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하나... - 문학 갤러리

누구 하나...모바일에서 작성

누구(39.7) 2015.06.27 11:21:26

조회 84 추천 2 댓글 2

누구 하나 쓸쓸함과 외로움은
말하지 않았지만
마을은 홀로 외로움에 젖고 있었다
신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탱자나무에 하얀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어느새 꽃잎 지운 자리에
작은 탱자열매를 매달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둠 젖어드는 어슴푸레한 길을
지친 몸으로 돌아오고
미루나무와 플라타너스 몇 그루
손을 가볍게 흔들며
낯익은 사람들을 반갑게 맞아들였다
나는 이 곳의 첫 날 밤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심란하게 하는 것 하나 없었다
늦게 든 잠 속에서도
나의 혼은 푸른 산천 위를 둥둥 떠다녔고
무논에서 개구리들은
십년 전의 울음 소리로
십년 전의 기억을 자꾸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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