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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올려도 될지 모르겠지만..(지수 얘기)

ㅇㅇ(125.129) 2014.12.11 22:29:57
조회 1741 추천 26 댓글 11

														

어차피 여기는 지수 까는 사람들 없을테니 여기다 올려봤자 상관도 없겠지만..

혹시나 그런 애들이 여기 와서 한 번 읽어줬으면 해서 쓴다


아직도 별 근거도 없이 까기 위해 까는 애들이 너무 많길래..


참고로 세 줄 요약은 불가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어서 안 읽을 사람도 많겠지만 일단 써 봄.. 적어도 진심을 가지고 열심히 ‘피해자’들을 변호하며 A를 욕하는 사람들은 길더라도 관심있게 볼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일단 욕하는 건 자기 자유라고 치자. 물론 비난의 정도가 심하면 당사자나 대리인에게 고소당하겠지만… 

그래도 진짜 한 번만 읽고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자, A라는 애가 있는데, 어떤 사람이 익명으로 A가 사람들을 데이트 강간했다고 말해. 그러면서 증거자료를 막 뿌려. 익명의 사람이 털어놓는 A의 ‘막장 과거’의 가장 큰 줄기는 이 ‘성폭행’이야. 그치만 자잘하게 얘가 실은 동성 애인을 만났고 그래서 이게 A랑 걔랑 대화한 거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줄기들도 붙였어 이야기에. 자 근데 성폭행에 대한 증거로 제시한 게 AV배우를 도용한 사진인게 드러났지.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익명의 사람이 제시한 증거 중 A의 것임이 확실하게 드러난 건 어떤 짧은 음성이 전부야. 자 그러면 바로 전 문장에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 소위 ‘막장 과거’에 대한 제일 큰 줄기의 증거자료가 날아간 건 맞잖아. 어쨌든 사람들이 A를 욕하게 된 건 다른 무엇보다도 A가 ’성폭행’이라는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른 사람이기 때문이었으니까. 


그럼에도 A를 욕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아마 이럴 거야. 


1) 피해받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용기내서 증언하고 있는데 왜 가해자는 말이 없어? 진짜 자기가 저지른 범죄가 맞으니까 말이 없는 거잖아? A는 성폭행 저지른 애가 맞아.

2) 비록 그게 도용이었어도 얘가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존재하잖아. 그들의 증언을 무시하면 어떡해? 얘 성폭행하고 다닌 거 맞다고 생각해.

3) 어쨌든 과거에 깨끗하게 살았더라면 이런 일은 애초에 터지지도 않았을 거야. 도용이니 뭐니 하니까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A라는 애는 적을 많이 만들면서 살았을 거야.


 


이런 사람들의 글들을 쭉 읽다보면 약간 공통적인 전제가 깔려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A는 어찌 됐든 큰 사건의 당사자가 되었고, A가 직접 입을 열어서 이 모든 걸 해명해야 해.”


바로 여기서 문제가 생겨. 우리들, 즉 대중들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도, 사건을 수사하는 사람들도, 혹은 A가 일으켰다는 범죄 행위들의 희생자도 아니잖아. 즉 A가 입을 열어서 자신의 입장을 대중들에게 시원하게 밝힌다면 우리의 궁금증은 다 해소되겠지만, 우리에게는 그 걸 대답하라고 강요할 권리가, A에게는 그 걸 대중들에게 반드시 밝혀야 할 의무가 없다는 거야. 즉 입장을 공개하는 건 우리와 A 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행위가 아니며, 이 건 A가 ‘억울하냐 혹은 쫄리냐’와는 상관이 없는 문제라는 거야. 계속해서 A더러 대중들 앞에 당당하게 서서 이야기하라는 외침은 그저 우리 대중들의 호기심을 빨리 충족해 달라는 말밖에는 더 의미를 갖지 않아. 왜냐면 그럴 의무가 없으니까.



그러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아니 나라면 억울해서라도 앞에 서겠다. 자기가 잘못한 게 있으니까 저러고 숨어 있는 거잖아.”


앞서 말했듯이 앞에 선다는 건 A의 의무도 아니고 우리가 당당히 요구할 권리도 없잖아. 그치만 이렇게 억울하다면서 입장 발표를 안하는 A의 ‘태도’를 문제삼을 수도 있겠지. 나는 여기서 잠시만 다른 이야기로 예를 들어보고 싶어.


만약 우리가 살아온 날들이 낱낱히 공개되어 불특정다수에게 퍼지면 어떨까? 분명히 아름답지만은 않을 거야. 친한 친구들과 나누던 뒷담화나 비속어들, 나와 사귀던 사람들이 본인의 시각에서 남긴 구남친 / 구여친스러운 나를 향한 나쁜 말들, 혹은 나와 사이가 틀어졌던 친구가 쓴 오해 가득 담긴 말들, 어쩌면 각자 취향에 따라 즐기던 남들에게는 말하기 조금 부끄러운(?) 것들(애인과 나눈 닭살 대화들이나 덕질의 흔적, 초딩 때 쓴 판타지 소설 등등), 혹은 사람에 따라 더 밝히고 싶지 않은 과거들도 있겠지?


