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단편] 돌

술드셨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3.03 15:25:43
조회 44 추천 0 댓글 1

화창한 오후였다.

늘상 그렇듯 나는 산책을 하고있었다.

언제부터일까.

산책로에 깔려있는 돌들이 나를 지켜보는것 같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묘한느낌에 끌려 나는 매일 이곳을 산책한다.

지금도 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묘한기분, 들뜬마음....

어디론가 날아가버릴것만 같다.

나는 눈을 감았다.

이기분을 좀더 제대로 즐기고 싶어졌다.

얼마쯤 서있었을까.

누군가 소근거리는 소리에 나는 눈을떴다.

순간 나는 꿈을 꾸는 듯했다.

산책로에 깔려있던 돌들이 서로 뭉쳐서 10살정도된 아이의 키만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있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닌 수십의 숫자였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돌들을 바라보았다.

"반갑네. 난 돌들의 대장인 돌카라고한다네."

돌이 말을 한다.

"아....."

순간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돌에게 인사했다.

"저는 김민혁이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민혁군."

"반가워요~."

돌들이 모두 인사하자 나는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아, 예....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돌들이 나에게 하는 말의 높임법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나는 내가 아는 높임법을 모두 사용해야했다.

모두와 인사를 마치자 돌카가 말했다.

"여보게 민혁군. 우리가 자네와 얘기할 수 있는게 신기하지 않은가?"

"아, 저도 그게 궁금했습니다. 대체 제가 어떻게 돌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거죠?

여긴 현실이 맞나요? 전 이 모든게 꿈이라고 생각하지만...."

내말에 돌카와 돌들이 웃었다.

돌카가 말했다.

"허허. 당연히 궁금할테지! 암. 궁금해 하고 말고. 음. 그럼 지금부터

자네가 우리와 말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도록 하지. 자네는 이 세계가

몇 개로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나. 허허.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이군 그래.

내 얘기해줌세. 자네가 살고있는 세계는 사실 알고보면 여러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네. 그 모든 공간을 합친 공간에 인간들이 살고있고. 헌데 이

공간이 합쳐져있다보니 여러군데에 미세한 틈이 생긴다네. 바로 이 틈세중

하나에 우리가 살고 있지. 바로 자네가 서있는 이곳 말일세. 이 공간은 우리의

영역이고 우리가 만들어 갈수있지. 인간들이 인간들의 세상을 만들어가듯

말일세. 우리 돌들에게는 형체가 없었다네. 그래서 돌들은 서로 뭉쳐서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가졌다네. 인간의 구조가 어떤 모습보다 편리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그렇게 모습을 이루고나자 이번에는 인간들이 하는 말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어지더군. 하지만 우리 돌들에게는 입이 없었지. 그래서 만든게

마음속의 소리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방법이라네. 우리는 마음을 소리냄으로서

말을 할 수 있게됐지. 이렇게 마음으로 말을 하다보니 우리와 마음만 맞는 다면

그 어떤것과도 대화를 할 수 있었다네. 어떤가. 정말 놀랍지 않은가?"

"정말 굉장합니다!"

나는 흥분에 휩싸이며 대답했다. 화산같은 반응에 돌카도 놀랐는지 주춤

뒤로 물러났다.

나는 흥분한체 계속 말을 했다.

"세상에! 마음을 소리로 만든다니! 정말 돌은 굉장하군요! 아, 이 세계에는 이런

공간이 많다고 말씀하셨죠?! 그 공간에서는 이만큼 놀라운 일이 또 있을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얘기해 주세요!"

"자자, 진정하고. 우선 흥분을 가라앉히게나."

돌카의 말대로 잠시 심호흡을 하며 흥분을 가라앉힌나는 돌카의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

"나도 다는 알지 못한다네. 이 세계에 미세한 틈은 너무많아. 그리고 그틈에서

누군가 살고있다고 장담하지는 못한다네. 어쩌면 이렇게 살고있는게 우리

뿐인지도 모르지."

"그렇군요...."

잠시 실망의 빛을 띈나는 문뜩 생각난 궁금증을 질문했다.

"그런데 제가 여기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돌카는 잠시 웃더니 말했다.

"자네 혹시 산책을 하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지않던가? 뭔가 묘한 기분 말일세."

"그러고보니...."

산책을 하면서 느꼈던 기분을 떠올리며 나는 대답했다.

"그래. 느꼈을거야. 그것이 우리의 대화를 들었다는 증거이지. 마음이 통했다는

말일세. 우리도 마음이 통한 사람은 처음이기에 자네에게 흥미를 느꼈다네.

우리는 자네라면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믿고 이곳으로 초대한거지. 자, 이제

대화는 이쯤하고 파티를 열어볼까?"

돌들의 파티는 간단했다. 내가 먹을 음식을 준비한게 다였다. 돌들은 산소만

마셔도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고했다.

나는 음식을 먹으면서 돌들이 묻는 말에 대답해 주어야 했으므로 음식맛을

알지 못했으나 맛은 있었던 것 같다.

돌들과 얘기를 하며 시간가는줄 몰랐던 나는 문득 해가 지고있음을 느꼈다.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이만 가봐도 될까요?"

