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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립으로 지울 수 없는 흉터 1

K(125.185) 2013.12.28 01:00:32
조회 7047 추천 66 댓글 9
														

출처 : 【腐】ついログづめ【黄笠】 | アズミ@29日:東2/P07a [pixiv] http://www.pixiv.net/member_illust.php?mode=medium&illust_id=4020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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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체. 브금주의.



1



 카사마츠는 하루가 너무 길다고 생각했다. 어깨가 부서져 내릴것처럼 아파왔다. 그는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집 근처에 있는 서점쪽으로 거의 도착했을 때, 그 서점의 주인 성격 답지 않게 드물게 큰 브로마이드가 붙은 것을 보고 카사마츠는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그 브로마이드의 실린 얼굴은 카사마츠가 아주 잘알고 있었던 사람이 주인공이었다. 브로마이드를 보는 그의 표정은 오랫만에 '친구'를 보는 것처럼 눈에는 신기함이 담겼고 뻗는 손가락 끝에는 그리움이 묻어있었다. 


 카사마츠가 보고있는 브로마이드 속 얼굴은 그가 품고 있는 기억보다 좀 더 어른스러웠고, 얼굴 선도 뚜렷했다. 몸은 더 아름답게 다듬어져있었고, 카메라를 보고 있는 금빛 눈은 예전보다 더 깊게 빛났다. 보지못했던 그 세월을 무시할 순 없었는지 그의 기억 속에서 자리 잡고 있던 모습과 다르게 어린 티가 없었다. '키세 료타'는 확실히 '최고'라고 불리는 정상급 연예인으로 불릴 만했다. 그 사실이 너무 확연하게 들어나서, 카사마츠는 입안이 조금 쓰게 느껴졌다. 브로마이드 속에 남자는 카사마츠 자신이 생각해오던 남자와 다른 사람으로 훨씬 더 성장했고 아름다워져 있었다. 그것은 현재의 카사마츠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카사마츠는 길게 더 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브로마이드 속 키세를 만나 잠시 동안 잊고 있던 어깨통증, 상사의 잔소리, 집에 가서 처리해야하는 밀려버린 업무들이 다시 살아 꿈틀거렸다. 카사마츠는 지쳐있었다. 삶에, 사람에, 자신에게.


 사실 카사마츠는 '키세료타'의 얼굴을 새삼스럽게 가던 길을 멈춰서 보지 않아도 알고 있다. 그만큼 키세는 유명하고 또 유명했으니까. 더욱이 회사 탕비실만 가도 여직원들이 키세이야기를 하고, 집에서 받아보는 신문에도 간간히 키세의 얼굴이 실린다. 주말 저녁에 트는 TV에서 키세가 매주 고정게스트로 나오는 쇼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사실 카사마츠는 현재의 키세를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새삼스럽게 멈춰서면서까지 본 까닭은....



[아, 카사마츠씨. 마침 잘왔네. 이 분 알지?]


[.......]


[안녕하심까. 키세 료 임다.]



 확인하고 싶었던 게 더 컸다. 카사마츠 자신이 오늘 회사에서 직접 본 '그 얼굴'이 맞는 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다. 서류파일을 들고 가던 회사 로비에서 만난 얼굴은, 만나지 못했던 몇 십년을 뛰어 넘었고 카사마츠를 보는 그 시선이 흔들림조차 없어서 카사마츠는 숨쉬는 것도 잊어버리게 했다. 그리고 몸을 굳게 해버렸다. 오히려 여유롭게 인사하던 쪽은 키세였다. 선처하듯 내민 그 길고 반듯한 손 하나에 카사마츠가 시선을 두며, 그가 정말 키세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등학교 시절 늘 봐왔던, 그 손이었으니까. 자신의 기억과는 미묘하게 다른 그 얼굴에 유일하게 비슷했던 것이 '손'이었다. 어설프게 마주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카사마츠는 서둘러 손을 놓으려고 뒤로 뺐으나, 착각할만큼 잠시 키세의 손이 세게 카사마츠의 손을 잡았다. 그 세기에 카사마츠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볼때 애석하게도 옆에 있던 직원의 목소리에 손 안으로 담겼던 온기가 흩어져 내렸다.



[이번 우리 회사 대표 모델로 계약된건 자네도 알고있지?.이제 우리 회사 신제품은 많이 팔리겠구만.]



키세는 작게 웃으며 그정도는 아니라고 말했고, 카사마츠는 상사에게 인사를 하곤 자리를 떠났다. 뒤로 꽂히는 시선에 숨이 막히는 느낌을 애써 외면하며 걸어가는 발걸음이 유난히도 무거웠다. 카사마츠는 서둘러 코너를 돌아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마주잡은 손이 열에 데인 것처럼 화끈거렸다. 몇년을 마주하지 않은채 살아왔는데, 그래서 겨우 신문이나 TV에서 나오는 키세의 얼굴에도 무더졌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손한번 잡은 걸로, 몇년만에 직접 만났다는 이유하나로 미친듯이 뛰는 심장에 카사마츠는 절망했다. 거울 속 자신의 꼴사나운 표정을 마주하며 카사마츠는 깨달았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에게 열병과도 같았던 짝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카사마츠는 몇년만에 그 열병을 다시 마주했다. 그것이 그가 새삼스럽게 키세의 브로마이드를 다시 본 이유였다. 


 카사마츠는 집에 도착해 소파에 무너지듯이 쓰러졌다. 머릿속은 낮에 회사에서 만난 키세로 가득 차 있었다. 해야하는 일이 있음에도 선뜻 움직일 수없었다. 자괴감이라고 표현하면 좀 더 쉬울까. 카사마츠는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 누구보다 유능하다고 표현하지는 못해도 남들이 해오는 만큼 하는, 사리 분별이 가능한, 유감스럽게도 더이상 열정적이지 못하는 그런 남들과 같은 어른이 되었고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늘 키세를 마주보게 되면서 카사마츠는 깨달았다. 키세는 그 세월동안 어른이 되어 있었다.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건 자신이었다. 그 사실이 카사마츠를 절망스럽게 했다.



"다행스럽게도 네 녀석은 아무렇지 않구나."



카사마츠는 파묻은 얼굴에서 미약하게 말하며 어쩌면 지금과는 다른 전개가 되었을지 모르던 그날을 떠올렸다. 그날이 아직도 미련처럼 남아서,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서 기생충처럼 기생하는데 그런 자신과는 다른게 너무나도 담백하게 저를 보며 인사하던 그 키세의 얼굴이 그날 이후 가슴으로 묻을 때까지 아파하던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아서, 카사마츠는 그 날 이후 자신이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다는 걸 다시한번 느꼈다. 


 그날은 차마 욕심 낼 수 없어서 자신이 배려했던 날이며, 그 배려를 수없이 후회하면서도 다시 돌아가도 그 배려를 할 거라는 것을 알기에 우스울 수 밖에 없었던 날이었다. 지금처럼 시린 눈이 내리는 계절이었고, 카이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생활을 준비하던 순간이었다. 그날은, 카사마츠에게 짝사랑을 그만 둘 수 있는 선택지를 주었고, 키세가 눈물로 섞여든 고백을 들었던 날이었다. 그리고 그날은, 자신이 키세를 위해 그의 고백을 배려했던 날이었다.



[선배, 좋아함다. 정말로. 좋아함다.] 





그날 카사마츠가 선택한 것은 오직 키세를 위한 '배려'였다. 




다른 건 생각할 수 없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C8w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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