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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그 다음 부분. 소설 제목이 아포칼립스

즐갤러(183.101) 2015.08.17 23:13:49
조회 122 추천 0 댓글 3

아포칼립스(Apocalypse)

 

뭐야? 죽인 건가? 저 사람이 다른 사람의 뇌를 먹었어… 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고 뇌를…

 현수가 자신이 말해도 믿지 못할 광경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사이, 방금 전 뇌를 먹힌 사내가 경련을 일으켰다. 그리고 일어나려 애쓰고 있었다

분명 머리가 터졌는데?! 내가 잘못 봤나?

 현수는 이 믿지 못할 광경이 진짠지, 혹시 어딘가에서 영화촬영 중은 아닌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편의점 바깥은 한적하기만 했다.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저 사람이 사실은 단지 가격을 당했을 뿐, 자신이 잘못 봤기를 바라며 일어나려 하는 사람을 초조하게 지켜봤다. 그 때 누군가 급하게 편의점 문을 열었다

“살,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정장을 입은 여자였다. 그녀는 체 숨을 가누지도 못한 채 현수에게 겨우 겨우 말했다.

“쉿! 조용!

 현수는 급히 이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녀는 그의 손짓에 카운터 안으로 급히 들어왔다. 현수는 이제 막 일어서려 하고 있는 사람 쪽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순간 섬찟했다.

“당.. 당신, 어디서 왔죠?

“저, 저기 골목길에서… 피 묻은 사람이..

 그녀는 편의점 바로 옆 골목길을 가리키며 더듬더듬 말했다. 현수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재빨리 카운터 밖으로 나갔다. 편의점 문을 잠그는 와중에 현수는 도로 건너편에 있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사내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로 서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현수가 있는 편의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현수는 잽싸게 몸을 피해 부들부들 떨고 있는 여자를 거의 끌다시피 하면서 ‘상담실’ 겸 재고창고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문을 잠갔다.

“아무래도, 저건 좀비야. 저건 좀비라고. 근데 이건 말도 안돼. 당신도 본 겁니까?

 그녀는 자신의 팔로 몸을 감싼 채 두려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현수는 지금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려 애썼다. 현수가 다시 물었다.

“좀비 맞죠? 좀비를 본 거죠?

“그건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 입술에 피가 묻어 있었어요.. 그리고 절 발견하자마자 미친 듯이 쫓아왔어요.

“엉거주춤거리며 맞죠?

“네, 아니요. 잘 모르겠어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녀는 혹한에 떨 듯 덜덜 떨며 말했다.

“탕! !

 편의점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상담실로 들려왔다. 현수와 여자는 순간 놀라 동시에 몸을 숙였다. 하지만 곧 자신들이 상담실 안에 있고, 상담실 유리창이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는 검은색유리창이라는 것을 알고는 천천히 유리창으로 다가가 밖을 봤다.

“저, 저 사람이에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가리킨 사내는 흐느적거리는 팔 짓으로 문을 여러 번 두드렸다. 그리곤 잠시 서 있었다. 둘은 숨을 죽인 상태로 사내를 지켜봤다. 사내가 어딘가로 발길을 돌렸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죠? 지금 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사내가 사라지자, 그녀는 자리에 주저 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현수는 그런 그녀를 두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침착하세요. 우린 지금 안전해요.

 현수가 말했다.

“뭐라구요? 침착하라구요? 안전하다구요? 저 사람이 언제 여길 알고 다시 올지 모르잖아요!

 그녀가 소리쳤다.

“아직은 아니에요.

 현수는 색유리창 너머로 바깥 동태를 살피며 말했다

“미안해요.. 제가 너무..

“아닙니다.

 현수가 말했다.

“쾅! !

 현수는 그녀에게 조용하라는 동작을 취했다. 입구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는 문을 몇 번 두드리더니, 편의점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누구에요..?

여자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현수에게 물었다.

“동네 사람이에요. 이 시간 되면 담배를 사러 오는..

 현수는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그 사람은 손잡이를 여러 번 잡아당겼다. 그러는 사이 누군가가 그의 뒤편에서 나타났다. 담배를 사러 온 사람은 옆에 다가온 사람을 눈치채지 못했고, 옆에 다가온 사람은 바로 그 동네 사람의 뒷덜미를 물었다. 여자는 터져 나오는 비명을 간신히 손으로 막았다. 그리고 현수에게 조용히 외쳤다

“도와줘야 해요!

“늦었어요. 그리고 주위에 더 있을지도 몰라요.

 현수가 말했다. 동네 사람은 자신의 목덜미를 물고 있는 사람을 떼어내려 했지만 좀비는 담배를 사러 온 사람의 목을 가차없이 물어뜯었다.

