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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Sweet Dream 3

ooo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05 06:56:50
조회 1248 추천 31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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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uVjjX


이리 와...

 

그 여자가 내 얼굴을 끌어 당긴다.

촉촉한 그녀의 입술이 내 이마에서 턱으로 어느새 다시 내 입술로 옮겨간다.

나는 그 여자를 깊이 껴안는다.

 

가슴에 안겨 드는 그녀의 부드러운 몸.

내 몸에 고스란히 느껴지는 따뜻한 살의 감촉.

황홀한 그녀의 냄새... 너의 냄새

 

분명히 그 여자를 껴안고 있는데도 허공을 안고 있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에 나는 몸을 뒤척인다.

어느 순간 소스라치 듯 눈을 뜨며 벌떡 몸을 일으키는 나.

그 여자를 안고 입 맞추던 내 모습은 그저 행복한 꿈이었다.

이 지독한 허망함.

그리고 상실감.

 

너는 어디 있는 걸까.

분명히 나보다 먼저 태어나 어딘가에 살고 있을 너.

 

니가 탄 비행기를 눈 앞에서 놓친 이후 나는 더 이상 너를 볼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쩌면 그 것마저 실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본 사람이...  정말 너였을까?

 

정처없이 너를 찾아 헤매며 나는 하루하루 미쳐간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그 여자를

그리워하고

찾고

기다리고

 

그리워 하고, 찾고, 기다리며...

그리움과 고통이 차곡차곡 쌓인 그 절망의 무게에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쓰러진다.

 

너에 대한 모든 기억들이 이렇게 선명한데.

 

나를 마주보던 투명한 니 눈동자도

처연할 만큼 가늘었던 니 팔목과 사슴처럼 기다란 목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가슴도

깊은 늪처럼 나를 끌어당기던 니 머리카락도

황홀한 각을 그리며 꺾여 있던 니 쇄골도

니 등을 어루만질 때 내 손끝에 닿던 정교한 뼈의 마디마디까지

그 관절 하나하나까지 너무나 뚜렷한데

 

내 심장과 내 눈과 내 손이 다 기억하는데

너와 내가 얼마나 미치도록 사랑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생각나는데

 

너를 끌어안고 싶고, 입 맞추고 싶고

니 눈을 들여다 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은데

내 두 손으로 너를 만지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너는 어디 있는지

너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그걸 모르겠어서 나는 미칠 것 같다.

 

만나야 할 그 여자를 만나지 못해서

너를 찾지 못해서

 

내 마음은 회복될 수 없는 깊은 병이 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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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 베네치아>

 

민준아, 이번에 나도 서울 가게 됐어!” 세미가 흥분한 얼굴로 민준에게 달려온다.

 

그래?” 작업실 책상을 정리하며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민준.

 

뭐야, 나도 합류한다는데 하나도 안 반가운 표정이네?” 금세 샐쭉해지는 세미.

 

반갑고 안 반갑고가 어디 있어...” 가방을 매며 강의실을 나가는 민준에게 세미가 다시 쪼르르 따라 붙는다.

 

이번 S전자 프로젝트에 딱 9명 뽑힌 거야! 너랑 나, 그리고 3학년에 영국에서 온 애 있잖아? 필립인가?

걔랑 우리 둘 빼면 나머지는 다 이탈리아 애들이잖아!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했고.

그런데 한국 가서 일 시작하면 아무래도 우리한테 좀 유리하지 않을까? 그래도 같은 한국 사람들인데...”

 

“S전자는 이제 다국적 기업이나 마찬가지야. 한국 사람이라고 특별 대우같은 거 기대하지 마!”

 

건조한 음성으로 대답하는 민준에게 새침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세미의 눈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알았어! 특별 대우같은 거 바라지도 않아! 실력으로 인정받으면 되지!!암튼 잘 해보자는 거야!

어차피 우리가 여기서 계속 살 것도 아니고 공부 끝나면 한국 돌아갈 거잖아?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한테 엄청 좋은 기회야! 잘만 하면 유학 끝나고 바로 S전자가 스카웃 할 거라고 교수님도 그랬고!”

 

어차피 여기서 살 것도 아니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한국으로...

민준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사실3주는 실력을 발휘하기에 좀 짧긴 하지만.... 뭐 우린 잘 할 수 있을 거야!”

최대한 예쁜 표정으로 웃어 보이는 세미의 목소리가 이미 민준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우리 집에 가자! 내가 저녁 맛있게 해줄게!” 민준의 팔짱을 끼는 세미.

 

됐어. 내일 봐!” 세미는 제 팔을 빼내며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민준을 원망스럽게 바라본다.

 

치밀어 오르는 물음을 꾹 삼키며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세미.