지금 ‘당신들 중 죄가 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고 말하려고 이렇게 이야기를 꺼낸 게 아니야. 왜 A가 비록 자신의 의무는 아니더라도 떳떳하게 사람들 앞에서 입장 발표를 안하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는 거야. 

자, 동의하지 않더라도 한 번 A가 ‘성범죄’라는 혐의에서 무고하다고 생각해보자. A가 사람들을 성폭행한 적도, 마음대로 아웃팅하고 다닌 적도 없다고 생각해보는 거야. 그럼에도 동시에 A는 남들에게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생활을 가지고 있을 수 있잖아. 이 건 서로 상충되는 말이 아니니까.

그래도 동의할 수 없다면, 가상의 인물을 한 번 생각하고 얘기를 해볼게. 왜냐면 나는 A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살아 왔는지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까.


 자 그럼 한 가상의 인물(남자라고 해보자)이 있어. 어떤 익명의 사람이 말하길, 이 남자가 그 익명의 사람을 비롯한 몇 명의 여자들을 임신시켰대. 심지어 이 여자들은 그 관계를 원하지도 않았다는 거야. 그러면서 여러 장의 초음파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어. 동시에 그 남자가 원래부터 나쁜 놈이라는 걸 보여준다면서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거친 언행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대화창 사진이 곁가지로 같이 제시되었어.

 그런데 몇몇 사람들이 찾아보니까 증거로 제시했던 초음파 사진은 드라마나 영화에 짧게 등장했던 것과 똑같은 거야. 뒷배경도, 초음파 사진 속 날짜들도 모두 동일해. 하지만 익명의 사람은 실제로 강제로 임신하게 된 게 사실이고, 초음파 사진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다른 걸 가져다 썼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 이를 믿어주는 사람들도, 남자가 누명을 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자 근데 이 남자는 자신이 여자들을 임신시킨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당당하게 공개석상에 서서 입장을 표명하는 대신 그 익명의 사람을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소했어. 왜일까? 우리 중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이 남자도 공개 석상에 서면 원하지 않는 것들을 하나하나 해명하고 밝혀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이 가상의 남자는 사실 무정자증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FTM 트랜스젠더일 수도 있어. 남자의 성향, 가치관에 따라서 이런 사실들은 공개석상에 밝히기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 또한 어쩌면 사실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던 것이지만, 여러 번 여자들과 교제했다는 것을 밝히기 싫을 수도 있겠지. 추가적으로는 이 남자가 평소엔 고운 말만 쓰지만 친한 친구들을 만나면 비속어를 쓰기도 한다는 걸 밝히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그렇지만 무엇보다 남자에게 중요한 건 ‘강제로 임신시켰다’는 무거운 범죄 혐의를 벗는 것이잖아. 이건 무정자증이니 혼전 순결이니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범법 행위’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익명의 여자나 다른 ‘피해를 받았다는’ 여성들은 남자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지 않은 상태잖아. 그렇기에 성폭행 혐의로 고소된 재판에서 승소하여 누명을 벗을 수도 없게 되었지. 따라서 남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안은 그 익명의 여자를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는 것이겠지. 


나는 이 가상의 이야기가 A의 이야기와 일대일로 대응되기 때문에 만들어낸 것이 아니야. A가 부끄러운 과거가 많아서 나오지 못한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고. 그거야 내가 모르는 일이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어떤 중범죄 혐의를 썼다고 지탄받는 사람이 사실은 무고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공개 석상에 서지 않을 수 있다는 거지. 게다가 그 범죄 혐의로 A가 고소 당하지 않았지. 그래서 A는 ‘무죄’ 판결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떳떳함을 보일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혐의를 뒤집어씌운 사람을 고소하는 방법밖에는 없잖아. 


또한 행여나 A가 ‘성폭행’이라는 것에 대해 무고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A가 입을 열지 않는다는 게 무언가를 더 증명하거나 하는 건 아니라는 거야. 물론 계속 얘기했듯이 A가 입을 열 의무가 있는 것도 절대 아니고.





즉,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의 자초지종을 하나하나 자세히 궁금해 할 수는 있겠지만, A가 그걸 충족시켜주지 않는다고 해서 A가 범죄를 저질렀음을 시인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A에게 빨리 해명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거야. 


여기까지가 반응 1)에 대한 이야기였어.





