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괴우주야사 후반부를 Emerald Sword 들으면서 봄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05 13:45:28
조회 124 추천 0 댓글 3

내가 쓴 거라 그런지 괴우주야사 후반부 그 노래랑 딱 맞고 정말 재밌더라.


내 취향의 글이라는 소리겠지.


괴우주야사 후반부가 뭔 내용이냐면,


괴우주적 규모의 전쟁이 진행되는 것임.


태양계만한 우주선이 우리 우주의 별들 만큼 모인 집단이 우리 우주의 모든 소립자들 보다 더 많이 또 모이고 또 한참을 더 모여서,


싸우는 데 그런 그들이 조력자에 불과한 내용.


한마디로 그냥 많고 큰 것만 좋아하는 초딩 취향이 반영된,


글이짓.


근데 그게 안 이상한 게,


괴우주야사는 본디 나랑 내 동생이 국딩 때 함께 논 역할놀이를 글로 옮긴 거니까.


어쨋든 일단 망했지만 난 걍 더 써서 웹에 올릴 것이다...


언제까지?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날까지...


아래는 괴우주야사 외전의 하나..


---


이름 겨루기





과학인간(科學因間) 벨리카미는 속도인간(速度因間)이라는 호칭을 두고 만리인간(萬里因間) 나드낫셀과 겨루는 중이었다.


측정은 모든 인신족(忍辰族)들의 관전 아래 이루어질 터였다. 벨리카미는 지혜인간(智慧因間)이라는 호칭을 물인간(水因間) 은하영(銀河永)과의 슬기와 어짐을 겨루는 싸움에서 가져 온 바 있어 자신감이 가득했다. 인신족 사회에 있어 인간(因間)이란 칭호는 극초인간(極超因間)에 도달한 가공할 전사만이 가질 수 있어 명예로웠다.


나드낫셀은 얼굴에 웃음기를 거두지 않았다. 모든 인신족은 빛으로 말한다. 벨리카미가 나드낫셀에게 말했다.


“자신만만하구만, 나드낫셀.”


“난 만리인간이야! 리(里)라는 것은 1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지. 난 평균적인 인신족이 1만 시간 동안 가야 하는 거리를 1시간 만에 갈 수 있어. 그러기에 난 만리인간이지.”


나드낫셀은 아름다운 남자 인신족으로 산뜻하게 차려 입었으며 등에 날개를 펄럭였다. 확실히 나드낫셀은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나드낫셀도 벨리카미도 무기로 파라탐(Paratam, 초월적 빛)이 집중되어 만들어진 짧은 창을 이용했다. 이 창으로 겨룰 일은 아마도 그들 평생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둘은 확신하고 있었고 이는 인신족 사회 전반의 분위기였다. 나드낫셀도 벨리카미도 엄청나게 빨랐기 때문에 적진에 뛰어 들어가 짧은 창으로 찌른 뒤 몸을 빼는 작전이면 만사형통이었다.


아무튼 둘은 속도를 겨뤄야 할 처지였다.


“그럼 벨리카미, 잘해 보시라고. 우리 의남매를 맺는 게 어때?”


“오호, 그거 좋은데? 이기는 쪽이 높은 서열로 하자고. 나드낫셀, 날 누나로 부르도록 해주겠어.”


“어허, 날 오빠로 부르게 될 거야.”


나드낫셀과 벨리카미는 한 번 손등을 맞댄 뒤 각자의 집으로 사라졌다.


벨리카미는 자신의 속도의 원동력인 로켓 글라이더를 손보기 시작했다. 벨리카미는 이 로켓 글라이더가 자신이 그동안 갈고 닦은 파라탐 도법(道法)의 산물이기도 하기 때문에, 과학과는 달리 복제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뜻에서 이 괴우주(怪宇宙)는 마법적 세계였다. 벨리카미는 로켓 글라이더가 고도의 과학적 계산의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점도 잘 알았고 이를 자랑스러워했다.


벨리카미는 로켓 글라이더를 쓸 때면 사용하는 속도 쟁기도 잘 손보았다. 벨리카미의 속도 쟁기는 엄청난 속도를 낼 때면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는 장치였고 투구에 설치되었다. 벨리카미는 그렇기에 로켓 글라이더를 쓸 때면 투구를 썼다.


