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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소설 도입부 올려봄

ㅇㄴㅁ(121.138) 2015.06.29 22:40:01
조회 123 추천 0 댓글 4

  자동차는 눈길 위를 끊임없이 미끄러지며 엔진의 마지막 힘을 짜내고 있었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속도계 바늘은 끊임없이 휘청거리며 날 미치게 만들었고, 히터가 꺼진 차체로 파고드는 냉기는 긴장으로 굳어진 몸을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그리고 공포는 도로 위의 자동차를 좇아 결국 내 뒷덜미를 낚아챘다. 장장 두 시간을 달려온 길이다. 나는 정신이 나가기 직전이었다. ", 제기랄, 안 돼. 맙소사." 자동차는 맥 빠지는 소리를 내다가 결국 멈춰 서 버렸다. 집으로 가는 길은 대충 어림잡아도 30킬로미터가 넘었다. 머리를 감싸쥐고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꾹 참고 차 문을 열었다. 빌어먹을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두 시간을 걷는 동안 나는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도저히 방향을 가늠할 수 없었다. 간신히 구분되는 도로를 따라 내딛는 걸음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틀거렸고, 몸에 감각이 없어진 지도 오래 되었다. 그리고 가야 할 길은 너무나도 멀었다. 가끔 눈이 저절로 감기고, 정신을 차려 보면 땅에 코를 처박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화들짝 놀라 일어나길 반복했다. 나의 안에서 무언가가 흩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12월은 모든 흔적 위에 소리없이 내려앉으며 이 세상을 지워내었다. 얼마 후에는 지평선 너머 세상 저 끝까지 하늘과 땅을 구분할 수 없었다. 순간 땅이 푹 꺼진 것도 모르고, 나는 분명 빛 속을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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