“안 돼..

 그녀는 더 이상 차마 보지 못해 고개를 떨구고, 다시 주저 앉았다. 현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지켜봤다. 한 동안 버티던 동네 사람은 다리에 힘이 풀려 편의점 문에 손을 기대며 주저 앉았다. 손에 묻은 피가 유리창에 쭉 미끄러지듯 묻어갔다. 목덜미를 물고 있던 좀비도 같이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머리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으아악!

 남자의 고함소리가 그들이 있는 상담실 안까지 들렸다. 그녀는 손으로 귀를 막았다. 현수도 더 이상 볼 수 없어 유리창에서 고개를 돌렸다

“사람이 죽었어.. 사람이 죽었어…….

 그녀는 같은 말을 되뇌었다. 현수는 사장이 재고조사나 물품 신청을 하는 의자에 앉았다

“당신이 죽인 게 아니니 너무 그러지 마세요.

 현수가 말했다.

“지금 그런 말이 나와요? 지금 저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제정신이세요?

“그것보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저 사람은 다시 살아납니다. 좀비로…”

 현수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현수의 말에 그녀는 현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현수에게서 뒷걸음 치기 시작했다

“그래 봤자, 당신하고 나 사이 2미터도 안 되요.

 현수는 모니터의 CCTV창을 인터넷 창으로 전환하면서 말했다

“그리고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현수가 말했다. 현수의 말에 그녀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과자들과 라면들이 층을 이루며 천장까지 쌓여 있었다

“일단은 여기서 상황을 지켜봅시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지금 이 곳에 말이에요.

 현수가 말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서 있다가, 한마디 꺼냈다.

“목이 좀 말라요..

 현수는 자기 옆에 있는 문을 가리켰다

“여기 있는 레버를 돌리고 들어가서 아무거나 마시고 싶은 거 꺼내서 마시세요.

 그녀는 음료냉장고 레버를 돌리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인터넷에 나오는 뉴스들은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었다. 항상 싸우는데 여념이 없는 정치 기사, 누군가 생활고로 자살을 했다는 기사, 누군가 홧김에 보복운전을 했다는 기사, 연예인 누군가의 열애 소식이라든가, 그걸 또 부인하는 기사든가, 인정하는 기사든가, 전날 있었던 프로그램을 요약하고 평가하는 기사 같은 것들. 여느 날 하고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기사들뿐이었다. 어디에도 좀비가 나타났다는 뉴스는 없었다. 현수는 트위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트위터는 달랐다.

“지금 좀비가 나타났음! 영화가 아님. 현실임! 실제 상황임!

 그리고 그 밑에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누군가의 뒷모습을 멀리서 찍은 사진이었다. 초점이 정확하지 않아 흐릿한 사진이었다. 이 사진을 두고 사람들은 왈가왈부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좀비 나타난 거 맞음?’하는 글들, ‘좀비가 있을 리가 있냐? 조작 하지 마라!’하는 글, 그리고 ‘누가 또 유언비어 제대로 퍼트리는 구나. 왜 저들은 이렇게 정부를 못살게 굴까?’라는 글. 그리고 ‘물타기 하지 마라!’라는 글까지. 하지만 꽤 많은 트윗에서 지금 좀비가 나타났고, 자신도 목격했다는 얘기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전체적으론 부정적으로 긴가민가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현수는 이게 일시적인 이벤트인지, 아니면 시작에 불과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녀는 1. 5리터 생수 한 통을 들고 냉장고에서 나왔다

“음. 아직은 모르겠네요. 이게 어떤 바이러스가 있어서 감염되고 그런 것은 아닌 거 같아요. 하지만 분명 우리는 같이 봤죠. 어쩌면 지금 우리가 있는 지역에서 몇몇 사람들에게만 일어나고 있는 중인 거 같은데요. 재수 없게도.

 현수가 말했다. 그녀는 생수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고 현수에게 건넸다. 현수는 생수를 건네 받아 한 모금 마셨다.

“우리가 본 게 정말 좀비가 맞을까요...

 이제는 조금 차분해진 그녀가 말했다. 현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분명 영화에서 보면 좀비에 물린 사람은 죽은 후에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지금 문 앞에 쓰러져 있는 사람도 이제 곧 일어날 것이다. 바이러스일까? 그렇지만 그게 무엇이든 현수는 정부에서 잘 대응 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녀가 봤다던 그 좀비, 자신이 본 좀비, 그리고 담배를 사러 온 아저씨를 물어 뜯은 그 좀비는 대체 어떻게 좀비가 되었을까? 그것은 오리무중이었지만, 어쨌든 더 이상 심각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현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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