이제 반응 2)와 3)은 앞에서 얘기한 것들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짧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증거? 그래, 그거 어그로 좀 꼬인 거야.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피해자들의 증언이 아직 존재해. 난 A가 가해자라고 믿어.”

“애초에 잘 살았어야지, 좀 성격이 별로긴 하니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잖아?”



우선 1)에서도 얘기했어야 했겠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잖아. 물론 이 원칙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여러 담론이 활발히 오간다고 들었어. 그러나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이 건 A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나누어야 할 이야기겠지. 지금은 A와 관련된 ‘구체적인’ 일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무죄 추정 원칙에 의하면 피고인은 유죄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게 맞겠지. 


근데 또 문제는!! A는 아직 고소를 당하지도 않았다는 거야. 무죄 추정이고 뭐고 할 것도 아닌 거지. 즉 법이나 사법 시스템 그 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이거나 혹은 직접 인간의 죄를 심판하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라면, A를 ‘성소수자라서 당당히 고소를 하기도 힘든 여자들을 데이트 강간한 파렴치한 인간’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겠지.


뿐만 아니라 A가 고소를 당한 입장이 아닌 이상, 법정에서 A가 성폭행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할 상황은 오지 않을 거야.. 할 이유도 없고. 물론 대중들 앞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앞서 얘기했듯이.




그리고 A가 ‘동성’을 성폭행했음을 증명하기 위함이라며 A가 ‘여자를 만났음’을 증명하려고 하는 것은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다들 그렇게 조심하는 아웃팅이 될 수 있어. 지금 ’피해자’들을 응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성소수자나 성범죄에 대한 각자의 가치관과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리라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할게. 


우선 A가 동성을 만나든 이성을 만나든 둘 다 만나든 그건 A의 사생활이니까 우리와는 1g도 관계가 없고 A라는 사람을 판단할 근거가 될 수도 없지. 그런데 자꾸 ‘그걸 증명하겠다’, ‘A는 ‘진짜’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아웃팅이 아니다’ 하면서 행하는 그런 행위들은 안타깝게도 아웃팅이 맞아. 아니 적어도 그럴 확률이 있어. 자신의 성적 지향이라는 건 누군가 정해주는 게 아닌 거 알잖아. 아무리 ‘걔는 진짜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아웃팅이 아니야’라고 합리화한대도, 당사자가 본인의 성적 지향을 공개하지 않는 한(그럴 의무도 필요도 없지만) 그런 이야길 하는 사람들은 아웃팅을 저지르고 있을 확률이 있다는 거야(ㅠㅠ).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증언을 가지고 ‘빼도 박도 못하게 A는 범죄자’라고 말하기는 힘들어. 왜냐면 그건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니까. A가 실제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되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수도 있는 일이고. 

만약에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A를 욕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피해자들’을 걱정하고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것이라면, A를 욕하고 A를 심판하는 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야. 만약 A가 ‘피해자’들을 강간했다고 믿는다면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일들을 해야지. 그러니까, 오히려 이미 A 측에서 고소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당하게 맞고소를 해서 A를 법으로 심판받을 수 있게 하는 게 맞는 거지. 


어쩌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 한국 사회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성소수자들이 어떻게 그 힘든 ‘성범죄’ 재판을, 그것도 ‘동성 간의 성범죄’ 재판을 당당하게 나서서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거라고. 근데 이러나 저러나 A가 고소를 진행하고 있는 이상 ‘피해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결국 경찰, 검찰에 소환될 수밖에 없어. 이미 소환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오히려 이렇게 자꾸 온라인이나 매스컴에서 거론되는 것보다는 고소장을 제출하고 비공개재판을 진행하는 게 더 그들이 아웃팅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인 거지. 그들을 아프게 한 당사자를 법으로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고.


물론 성범죄라는 게 입증하기 힘들다는 건 알아. 이성 간의 성범죄도 그러한데 동성 간의 일은 정말 힘들겠지. 


그렇지만 적어도 우리가 각자 스스로 신이 되려고 하면 안되잖아. 한국의 사법 시스템이 그렇게 허술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진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공개된 가짜 증거들이나 본질과는 관계 없는 추문들이 아니라 좀 더 확실한 증언들이 있으면 왜 제대로 심판받지 못하겠어. 대부분의 성범죄 재판이 ‘확실한 증거(성폭행 영상이라든가)’를 가지고 있지 않을텐데 말이야. 다만 이제껏 제시된 증거들은 성폭행이라는 범죄와 크게 관련이 있지 않았다는 거지. 혹은 관련이 있었다면 도용인 것이 밝혀졌거나. 분명 범죄의 피해자라면 제대로 뭔가를 입증할 수 없는 의미없는 카톡대화들 대신에, ‘사귀고 있음 or 헤어짐’을 증명할 대화나 원치 않았던 성적 접촉에 대한 대화, 아니면 확실한 범죄 날짜(적어도 발생년도와 해당 월)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니면 정말 최소한, 아웃팅이라는 보다 입증하기 쉬운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수도 있잖아. 


