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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꿈의 그녀".txt

ㅁㄴㅇ(112.170) 2015.05.14 05:04:41
조회 134 추천 1 댓글 1









꿈을 꾼다.





어릴적 나는 집앞 놀이터에 자주 혼자 있곤 했다



혼자 모래성을 만들지만 손재주가 너무 서툴어 계속 무너진다.



나랑 같은 나이에 어린여자애가 말을 걸어온다.



"넌 왜 맨날 혼자있어?"



나는 대답않고 계속 성을 만든다.



"계속 그렇게 고치려고만 하니까 모양이 이쁘지가 않잖아"



여자애는 작은 손으로 내가 만든 모래성을 다 부숴버리고 



모래성 컵을 다시 내손에 쥐어준다.



다시 모래성을 쌓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볼품없이 계속 무너져내린다.



"우리 소꿉놀이나 할래? 너가 아빠해"



"싫어. 난 아빠하기 싫어"



"왜?"



"우리 아빤 맨날 엄마를 때리거든"



여자애가 흙 묻은 손으로 나의 뺨을 어루만진다



나는 흙을 털어내고 일어선다






놀이터 구석에서 어른들 눈을 피해 담배를 핀다 



내 시야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모래성을 만드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야 담배 좀 그만 펴"



교복입은 소녀가 내 담배를 뺏어서 바닥에 던진다.



"꼴초야 담배 피면 멋있어 보이는 줄 알지?"



"미안 너무 화가 나서"



"뭐땜에 그렇게 화가나는데?"



"오늘 엄마랑 아빠가 이혼 했어"



"넌 그럼 누구랑 같이 사는데?"



"엄마랑 살거야."



모래성을 만들던 아이들이 하나둘일어나 집에 가기시작하고 한 아이만 남는다



소녀가 혼자 모래성을 쌓고있는 아이를 보고있다가 나를 돌아보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너 저기서 모래성 같이 만들던거 기억나?"



"아니 나 혼자 만들었었지"



소녀가 날 꼭 껴 안는다  



"왜 혼자 만들었다고 생각해? 그때 나도 같이 있었으니까 같이 만든거지.."



나도 그녀 등에 팔을 올린다 



"힘내. 너가 힘들때 내가 같이 있어줄게"






병원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중환자실 문만 바라보고있다.



아버지와 의사선생님이 얘길하며 중환자실 문을 열고 나온다.



아버지는 착잡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어쩔줄 몰라하며 



의사말로는 가망이없다고 엄마의 치료를 중단하자고 한다



병원비 내줄 수 없어 그러냐고 아버지를 몰아 붙히고 따지니 



아버지는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자리를 뜨려한다



"넌 개새끼야 아버지라고 말할 자격도 없는새끼야"



아버지는 잠시 멈추더니 다시 병원 엘리베이터로 발걸음을 옮긴다




 


새벽까지 병원로비에 앉아있다.



이럴때 너무 필요한데 아직까지 날 찾아오지않는 그녀가 원망스럽다.



"왜 연락안했어 내가 힘들때 같이 있어준다고 했잖아.."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앞에 나타나



나를 측은하게 쳐다본다



"미안 너라면 알고있지 않을까 싶었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너가 불러야 알지. 항상 누구한테든 먼저 연락해본적 없구나?"



"응. 그런적 없어. 왜이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어 혼자인게 너무 외롭고 슬프네 이럴땐"



"내가 있잖아 나한테 기대도 돼"



자기 어깨를 툭툭 치며 여기 기대라며 눈짓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지만



그녀는 현실이 될 수 없다 



"한숨도 못잤지? 좀 자 둬"



"난 지금 자고 있어. 꿈꾸고 있기 때문에 널 만나고 있는거야 날 더 속일 생각하지마"



"무슨소리하는거야?"



"넌 항상 내가 힘들고 괴로운 순간 내 꿈에 나타났어. 그리고 내 친구 혹은 애인이 되어주었지만



넌 내가 힘들때 진짜 힘이 되어주질 못해 넌 꿈꿀때만 잠깐 볼수있으니깐"



"그래도 같이 있어줬잖아 이제까지"



"같이 있는게 아니야 이건.. 넌 진짜가 아니기 때문에.. 난 너가 진짜였으면 좋겠어"



"더 이상 응석 부리지마.. 나도 너가 만들어 낸거야. 모래성처럼 기억나?" 



그녀는 병원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날 바라본다



"너가 날 더 보고 싶지 않다면 난 갈게"





누군가 내팔을 잡고 잠들어 있던 날 서둘러 깨운다. 



당직 간호사가 우리 어머니가 지금 위독하다고 한다.








방안 구석구석 쓰레기로 가득하다 



죄책감 때문인지 어머니가 돌아가신후 장례를 치루고



아버지가 건네고 간 통장으로 근근히 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끔 마트에 나가서 먹을것을 사오는 것 아니면 집에서 잠만 자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잠을자도 그녀가 나타나질않는다.



지금이 내인생에서 가장 힘들땐데, 계속 같이 있고 싶은데 모습조차 보이지않는다 



수면제를 먹고 소파에 누웠다. 베란다 창을 바라본다. 닫혀있는 커튼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눈이 스르륵 감겼다. 



눈을 뜨니 커튼이 열려있고 밝은 햇살이 쏟아져들어온다



눈이부셔 눈을 찡그리고 커튼을 닫으려고



창문에 다가가니 밖에 어릴적 놀던 놀이터가 보인다





"창문 좀 열고 살아라"



집 안 가득한 쓰레기들을 하나하나 치우는 그녀 모습이 보인다



한동안 안나오다 다시 나타난 그녀가 너무 반가웠고, 



기쁨과 원망스러움이 교차한다



"왜 다시 나타난거야?"



"너가 날 원했잖아"



"이제 내가 잘 때마다 나타날꺼야?"



"너 하는 것 봐서"



"넌 내 고통을 먹고 자라는구나"



"그래 너가 더 고통스러울수록 날 찾게 될꺼야 내가 꿈속에서만 살아서 싫다는 헛소리도 안하게 될꺼고"



"그래 그말이 맞다. 현실에서의 나는 혼자야 내옆에 아무도 없어. 이제 널 보기 위해 잠만 잘거야"



그녀가 소파 마루위에 있는 수면제 통을 집어든다.



"이제 너가 잠에서 깰 시간이야. 난 이만 가봐야해



아.. 그리고 어릴적에 만들던 모래성 기억나? 



모래성의 모양이 이쁘지않을땐 다 부숴버리고 다시 만들어야 해"






배란다 커튼틈에 보이던 햇살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집 거실은 온통 새까만 어둠에 깔려 캄캄할 뿐이다



전등스위치를 손으로 툭툭쳐가며 찾아 전등을 키고 



아까 그녀가 있던 자리에 남아있는 수면제통의 뚜껑을 열고



그 안에 남아있는 수면제들 전부를 입안에 털어넣는다




모래성의 모양이 이상할땐 다 부쉬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머리속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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