‘만리인간은 관념의 힘으로 의미에 도전했어. 만리인간의 속도는 관념이야. 만리인간은 우리 인신족 평균에 해당되는 속도의 딱 1만 배를 낼 수 있도록 자신을 관념화시켰어. 그것이 나드낫셀의 힘이야. 황천과 명부와 지옥에 군림하는 우리 인신족은 점점 힘이 세어지고 있고 평균 속도도 계속 빨라지고 있어. 난 나드낫셀이 미래에 도달할 수 있는 속도마저도 뛰어넘지 않으면 안 돼. 극초인간 호칭은 인신족 사회와 맺는 계약이니까.’


벨리카미는 로켓 글라이더를 손보았다. 벨리카미의 자줏빛 머리칼과 붉은 눈은 열정에 휩싸여 더욱 서슬 푸르게 빛났다. 벨리카미의 가공할 지혜는 인신족의 그것과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극초인간은 인신족이 금제를 풀어 주어야 가질 수 있고, 인신족은 일정 수준의 인격을 가지지 못 한 자를 극초인간으로 임명하지 않는다. 지혜인간 벨리카미는 호칭에 걸맞는 극초인간이었다. 벨리카미는 이미 인신족의 스승 중 하나였고, 참모본부의 총장이었다. 벨리카미는 극초인간을 욕망했다. 욕망했기에 의지는 강해졌다. 벨리카미는 다른 인신족들이 그렇듯이, 도덕적 인공지능과 결합되어 인공지능의 의지와 자신의 욕망을 융합시켰다. 그렇게 벨리카미는 인공지능에게 압도되지 않는 길을 찾았고 이는 인신족에게 쌓인 지혜의 하나이기도 했다. 그 지혜는 인신족들 지혜의 일부였고 이는 지금 벨리카미의 욕망과 의지가 되어 있었다.


벨리카미의 지혜가 폭발하면서, 괴우주를 혼돈으로 밀어 넣는 아우터 갓(Outer Gods) 니알랏토텝(Nyarlathotep)과 대립하다 더욱 높이 올라갔다. 데몬 술탄 아자토스(Azathoth) 언저리에 벨리카미의 의식이 가닿았다. 아자토스는 무의미를 생산했다. 아자토스는 모든 우주를 창조했지만, 괴우주 만큼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잃었다. 인신족을 비롯한 수많은 신족(辰族)들의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벨리카미의 의식이 아자토스를 휘돌았다. 아자토스 보다 더 근원적인 ‘말씀’이 벨리카미의 눈에 띄었다. 신족들이 아자토스에 대항할 수 있는 근원인 ‘말씀’.


‘말씀’은 명령이다. 존재하라는 명령. 어떤 형식으로든 존재한다는 걸 의심할 수는 없다는 사실. 벨리카미는 만리인간 나드낫셀이 산수에 의지해 관념으로 자신을 채웠다는 걸 생각해냈다. 산수는 수학이다. 수학은 형식이다. 존재의 형식은 수학이다.


괴델이 밝혀낸, 불완전성의 정리는 어떤 세계에서든 참이다. 괴우주라고 다르지 않았고 때문에 벨리카미도 불완전성의 정리를 알았다. 불완전성 정리에 따르면 수학에서 1=0이 아니라고 입증할 수는 없다. 0으로 나눌 수 없다는 것은 약속일 뿐 증명되지 않았다.


‘괴우주 또한 존재들의 약속일 따름이고, 결코 알아낼 수 없는 그 무엇인가. 문명 6에 이르러, 가능한 것이라면 모조리 할 수 있는, 우리 인신족 또한 그에 붙들린 존재일 뿐인가. 정녕 공즉시색이고 색즉시공인가. 이 세상은 그저 0이기에 존재하는가.’


벨리카미는 무의미한 창조주 아자토스를 쏘아 보았다. 의미는 스스로가 부여한다. 니알랏토텝이 벨리카미에게 접근하려다가 물러났다. 벨리카미는 인신족을 사랑했다.


벨리카미는 인신족 체제 속으로 의식을 거두었다. 벨리카미는 로켓 글라이더에 몇 가지 수식을 고쳤다. 벨리카미가 웃음지었다.


벨리카미는 나드낫셀과 만났고 빠름을 겨루었다.


겨루기가 끝나자 나드낫셀이 말했다.


“벨리카미, 누나라 부를게.”



