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해군 갑판병 출신으로 병장 만기 전역했음을 밝힘

당시 상병이었던 나는 함교에서 타수로 당직을 서고 있었는데 그때 너울성 파도가 좀 심한 날이었음

파도를 배의 좌현에서 받는 상황이었는데 파도를 배의 함미로 받으면 덜 흔들리니까,

아마 당직사관 판단으로는 그게 낫겠다 싶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당직사관은 상병 해붕이에게 다음과 같이 변침을 지시했다

"키 오른편 5도 000도 잡아"

변침은 흔한일이지만 문제는 그때가 개스터빈 고속항해 중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고속항해중에는 3도 이상은 타를 꺾어본 적이 없어서

"5도 꺾으면 좆될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어쩌겠음? 시발...까라면 까야지...

나는 계기판이 키 각도 5도를 가리키도록 서서히 키를 돌렸고 그 순간

배가 뒤집어 질뻔 했다

물론 내가 뒤집어 놓은건 배 뿐만이 아니라 승조원들의 분노게이지 역시 마찬가지였고,

당직이 끝나자 마자 간부 선임 할것없이 마주치는 모두에게 뜨거운 격려의 말을 듣게 되었는데 이건 좀 나중의 이야기고..

암튼 바로 키를 반대로 돌려 배를 원위치 시켜 놓았으나 놀란 가슴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음

놀라서 함교로 뛰쳐올라온 갑판 선임하사(중사)가 긴장을 풀어줄려고 "김해붕이 니 면허도 없으면서 운전하니까 이래 된다 아이가~"

하며 농담을 던졌다

문제는 당시 우리 배에 원펀맨이라는 만화가 유행하고 있었고 선임이 옆에서 선임하사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선임은 "해붕이 면허 없냐? 무면허 라이더네?ㅋㅋ 방금은 시발 군함가지고 저스티스 태클 날린거야? 좆되네?ㅋㅋ"

군함은 폐쇄적인 공간이라 이 썰은 삽시간에 퍼졌고,

나는 한동안 무면허 라이더가 되어 승조원 침실의 정의를 수호하게되었다...

무면허 라이더가 뭐냐면

https://namu.wiki/w/%EB%AC%B4%EB%A9%B4%ED%97%88%20%EB%9D%BC%EC%9D%B4%EB%8D%94

이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