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가 바크 1호와의 전투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였다.

시도 때도 없이 철로를 활주하는 바크 1호..

타격을 주기는 커녕 방향 전환 레버를 건드리는 것 조차 너무 버거웠다.

지쳐서 거의 포기했을 무렵...

그때, 그가 등장했다. 

그는 롱소드 한자루와 방패만을 가지고 거칠게 기적을 울리는 바크 앞에 마주섰다.

그리고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의 화려한 검사위에 바크는 더이상 전진하지 못했고 우리는 바크 1호를 처치할 수 있었다.

바크 1호와의 전투가 끝난 후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는 말이 없었다.

"..."

나는 그가 누구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존함을 알려주십시오."

그는 나에게 녹슨 동전 하나를 건내며 나지막히 얘기했다.

"나와 같은 자에게 이 동전을 주며 '하하'하고 웃으면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겁니다."

동전에는 방패가 그려진 작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바크 1호의 전리품들을 처분한 후에 그를 찾으리라 결심하였다. 

마을로 돌아와 전리품을 처분하고 있는데, 익숙한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곧바로 그 문양에 다가갔다. 

낡은 옷에 새겨진 동전의 문양과 똑같은 문양...

그리고 그 옷을 입고있는 사내..

나는 그에게 동전을 보여주고는, 웃어보였다.

"하하"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하?, 내 얼굴에 뭐가 묻었소? 왜 웃으시오?"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옷에 그 문양을 보았소"

그는 그 옷의 출처를 알려주었다. 

이그나흐강 중류 어딘가에 있는 마을에서 

빈민들에게 식량과 의복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하였다.

나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바로 길을 떠났다.

이그나흐강을 따라서 며칠을 걷자 자그마한 마을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앞에는 강인해 보이는 여기사 한 명이 자신의 키만한 방패를 들고 보초를 서고 있었다.

나는 바크 1호에서 도와준 그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녀에게 동전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웃어보였다.

"/웃음"

그녀는 뭔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는 이내 다시 눈을 돌려 보초를 서기 시작했다.

나는 더욱 더 크게 웃어보였다.

"하하"

잇몸이 드러나고 팔자주름이 도드라져 보이는 경박한 웃음이었다.

나는 처음 보는 여자에게 이상한 얼굴로 웃고있으니 부끄러웠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크게 웃자 다시 내게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는 나와 같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푼수"

땅으로 내리쬐는 햇빛에 그녀의 미소와 동전의 새겨진 문양이 밝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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