싸늘한 베네치아의 하늘에 먹구름이 끼더니 금세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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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공항에서 그 여자를 놓쳤던 나는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로마로 유학을 떠났다.

 

영원의 도시 로마.

아름다운 그 도시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내 여자를 찾아서.

 

학교에 적을 두고 있었지만 사실은 틈만 나면 로마의 거리를 헤매며 그 여자를 찾아다니던 시간들.

로마에서 1년간 정신없이 그녀의 흔적을 찾던 나는 사이먼 교수가 기다리던 빠리로 다시 떠났다.

 

그때 그 여자가 탔던 비행기는 로마 발 빠리 행 비행기였으니까.

어쩌면 그 여자는 빠리에 살고 있을지도 몰랐다.

 

미칠 것 같은 마음으로 또 다시 그 여자를 찾아다녔다.

빠리의 골목 골목을 목적지도 없이 헤매 다니며 1년을 보냈지만 불행히도 나는 그 여자를 찾지 못했다.

 

빠리 생활을 청산하고 베네치아로 떠날 무렵 나는 반쯤 미쳐있는 상태였다.

더이상 그 여자를 찾아 다니다가는 그녀를 만나기도 전에 내가 죽을 것 같았다.

내 정신이 완전히 돌아 버리기 전에 내 자신을 추스려야 했다.

2년간 미친놈처럼 그 여자를 찾아 헤매며 지칠 대로 지친 나는 무언가 몰두하고 의지할 것이 필요했다.

베네치아 공대 건축 학과로 유학 온 나는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에 매달렸다.

교수들의 프로젝트에는 빠짐없이 참여했고, 내 스스로에게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또 시간은 흘렀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그 여자를 본 그날,

내 눈 앞에서 그 여자를 놓친 그날부터.

 

4년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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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공대 건축학과 데시아티 교수실>

 

이번S전자 프로젝트는 선발된 우리 학생들이 3주간 서울의 S전자 디자인 경영 팀과 일을 하고,

곧바로 S전자 디자인 경영 팀원 들이 베네치아로 와서 2주간 우리 대학에서 연수를 하는 일정이지.

이런 시도는 우리 대학으로서는 처음이지만 서로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거야.”

 

데시아티 교수가 다정하게 민준에게 말을 잇는다.

 

자네는 도시 건축과 자동차 디자인, 제품 디자인 등의 분야에 아주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어.

이번 S전자 프로젝트도 물론 잘 해내겠지만 자네가 졸업 후 유럽에서 일하고 싶다면

바로 포르세 디자인이나 주지아로, 아니면 마리오 보타 스투디오로 추천서를 써줄 수도 있네.”

 

감사합니다.”

 

노교수는 뛰어난 제자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 동양인 학생은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가 있고, 섬뜩할 만큼 무서운 재능이 있다.

수재들이 모인 베네치아 건축대학 석사 과정에서 도민준은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30년간 교직 생활 중 교수인 자신을 긴장시키는 감각과 재능을 가진 학생은 처음이었다.

그 엄청난 재능을 건축이든 디자인이든 마음껏 발휘한다면 천재적인 작품이 나올 것이 분명한데...

 

하지만 이 아이는 무언가 다른 것에 마음을 쏟고 있다.

그게...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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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눈빛이 어두운 사람이었다.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는 언제나 슬프게 빛났다.

그 여자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비련의 여주인공 역을 도맡아서 했다.

 

웃을 때도 느껴지던 처연한 슬픔, 나는 그 슬픈 웃음도 사랑했다.

깊은 울림을 내던 그 여자의 목소리를 사랑했고,

하얀 얼굴과 검은색의 긴 머리카락도 사랑했다.

그 여자의 몸도 그 여자의 마음도 그 여자의 생각도..

나는 빈틈없이 사랑했다.

 

그 여자는 마음속의 슬픔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어하지 않던 사람이었다.

세상의 누구에게도 저를 내보이고 싶어하지 않았던 그녀.

그 여자는 언제나 아주 짙은 화장을 했다.

세상과 경계를 짓고 사람들과 가까워지지 않으려는 그녀만의 방식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에 드러나는 그녀는 언제나 완벽하게 짙은 화장을 한 모습이었다.

비록 쇼윈도 부부였지만 명색이 남편이었던 유재경에게도 그 여자는 맨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사람들은 몰랐을 것이다.

짙은 아이샤도우와 붉은 립스틱을 지운 그 여자의 얼굴이 얼마나 말갛게 빛났는지.

그 여자가 얼마나 아이처럼 맑은 소리로 웃는 사람이었는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미소 지을 때

그 여자의 눈동자에 가득했던 슬픔이 거짓말처럼 걷혔다는 것도.