돌들이 아쉬운 소리를 냈다. 돌카도 무척이나 아쉬워하는 것 같았지만

대장답게 결단력이 빨랐다.

"그러게나. 덕분에 즐거웠네."

돌카가 돌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돌아가기전에 돌카에게 말했다.

"이곳에 다시올 수 있을까요?"

"자네가 원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환영이네."

나는 작별의 인사를 하고서 눈을 감았다.

눈을 뜨자 어둠이 내려왔다.

내 주위에는 사람들이 둘러싸여져 있었다.

눈을감고 가만히 있는내가 걱정스러웠나보다.

119구조대원이 나에게 말했다.

"괜찮습니까? 다리 안아프세요? 머리는 안아프구요?"

"예. 괜찮아요."

나는 웃으며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

지금까지 당신의 웃음세포를 죽이는

몰라무탕이었습니다.

[출처 - 몰라무탕의 뇌]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92921 난 내 글들 내게 감동적이라는 소리는 안 했음. [15]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111 0
92920 to the one who wrote reply to Rain ㅇㅇ(211.212) 15.07.12 46 0
92918 무낙무낙 무낙무낙 ㅇㅇ(211.212) 15.07.12 44 0
92915 이제 문갤에서 젤 조심하면 되는 인물 [2] 카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135 4
92911 으[ ㅇㅇ(211.212) 15.07.12 41 0
92910 불-쾌 [1] 1ㅈ(211.212) 15.07.12 52 0
92908 Rain [48] ㅇㅇ(211.212) 15.07.12 174 0
92906 크리스티앙 장 지크 '람세스' 같은 졸작이 잘 팔린 이유는? [7]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109 0
92903 먼지한테 딱 어울리는 게임 [1] ㄴ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76 0
92901 김경주 인터뷰 일부 ㅇㅇ(121.166) 15.07.12 169 1
92900 보지 (14.34) 15.07.12 60 0
92897 역겹기도 자주 역겹네. ㄴ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67 0
92894 Not(Neither) [1] ㄴ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60 0
92892 . (125.178) 15.07.12 61 0
92891 기분 나쁘다 [1] ㄴ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66 0
92890 a rainy day 포유류앵무(175.211) 15.07.12 52 0
92887 오컬트 Outersi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68 0
92886 이 아래 먼지 글 정리. [97] ㅇㅇ(121.166) 15.07.12 247 0
92884 아리에티. X. [2] ㅇㅇ(121.166) 15.07.12 67 1
92883 집에가서 받아논 영화보며 술이나 먹으련다. [1] 박한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114 0
92882 비가 오네:;: [1] ㅋㅋ(211.115) 15.07.12 77 2
92880 또 썼어 어떰 [2] ㅇㅇ(39.7) 15.07.12 73 1
92879 절곤이 호수에 물집어넣기 [1] 절곤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80 1
92876 우파 프로파간다SF를 한 편 쓰려 한다.... [1]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58 0
92875 마돈나의 일루미나티 언급에 대해. 오벨리스크도. [28]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476 0
92874 stardu 질문에 대한 대답. 오벨리스크라.. [1]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84 0
92873 공자 '논어'에서의 윗사람 책임 강조한 거 일부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345 0
92872 글 잘쓰고싶어서 메갤에서 조각글쓰는중 [2] 지나가던갤년(49.1) 15.07.12 90 0
92871 근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중소설 작가였음? [8]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210 0
92870 내가 노동센터에서 취업성공패키지할 적에 추리력이 [1]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103 0
92867 삼십오 (14.34) 15.07.12 62 1
92865 [방금 쓴 시]특이점을 넘으면 인류는 [5]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165 0
92861 밖에 비 내린다 [1] 카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85 1
92860 ,,. [1] ㄴ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88 0
92858 ㅋㅋㅋㅋ [14] ㄴ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178 0
92857 77=겨잠=김은호냐? [1] ㅇㅇ(121.166) 15.07.12 87 1
92855 . [1] ㅇㅇ(125.178) 15.07.12 83 1
92853 지랄하지말자 [4] 거짓말쟁이(1.246) 15.07.12 106 3
92852 멘붕와서 글 지워쪄염. [7/1] 배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140 1
92851 갑자기 문갤 이상해짐 [2] 카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2 98 0
92849 배민 자추 좀 그만해라 [2] 배만(198.50) 15.07.12 258 5
92848 77 존나 대단한 사람 [1] ㅇㅇ(211.36) 15.07.12 176 7
92846 김은호=겨울잠자리 아니냐? [4] qwer(118.33) 15.07.12 121 2
92843 신념은 책 속에도 없다 [1] ㅇㅇ(121.166) 15.07.12 63 0
92842 신념은 책 속에만 있다 [1] 500(121.166) 15.07.12 71 0
92841 오늘 중고서점에서 천이백원으로 시집삼!(자랑자랑) [3] ㅠㅠ(110.8) 15.07.11 139 2
92839 내 여기 고닉분들. [10] 미츠하시(162.243) 15.07.11 145 1
92838 네 여기 유동분들 [3] 이토(211.36) 15.07.11 124 0
92837 이 갤에서 제일 찌질한 새끼 [5] ㅇㅇ(109.163) 15.07.11 302 7
92836 공자 시대의 젊은이 ㄴ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11 6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