트로(183.108) 15.05.14 159 0
83551 저도 자작시 평가좀 [6]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217 2
83549 별바람 [1] 카스트로(183.108) 15.05.14 96 1
83548 갈마귀 [9] 카스트로(183.108) 15.05.14 148 2
83547 카스트로야 너의 죽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간이 산다는 말 말이야 [3]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132 0
83546 암살의 마리오네트 [2] 카스트로(183.108) 15.05.14 185 0
83545 강철 그림자 [4] 카스트로(183.108) 15.05.14 133 2
83544 테라스가 있는 카페에서 맥주한잔 마셨는데 더마시고싶다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58 0
83542 13 카스트로(183.108) 15.05.14 82 0
83541 카스트로야 내가 쓴 절여진 배추는 어떠니 [2]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97 0
83540 밑에 왜 내 댓글 지우냐? [3] 카스트로(183.108) 15.05.14 100 0
83539 건축예술가 김중업님의 글귀를 소개할게영 [4]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134 0
83538 직기 織機 [1] 카스트로(183.108) 15.05.14 141 0
83537 화톳불 [11] 카스트로(183.108) 15.05.14 198 0
83536 덕배悳徘, 유영철 카스트로(183.108) 15.05.14 221 1
83534 모퉁이 카스트로(183.108) 15.05.14 139 1
83533 미만 잡, 철학적인 좀비 카스트로(183.108) 15.05.14 129 2
83532 장르문학 쪽으로 나아갈 문창충들은 카스트로(183.108) 15.05.14 129 0
83531 모든 행성들이 둥근 이유. [2] 카스트로(183.108) 15.05.14 117 0
83530 인간이 살아가는 단 1가지 이유. [17] 카스트로(183.108) 15.05.14 176 0
83529 애미 말에 휩쓸리면 안되는 이유.EU 카스트로(183.108) 15.05.14 116 0
83527 문갤도 친목갤임? [3]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123 0
83526 77아 운동해람마 [1] 카스트로(183.108) 15.05.14 90 1
83525 절여진 배추 [1]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92 3
83523 늦깎이.txt [2] 집밥맛나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115 1
83519 문갤성님들 요즘 한국문학이 위기라는데 정말인가여? [4] 므히히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159 0
83518 습작 - 눈 뿌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89 0
83517 어차피 작가들 대부분 투잡이다. [3]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244 0
83513 분리된 인간 [2] 모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4 118 0
83512 "세뇌" 단어의 유래에 대한 질문. [3] ck(125.141) 15.05.14 67 0
83511 소설 "꿈의 그녀".txt [1] ㅁㄴㅇ(112.170) 15.05.14 135 1
83510 운이 좋아 등단했다 치자, 그 다음은? [17] ㅇㅇ(39.114) 15.05.14 682 2
83509 x같은 작가보단 성실하고 진지한 독자가 수억배 좋은 존재다. [7] ㅇㅇ(39.114) 15.05.14 192 3
83507 작가가 꿈인데 평가좀 해줘. [26] ㅁㅇㅀㅠㅁㅇㄹ(175.202) 15.05.14 364 0
83506 고딩인데 쓴 글 평가좀 해주실수 있나요? [9] ㅇㅇ(39.7) 15.05.14 208 0
83504 문갤에서 [1] 카스트로(183.108) 15.05.14 113 0
83503 다시 또 취미로 글 쓰고 있는데 카스트로(183.108) 15.05.14 72 0
83502 그림을 찍은 김에 그림을 올린다 [5] (211.212) 15.05.14 166 1
83501 트루베르 다섯 번째 파티 월간 트루베르 1주년 특집 공개방송 yelram(1.225) 15.05.14 67 2
83499 시 "자신감" .TXT ㅁㄴㅇ(112.170) 15.05.13 113 1
83498 자작시 몇 편을 추려보았습니다 [12] 진돗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5.13 586 3
83497 담배 사러 갔는데 민증검사 당해서 카스트로(183.108) 15.05.13 129 0
83496 시 "머리끈" .TXT [1] ㅁㄴㅇ(112.170) 15.05.13 185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