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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위선자들의 도시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4 23:53:04
조회 121 추천 5 댓글 3

- 지금까지 왕실 수석 디자이너 수리였습니다. 모두 편안한 밤 되세... -

“흥..!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이긴...”
라디오에선 진행자의 따스한 인삿말이 흘러나왔지만 나는 콧방귀를 뀌며 거짓말만 흘러나오는 상자를 꺼버렸다.


별들의 도시 메인해튼은 삭막한 곳이다.

모두가 친절한 말을 내뱉지만 그 중에 진실은 없다.

하지만 내게 그들을 욕할 자격은 없었다.
달콤한 거짓말을 토해내는건 나도 마찬가지였기에...


“애플잭, 거기있니?”
“네, 가요. 이모!”
창가에 앉아 밤하늘을 지상으로 옮긴듯한 도시를 바라보던 나는 내가 이 잿빛 도시에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포니의 방으로 향했다.


오렌지 이모.


그녀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돈을 벌기 위해 메인해튼으로 찾아온 나를 받아들여주었고,
내가 어머니와 함께했던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나를 품어주셨다.

... 어머니의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지금, 오렌지 이모는 사실상 어머니나 다름없는 포니였다.


“이모, 제가 왔어요”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이모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이모의 발굽을 붙잡자 아직도 따스한 이모의 온기와 어느새 거칠어진 발굽의 감촉이 이모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리라는 맹세를 깨게 만들었다.


“오, 애플잭...”
침대시트가 젖어들어가자 이모의 주름진 얼굴에 주름이 늘었다.

“별거 아니에요.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나는 눈물을 닦아내고 이모에게 안심하라는 듯 미소지어주며 말을 건넸지만,
우리 모두 내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미안하구나... 너는 더... 순수한 아이였는데...”
이모는 내 볼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이 곧 나를 남겨두고 떠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 아니면 거짓말을 할때마다 얼굴이 빨개졌던 내가 이젠 거짓말을 능숙하게 하게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것을 보는게 너무나도 괴로웠다.


“이모, 저는 괜찮아요”
나는 또 한번의 거짓말과 함께 이모를 안아주었다.

이번에도 이모는 내 거짓말을 눈치채셨지만 더 이상 지적하기엔 지치셨는지 깊은 한숨과 함께 내 몸에 머리를 기대셨다.


“힘들면 언제든지 말하렴”
“걱정하지 마세요, 이모”
나는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모를 안심시킨 후 침대에 눕혀드리고 방 밖으로 나왔다.


문을 닫자 이모 앞에선 차마 보여줄 수 없는 감정들이 마구 소용돌이쳤다.

괴로웠다.
힘들었다.
외로웠다.
절망스러웠다.
...
죽고싶었다.

나는 비명지르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모가 들을 수 없을 때까지 걸어간 후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오늘은... 좀 마셔야겠네...”
오늘따라 돌아가신 오렌지 삼촌이 더욱 그리워지는것을 느끼며 나는 모자를 뒤집어썼다.


밤에도 쉬지 않는 마차들 사이를 지나 자주 가는 바에 도착한 나는 항상 앉던 자리에 앉아 어제와 같은 주문을 했다.


‘오늘은 좀 소란스러운데?’
술잔을 받고 갈색 액체가 채워져가는 것을 보던 나는 작은 목소리로 웅성거리는 것을 들으며 곁눈질로 소리가 가장 많이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았다.


항상 보던 포니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처음보는 포니가 있었다.

이런 곳이 익숙한 척 하고 있었지만 무언가 소중한게 들었는지 허름해보이는 가방을 품에 안고 주변을 둘러보는게 메인해튼에 처음으로 방문한 시골 포니라는것이 한눈에 보였다.


‘예쁘네’
나는 메인해튼 기준으로도 아름답게 꾸민 암말을 보며 위스키를 홀짝였다.