커다란 갈색 눈동자가 그 때 얼마나 행복해 보였는지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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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싶었던 세미가 베네치아 공대에 유학 온 건 오로지 민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마음을 분명히 알고 있을 거면서 민준은 늘 세미에게 무심하다.

 

오래 전, 건축학과 신입생이 된 세미가 설레는 마음으로 첫 수업에 들어갔던 스무 살의 어느 날.

우울한 표정으로 강의실 뒷자리에 앉아있는 민준을 본 그 날부터 세미는 그를 사랑했다.

그를 처음 본 순간 수백 개의 전구가 일제히 반짝거리며 빛을 내는 것처럼 머릿속이 환해졌다.

저 남자는 내가 일생을 두고 사랑할 사람이다!

세미는 정말 한 순간에 알아차렸다.

 

내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 남자.

민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던 그날 아침을 세미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민준의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날들.

빠리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민준은 한국에 잠시 머물더니 곧 로마로 유학을 떠나버렸다.

로마와 빠리를 거쳐 베네치아 공대까지 떠돌이처럼 이상한 유학 생활을 했던 민준.

세미는 결국 베네치아로 유학을 결정했고, 지난 2년간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하지만 고백은 하지 않았다.

단 한번도 그녀의 마음을 아는 척하지 않았던 민준.

고백을 하는 동시에 혹시 그를 잃게 될까 봐... 세미는 고백을 미루어 두었다.

 

-----------------------------------------------------------------------------

 

사랑해....

나는 또 꿈을 꾼다.

꿈 속의 그 여자와 나는 예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짙은 마스카라와 눈 화장을 모두 지운 그녀가 어린애처럼 내 품으로 안겨 든다.

어느 누구에게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맨 얼굴로 그 여자가 내게 입을 맞춘다.

 

내 눈을 들여다 보며 웃고 있는 그녀.

그 여자를 깊이 끌어안으며 내가 속삭인다.

 

사랑해

미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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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서울행 대한항공 기내>

 

굳이 우리 집이랑 그렇게 멀리 집을 구할 게 뭐야?” 세미는 투정을 부리며 민준을 째려본다.

 

1년 전부터 부모님이 미국에 체류중인 민준은 본가로 들어가지 않고 회사 근처의 단기 오피스텔을 임대했다.

같은 동네에서 매일 함께 출근할 생각으로 들떠있던 세미는 잔뜩 실망한 얼굴이지만 민준의 표정은 그저 무심하다.

 

왜 나한테 미리 얘기 안 했어?”

뭘 미리 얘기해?”

오피스텔 구한 거!!”

지금 얘기 하잖아?”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그가 서운해 세미는 입을 꼭 다물고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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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서울 S전자 디자인 경영 센터>

 

일찌감치 집을 나선 민준은 건물에 들어서며 시계를 본다. 출근 시간까지는 아직 1시간이나 남아있다.

이른 아침이라 한산한 로비를 거쳐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텅 비어 있는 사무실에 도착한 민준은 어제 오리엔테이션 때 지정된 자리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어제 오후 시장 바닥처럼 정신없이 사람들이 오가던 커다란 사무실이 지금은 고요한 적막에 쌓여있다.

책상 위에 가방을 내려 놓으며 무심코 고개를 돌리는 민준.

 

아무 생각없이 사무실을 둘러보던 민준은 명치를 얻어맞은 듯한 극심한 충격에 눈을 부릅 뜨며 숨을 멈춘다.

대각선으로 사무실 끝에 서있는 여자의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온 순간 눈동자에 불이 붙은 듯 뜨거운 불꽃이 튄다.

 

긴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은 목이 긴 여자 하나가 창 밖을 내려다 보고 있다.

순식간에 숨이 턱턱 막히며, 심장이 가슴을 뚫고 나올 듯 요동치기 시작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일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저도 모르게 그 여자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민준.

 

그 여자의 실루엣을 제외한 세상의 나머지 모든 배경은 암흑처럼 그저 검은 빛이다.

깜깜한 시야에 오직 그녀의 뒷모습만이 눈부신 빛을 내고 있다.

빛을 향해 가는 맹인처럼 민준은 허겁지겁 걸음을 옮긴다.

어둠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녀의 모습만은 너무나 명료하다.

 

숨을 내쉴 때마다 미세하게 움직이는 가녀린 어깨선. 기다란 목과 얼핏 보이는 섬세한 손가락.

 

그 여자다!

민준의 동공이 터질 것처럼 끝없이 확대된다.

 

그 여자다!

 

----------------------------------------------------------------------------

 

뭐야, 이휘경... 먼저 와 있는다더니....

 

송이는 창 밖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며 회사 입구로 들어서는 자동차들을 살펴본다.

 

모닝 커피 마시지 말고 기다려! 내가 30분 내로 갈 테니까!!

