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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달의 정복

Outersi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22 19:52:42
조회 182 추천 0 댓글 3




1)


슈피겔그러나 모든 것이 이렇게 잘 기능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극복되어야 하는가? 하는 매우 소박한 물음으로 당신에게 이의를 제기 할 수도 있다. 더 많은 발전소가 더 능숙하게 지어진다. 인간은 지구의 고도로 기술화된 지역에서 잘 부양되고 있다. 우리는 번영 속에 살고 있다. 여기서 정말로 결여되어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하이데거모든 것이 잘 기능하고 있다. 모든 것이 기능하고 있다는 그 것, 그리고 그러한 기능함이 점점 우리를 끊임없이 더 확장된 기능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 기술이 대지(大地, Erde)로부터 인간을 더욱 떼어놓고 뿌리 뽑는다는 바로 그 것이 섬뜩한 것이다. 달로부터 지구로 전송되어 온 사진을 보았을 때 당신은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 핵 폭탄도 필요하지 않다. 인간의 뿌리뽑힘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순수하게 기술적인 관계만 남아있다. 오늘날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은 더 이상 대지라고 할 수 없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최근에 나는 시인이며 저항 운동가인 르네 샤르(Rene Char)와 프로방스에서 긴 대화를 나누었다. 미사일 기지가 프로방스에 건설되자 그 지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다. 감상적인 과장이나 목가적인 찬미와는 거리가 먼 이 시인은 만약 시와 사유가 다시 한번 힘(폭력적이지 않은)을 얻지 못한다면 그곳에서 벌어진 인간의 뿌리뽑힘은 결국 종말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슈피겔우리는 여기 이 지구에 살아야 하고, 일생동안 거기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지구에 존재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 인간에게 정해진 운명이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인간이 지구로부터 다른 행성으로 옮겨 갈 가능성도 어쨌든 볼 수 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인간의 터전이 여기라고 어디에 쓰여져 있단 말인가?

하이데거내가 아는 한 인간의 경험과 역사에 따르면 모든 본질적이고 위대한 것들은 인간이 고향을 갖고 있고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데에서 기원한다. 예를 들어 현대 문학은 파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


...... 나는 그 진공 세계에 두 명의 우주인이 첫발을 딛고, 달 표면에서 장난감처럼 뛰어다


니며 자욱한 먼지 속에서 골프 수레 같은 것을 밀고, 한때는 사랑과 광기의 여신이었던 달


의 눈에 깃발을 꽂는 것을 보았다. 빛나는 달의 여신이라는 이미지가 이제는 모두 우리의 


마음 속에서 어두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대통령의 연설이 뒤따랐다. 그는 엄숙


하고 단조로운 목소리로 이 일은 인류가 창조된 이래 가장 위대한 사건이라고 선언했다. 


그 말에 옆에 있던 노인들이 웃음을 터트렸고 아마 나도 한두 번쯤 싱긋이 우었을 것이


다. 


하지만 그 말이 아무리 불합리하게 들렸더라도 누구나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었


다. 그것은 아담이 낙원에서 추방된 이후로 자기 집에서 그 보다 더 멀리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달의 궁전, 폴 오스터



3)


내가 아는 유명인 중에서 "인류의 달 탐사 행위"에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두 사람이 


있다. 언급한 마르틴 하이데거와 폴 오스터가 그 사람들이다. 폴 오스터의 가장 유명한 책


이면서, 동시에 가장 매혹적인 책에 대해서 어떤 비평을 한다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


다. 또한 책이 주는 감격이란 각자의 경험 세계에 속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한 사람이 


독단적 형언을 한 다는 것은, 좋은 책이 가진 본래적 의미에 대한 지나친 훼손이 될 것이


다. 그저 본인의 개인적 체험에 간주해서 첨언해본다면, 나는 그 책을 이십대 초중반의 


어느 언저리에서 처음 접했고, '달 탐사'가 왜 그렇게 우리에게 부정적인 의미로 기술되어


야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다.


 

슈피겔과 같은 입장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지금의 내가 -또한 우리가- 속한 


시공간적 경험 세계가, 1960년대 말의 미국인들과 지구인들의 그것과 지평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 "사건"의 본질적 의미가 체험적으로 와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폴 오스터가 


기술한 그 "정신적 충격"의 이미지를 아직도 지우지 못한 상태로 지금까지 왔고, 틈틈이 계속


해서 그곳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는 조금씩 왜 '적절한 거리두기'와 조화로운 


'공간적 배치'가 삶의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란 사실이 이해가 된다. 폴 오스터는 


부정적 이미지를 기술하기는 했지만, 그 단락에 특별한 해석을 첨가하진 않았기 때문에, 


이후 페이지에 전개되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했다. 당시의 내 삶의 시간적 배경


위에서 그런 종합적 상황이 이해가 될 바탕은 또한 없었다. "기술"이 삶에 주는 유용함과 


편리함이라는 배경이 전개되는 만큼, 우리는 "신화적 이미지"과 "몽상적 상상력"이 주는 


배경을 상실한다는 이해를 당시에는 전혀 전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 삶이 후에 적혀진 


배경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전에 적혀진 배경에 속한 사람들의 '경험적 공간'과는 멀어지


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술의 진보'로 삶의 영토가 그만큼 확장되었노라 지도


자들이 소리높여 외쳤지만, 폴 오스터가 저술한 그것만큼 "자기"가 되지 못하고, 자신의 


삶이 왜소해져 가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있다. "빛나는 밤의 여신"이란 이


미지의 대지에 "신화적 허구"라는 확증의 깃발을 꽂는 순간, 달과 우리들 사이에 존재했


던 "어둠과 매혹의 거리"또한 그만큼 좁아졌다. 우리는 그만큼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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