아마 디자이너나 모델이 되기 위해 이 도시까지 오게 된 것이리라.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곳이 아닌데 말이지...’
암말을 보고있으니 목이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술잔을 비워버린 나는 잔을 내려놓았고,
바텐더는 내 갈증을 눈치챘는지 똑같은 액체를 채워넣었다.


술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보라색 갈기의 그녀에게서 망아지일 적 내 모습이 겹쳐보였다.

순수하고 호기심 많았던, 어리석고 믿음이 가득했던 그 때의 모습이


‘슬슬 질 나쁜 녀석들이 보이네’
‘촌놈’에게서 흘러나오는 신선한 냄새가 바 안을 가득 채우자
아니나 다를까 기회의 냄새를 맡은 하이에나들이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고된 하루에 지친 방관자들은 숙련된 사기꾼들이 자신의 혀를 채찍삼아 보여주는 시골 포니 조련쇼를 기대하며 술을 홀짝였다.


하지만 무슨 생각이었을까?

평소였다면 나도 방관자들의 무리에 섞여 모르는 포니가 사기꾼들에게 당하는걸 바라보면서 위스키를 홀짝였겠지만, 바텐더에게 비츠를 건넨 후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의 관심이 쏠리는 곳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내 마음속엔 애플파이의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풍겨오는 헛간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아가씨, 메인해튼은 처음이지?”
“아... 그렇게 티났나요?”
하이에나들 중 한 마리가 믿음직스러운 미소를 보여주며 암말의 부드러운 살갗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다음에는 자신이 유명인과 아는 사이라거나, 부유한 후원자라면서 꾀어내고 사냥감이 눈치채지도 못하는 사이 숨통을 끊어 배를 채울 생각이었겠지만,
그들 사이를 가로막는 발굽 때문에 흐름이 끊겨버렸다.


“한참 찾았잖아! 가자”
“네..?”
나는 당황해하는 사기꾼을 몸으로 가리며 암말의 발굽을 붙잡고 밖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자... 잠깐!”
“...”
사기꾼이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나는 그녀를 노려보았고,
내게 대화할 마음이 없다는걸 눈치챈 사기꾼 포니는 다른 먹잇감을 찾아 어둠속으로 스며들어갔다.


그렇게 실망한 군중들을 뚫고 가게 밖으로 나온 우리들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방금 그거 사기꾼이었던건 알지?”
“네..?”
나는 아직도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암말에게 진실을 말했다.


“시골에서 올라온 포니를 속여먹는것만큼 비츠를 벌기 쉬운것도 없거든”
“아...”
내가 속이 시원해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말을 이어나가자,
암말은 그제서야 내 말의 의미를 깨달은 듯 자신의 가방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 나를 경계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며 입을 열었다.

“당신도... 제게 원하는게 있나요?”
“하하... 배우는게 빠르네?”
순수했던 암말의 눈빛 속에 잿빛이 감도는 것을 본 나는 속이 다시 답답해지는 것을 느끼며 멋쩍게 웃음을 터트렸다.


“친구들이랑 가족들한테 돌아가. 여기서 얻은 명성은... 공허하기만 할 뿐이니까”
“네..?”
내 말에 암말은 당황했는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기껏 메인해튼까지 왔는데 돌아가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당연한 반응이다.


“뭐... 지금은 잘 모르겠지... 난 간다”
“잠깐만요!”
나는 그런 그녀를 뒤로한 채 몸을 돌렸고, 뒤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암말을 바라보았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저는 래리티에요. 당신은요?”
고작 감사인사 따위를 하기 위해 포니를 부른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무엇도 아닌 감사인사 따위가 내 입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 애플잭이야”
“애플잭... 예쁜 이름이네요! 다음에 봐요. 자기~”
내 이름을 듣자 래리티는 만족한듯 콧김을 내뿜고 내게 눈웃음을 지어준 뒤 가방을 안고 사라졌다.


“그래...”
나는 내 대답도 듣지 않고 가버린 뻔뻔한 암말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헛웃음치며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 넓은 도시에서 스쳐지나간 포니를 다시 만나기란 힘든 일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저 래리티와 다시 만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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