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沙狗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29 22: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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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

좀 더 많은 글을 써야지.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을 수는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아닐지도 몰라. 나는 아니야. 나는 아니다. 결코 그럴 수 없어. 나는. 여기에 더 많은 글을. 세상에 더 많은 글을 써야지. 내가 이곳에 있었다. 나는 이곳에 있었다. 내가 이 글을 썼다. 나는 이 많은 글을 썼다. 같은 것을 반복하는건 좋지 않아. 좀더 다양성을 높이자. 밀도 높은, 농밀한 글을 쓰자. 글. 글자. 문. 문자. 문자를 쓰자. 글을 쓰자. 문장을 쓰자. 좀더 많은 글자, 문자를 뒤섞어 문장을 만들자. 나는 생각하고, 나는 글을 쓴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수록 내가 약해지는 것을 안다. 나는 약해지고 있다. 의지가 약해지고 몸도 약해진다. 총체적 난국이 아닌가. 강해지는 것은 정신의 불안정 뿐이다. 이것을 강해진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건 강해지는게 아닙니다 아버지. 나는 약해지고 있어요. 그 많은 글에 의지하면서 몸은 약해졌습니다. 책속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지요. 내가 천천히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내 주위의 모든것이 천천히 내 목을 조르고 있어요. 나는 그것을 멀리서 방관하고 있습니다. 내겐 의지가 없습니다. 권리가 없습니다. 나는 의지를 갖기를 포기함으로서 그 모든것을 막을 권리를 상실했어요. 모두 잃었습니다. 아니 잃고말겁니다. 많은 시간은 필요하지 않겠지요. 이미 나는 숨을 쉬기가 힘듭니다. 머리로 생각하고 생각했던걸 또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생각을 멈추기도 하고 다시 생각하고 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다가 새로운 생각을 떠올립니다. 나는 가끔 내가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어리석은 생각들을 하면서 어리석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두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어리석은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어리석은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리석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지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분노를 아십니까. 나는 화가 납니다. 아니 화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건 증오일지도 모릅니다. 미워하는 것일 겁니다. 틀림없네요. 이건 증옵니다. 화를 내는 것과 미워하는 것은 조금 다른 것이지요.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증오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증오할까요. 쓸데없는 생각입니다. 이런게 바로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나는 증오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임을 알면서도 증오를 멈추지 못합니다. 나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시승이 나를 질책합니다. 그는 어리석은 자를 싫어합니다. 그는 어둠속에서 나를 지켜봐왔지요. 오래전부터 말입니다. 나는 권리을 잃었어요. 작은 권리지만 점점 크게 나를 압박해올겁니다. 구르는 눈덩이가 불어나듯 커져 나를 깔아뭉게겠지요. 화가납니다. 그리고 증오합니다. 누구를 증오할까요. 내가 누구를 증오해야 옳겠습니까. 시승은 아닙니다. 그는 정당한 잡니다. 언제나 그랬지요. 나는 그를 증오해선 안됩니다. 개는 내 증오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나를 증오해야 겠지요. 그들은 정당하고 권리를 가졌습니다. 그들에게 의지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저와는 상관이 없는 얘기지. 나는 누구를 증오해야 하는가. 누구를 증오해도 되는가. 나는 알고 있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었어. 증오를 받아야 하는 쪽도 알고 있고 증오를 해야할 쪽도 알고 있었지. 그러나 그들은 두렵기 때문에 행하지 않았어. 이건 권리가 아니라 의무였는데 말이야. 내 목을 조르마. 나를 용서해다오. 나를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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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잘도 사랑한다고 지껄였지. 사랑해.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그 짧지만 끈적하고 늘어지고 잘 떨어지지 않는 수 많은 거짓말들을 내 입으로 지껄일 때 마다 난 희열을 느꼈어. 내가 진짜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말이야. 오. 아냐. 난 사랑한적 없어. 그런적 없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사랑이 아니고 희생하지 않는다면 사랑이 아니지. 사랑은 그런걸 먹고 자라지만 난 한번도 그런걸 해본적이 없잖아. 내가 노력이라고 생각한건 남들도 다 하고 있을 마땅한 수고에 불과했고 희생이라고 생각한건 단순한 상실이었어. 난 속았다. 내가 날 속였어. 내 멍청하고 아둔한 두뇌가 나를 속였다. 빌어먹을. 너무 늦게 깨달았어. 아니 나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 알면서도 속아준거지. 그래. 그렇다고. 나는 나를 사랑했어. 아니. 이것도 사랑이 아니지. 이건 증오야. 내가 파멸하길 원한다. 아니 내가 원하는건 파멸이 아니야. 동정이다. 비극을 원한거야. 이 멍청한 녀석은 비극의 주인공이 되길 원했다. 어리석고 멍청한 녀석. 가련하게도. 딱하게도, 얼간이나 거지의 슬픔은 비극이 될 수 없다는걸 모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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