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색 머리 아줌마 말고,

서가 중앙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있던
아줌마가 있었다.

나는 그 아줌마가 NPC인지 아닌지 점술가처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NPC들은 뭔가가 다 부자연스럽다.

마치 카메라 앞에 처음 선 엑스트라 알바생처럼
그리고 누구나 그 사람이 카메라를 어색해한다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는 것처럼. 뭔가가 티가 난다.

그러니까 그 아줌마가 엔피씨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엔피씨들은 실상 그냥 내 주위 곁을 지나는

그들의 임무(?)라고는 실상 그냥 엑스트라 알바생과
비슷한 것인데

이 사람들은 무슨 자신들이 뭔 무역센터 빌딩에서
기밀자료 갖고 나오는 사람처럼
007 음악이라도 틀어줘야 될 것처럼

과도하게 뭔가를 의식하듯 걷거나 앉아 있거나

흐흐, 우리 사실 정보원이지 이런 인상, 표정을 하고 앉아 있지만
그냥 엑스트라 아닌가?

그 아줌마도 뭔가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사람 같다기보다

오호, 참 도서관에서 이렇게 책 들고 폼 잡고 앉아 있네
흐흐

이런 느낌으로 앉아 있었다

부자연스러웠고,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본다는 것보다
책을 들고 있는 행위 자체에서 뭔가 자신 스스로 감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처럼. 그런 행동으로 스스로 고무된 것처럼.

언감생심 안 하던 세련되고 교양 있는 문화 활동을 했다는 것처럼
그렇게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