아침 일찍 회사에 왔다는 송이의 전화를 받은 휘경의 들뜬 목소리.

 

오늘은 아주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이상한 기분에 휩싸인 채 누워있던 송이는 뭐에 홀린 듯 회사에 일찍 출근 했다.

 

미리 좀 말해주지! 새벽 댓바람부터 출근한다고!... 그럼 내가 데리러 갔잖아?

근데 왜 이렇게 일찍 간 거야? 뭐 밀린 작업 있어?

 

아니, 그냥 새벽에 일찍 잠이 깼어..

 

거봐, 너 너무 외로워서 새벽에 막 잠이 깨고 그러는 거야! 결혼할 나이가 된 거라니까!!

오늘은 우리 진지하게 얘기 좀 해보자, 우리의 결혼에 대해서!! 암튼 빨리 갈게! 기다려!!

 

송이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짓는다.

발을 공동 구르며 운전하고 있을 휘경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차가 많이 막히나?

 

고개를 길게 빼고 창 밖을 내다보던 송이는 핸드폰을 꺼내 든다.

 

-------------------------------------------------------------------------------------

 

빙글빙글 미친 듯 돌아가는 세상.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사물과 배경이 궤도를 이탈한 듯 마구 움직이며 이리저리 흐트러진다.

테이블과 의자와 창문, 사무실의 집기들, 창 밖의 하늘.

모든 것이 제멋대로 헝클어진 세상에 그 여자의 뒷모습은 점점 더 또렷해 진다.

 

하아...

어금니를 물며 숨을 들이쉬는 민준.

때 마침 창 아래를 내려다 보느라 그 여자가 살짝 얼굴을 움직이자 그녀의 옆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꿈에도 잊지 못하던 그 얼굴을 본 순간 민준의 안면 근육이 꿈틀대며 경련이 일어난다.

 

찾았어!!

 

민준은 미친 듯이 책상과 의자를 밀치며 그녀를 향해 달려간다.

 

니가 여기 있었어!!

 

정신없이 달려오는 민준의 기척에 전화기를 들고 있던 송이가 고개를 돌린다.

무심코 얼굴을 돌리며 뒤를 보는 순간 무언가가 벼락처럼 그녀를 끌어안는 바람에 송이의 몸이 휘청거린다.

엉겁결에 민준의 가슴에 안긴 송이는 반사적으로 그를 밀어내며 놀란 눈으로 민준을 올려다 본다.

 

저를 보고 있는 맑고 투명한 눈.

드디어 다시 마주한 그 여자의 얼굴.

 

온 몸의 혈관에 뜨거운 피가 격정적으로 솟구친다.

가슴이 폭발할 것처럼 떨려온다그 여자를 찾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혹시 만지면 사라져 버리는 꿈은 아닐까?

눈 앞의 이 여자가 허상일 수도 있다는 끔찍한 두려움이 그의 마음을 공포로 뒤덮는다.

 

호흡을 멈춘 채 송이의 뺨으로 커다란 손을 뻗는 민준.

 

뭐야, 당신?” 송이가 낮은 비명을 지르며 그의 손을 매섭게 떨쳐낸다.

 

그리운 목소리.

꿈에 그리던 너의 목소리.

니가 예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여기 살고 있었다니...

 

광기가 번뜩이는 민준의 눈빛에 압도당한 채 얼어붙은 듯이 그를 응시하는 송이.

 

낯선 남자의 얼굴이 그녀의 눈 앞으로 성큼 다가온다.

송이의 얼굴이 비칠 만큼 가까워진 새까만 눈동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 검고 깊은 눈동자를 마주본다.

 

오늘 새벽 잠에서 깨어났을 때처럼 이상한 기분.

알 수 없는 슬픔.

 

커다란 그의 손이 거칠게 송이의 목덜미를 끌어당긴다.

단단한 팔로 그녀의 허리를 순식간에 감싸 안는 민준.

뜨거운 그의 입술이 놀란 눈으로 저를 보는 그녀의 입술에 맞물려 온다.

 

내 품에 딱 들어맞는 반쪽처럼 안겨지는 너의 어깨.

니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달콤하고 익숙한 냄새

애타게 그리웠던 니 입술.

손 끝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너의 등과 정교한 뼈마디.

눈 감고도 알 수 있는 니 몸 구석구석의 감촉.

내 몸의 수많은 세포들이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는 니 몸과 니 냄새, 니 느낌..

 

뜨겁고 격렬한 입맞춤에 송이의 하얀 얼굴이 뒤로 꺾여 진다.

 

꿈을 꾸듯 감긴 그의 속눈썹과 알루미늄 조명이 매달린 하얀 천장이 동시에 그녀의 시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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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이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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