[2014.11.19.]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86821 ㅀ 아재가 창작품도 썼었구나 [3]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53 5
86820 6월 12일 낮 문갤떡밥봇(속보!!!!!) [2] ㅇㅇ(175.223) 15.06.12 144 7
86819 보리차가 흐콰한 이유 [1]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24 6
86817 근데 보리차 아까왜 흐콰함? [6] ㅇㅇ(219.241) 15.06.12 139 5
86816 지금 추천 조작하는 거 딱 누구 생각나지 않나? [2] ㅇㅇ(110.70) 15.06.12 128 6
86813 올해는 자포자기하고 있다. [3]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42 8
86810 확실히, 검은 옷이 많아졌어 [11] (14.34) 15.06.12 255 5
86806 ㅎㅍ [3] 잉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209 6
86805 문갤은 사람도 적고 [4] L猫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58 10
86803 책보다 중요한 건 눈!! dd(211.231) 15.06.12 104 5
86802 시- 산 공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06 5
86801 박남철 시인님 돌아가셨구나.. [4] 生田衣梨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401 6
86800 박남철 시인님 아직 계신가요 [2] 生田衣梨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206 6
86799 시- 속셈 [3] 공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41 6
86798 결국 1939는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거냐 ㅇㅇ(175.223) 15.06.12 101 9
86797 734 [2] 沙狗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99 5
86796 시- 그림 공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20 6
86795 동물의 왕국 [1] 공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301 12
86793 닥치는대로 먹어버려야 한다! [1]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44 16
86791 시- 너 어디 [1] 공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43 6
86790 개와 아기를 함께 두면!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83 5
86785 개와 당뇨병 환자를 함께 두면!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16 5
86781 그림 잘 그리고 싶다. [2]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50 5
86780 여긴 다 등단노리는 애들밖에 없냐 [3] નુલુંગ(59.25) 15.06.12 147 0
86775 니들은 대체 꿈이 뭐냐 [2] 편 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89 0
86770 좋은 방법이 있다 ㅇㅇ(110.70) 15.06.12 61 0
86766 만일 103=아수라새끼 가 우리와 놀고 있다는 것이라면. [15] ㅇㅇ(211.45) 15.06.12 138 0
86763 하...씨발 좆같네 [5] 편 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87 0
86761 여기서 내가 너희들에게 톡 쏘는 말을 할께. 특히 즐갤러(183.101) 15.06.12 64 2
86757 2015 06 12 문갤 만평 [1] 문갤을 평하다(175.223) 15.06.12 134 3
86751 77은 과거 문갤문학상 시기에도 조작 의심을 받던 인물 [1] ㅇㅇ(110.70) 15.06.12 103 2
86750 참신한 자아 컨셉 추천 받는다 [1] L猫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74 0
86747 106 이새끼 예고도 해놨네 [1] 문갤의 데스노트(175.223) 15.06.12 80 1
86745 103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 [9] 문갤의 탐정(175.223) 15.06.12 177 8
86740 그런데 만약 겨울잠자리가 뭔가 있는 놈이야. 즐갤러(183.101) 15.06.12 62 3
86738 단상 창파(39.120) 15.06.12 61 0
86734 새벽 커피나 마시러 가야겠다. 즐갤러(183.101) 15.06.12 104 0
86733 너무 겨울잠자리에게 그러지 마라. [2] 즐갤러(183.101) 15.06.12 93 1
86715 여기엔 다수의 ㅇㅇ 가 존재한다 ㅇㅇ(39.7) 15.06.12 48 0
86714 둥근 이유/키위 [5] 공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205 0
86710 모두 굿나잇 [2] ㅇㅇ(39.7) 15.06.12 63 0
86703 - [1] 박한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78 5
86699 함민복 시인 식객 나와서 수입 수십배로 뜀 문갤의허영만(110.70) 15.06.12 290 0
86698 시- 고추 잠자리(퇴고) [3] 공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132 2
86694 글 쓰면서 잘 사는 법 [2] ㅇㅇ(39.7) 15.06.12 74 1
86691 시발, 나도 안알려줘 즐갤러(183.101) 15.06.12 118 0
86689 헐리우드 호러 판타지가 싫은 이유는 [2] Outersi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2 59 0
86686 글쓰면서 잘 사는 법 즐갤러(183.101) 15.06.12 55 1
86679 내가 조선 김치족들의 문화나 가치관에 가장 크게 실망하는 점은 [9] Outersi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6.11 95 0
86677 등단 작가, 시인들은 [11] ㅇㅇ(39.7) 15.06.11 27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