지금 A를 소위 ’쉴드’치는 사람들이 단지 성범죄를 우습게 봐서, 소수자 감성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 일단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사람이고, 덮어 씌워진 혐의로 고소장조차 받지 않은 상태에서 확실하지 않은 제 3자의 말들만 둥실둥실 떠다니기 때문에 반박하는 거니까. 게다가 ‘피해자’들은 성폭행이라는 혐의와는 상관없는 추문들(심지어 직접 들은 것도 아닌 전문 증거들)만을 유포하고, 성폭행에 대해서는 증거들이 반박될 수록 점점 입을 열지 않기 때문이야. 그들을 신뢰하려면, 적어도 ‘몇 년 몇 월 며칠 경, 어디서 만나서 무엇을 하다가 어디로 이동했고 원치 않는다고 말을 했지만 강제로 성적인 접촉을 행했다’는 류의 증언이 있어야 했지 않을까? 자극적인 노출 사진이나 증언보다는…. 게다가 자극적인 증거들은 반박되고 난 후에 ‘피해자’들에게서도 사라져버렸잖아. ‘피해자’들을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잔인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직접 A를 고소하지 않는 한 ‘피해자’들의 말만을 곧이곧대로 믿기엔 너무 무리인 스토리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해.




그리고  원래 꺼내려던 내용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올린 공식 입장 발표를 보고 어이없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아. 아무래도 가장 문제가 된 건 ‘성소수자라는 그늘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나오라’는 문장이었겠지? 


이게 문제가 없는 문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어처구니 없는 코멘트인 게 맞지. 다만 회사에서 유포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식으로 썼잖아. 여러 명이 아니라 한 명의 지인일 것이라고. 이처럼 그 대상을 이미 짐작하고 있기 때문에 했던 말이라고 생각해. 맥락 상 그렇게 읽히기에 넘어갈 수 있었지만 분명 오해하고 읽을 수 있는 말이고, 회사에서 검토해서 맥락을 추가해주었어야 하는 게 좋았을 것 같다. 그치만 바보 같은 문장 하나로 본질을 흐리기에는 성폭행이라는 사안이 너무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해…




마지막 3)과 같은 발언은 본인의 자유에 따라 말할 수 있지. 내가 뭐라고 ‘당신들 그러면 안돼!’ 할 수 있겠어. 다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부탁하고 싶어.


A는 ‘애초에 잘’ 살아왔을 수도 있고, 아니면 망나니처럼 살았을 수도 있지. 우리는 A와 아는 사이가 아니니까 모를 수밖에 없어.

문제는 어차피 알 수 없는 사실인데 A의 성격, 인생을 추측하면서 까는 거야 자기 자유라지만, 상황이 상황이니까.


그냥 아무 일도 없는 어떤 연예인 ‘홍길동’이라면, ‘홍길동 쟤 말투 보니까 좀 ~~할 것 같더라’, ‘홍길동 동창들이 하는 말 들으니까 쟤 좀 ~~인 것 같더라’하는 건 뭐 그래.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비록 ‘옳은 일’이라고 말하기엔 좀 그렇고, 또 홍길동 팬들은 가슴이 찢어지겠지만. 뭐 어쨌든 이런 추측에 의한 뒷담화는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늘 겪고 사는 문제니까 말이야. 


근데 지금 A는 ‘성폭행’이라는 어마어마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손가락질 받고 있어.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몇몇은 아직도 그게 루머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어. 그렇지만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서, 익명의 ‘피해자’들이 A를 성범죄로 고소하고 그녀의 죄를 입증해서 유죄를 판결받게 하기 전까지는 A를 무죄인 걸로 추정해야겠지(심지어 아직 피의자도 피고인도 아니지만). 그러면 아직 유죄로 선고받지도, 아니 아예 고소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되는 와중에 A의 성격과 살아온 날들에 대해서까지 추측하며 욕한다면 A의 멘탈이 정상적으로 남아있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것 같지 않아? 

그러니까 내 말은, 꼭 까지 말라는 게 아니라, 굳이 지금 까야겠냐는 거야. 뭐 까더라도 본인의 자유지만 굳이 힘든 사람을 끝까지 몰아붙이는 건 너무 가혹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강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지수 까는 사람들이 혹시 있었다면 읽고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네. 너무 긴 글이려나. 


뭐 어차피 팬들 모인 곳에서 이런 얘기 해봐야 크게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호기심을 정의로 위장해서 A에게 입을 열라고 다그치거나, 아직 입증되지도 않은 것들로 A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사람들이 좀 줄어들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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