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성격이 흐지부지 그런저런  축구선수로서 인생을 접을 것이었다면, 아인트호벤에서 전성기로 접어들어 피크를 찍고 있으면서 따뜻한 히딩크의 품을 단숨에 벗어나 맨유의 퍼기 부름을 따르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지성은 팬들과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자신의 축구인생 목표가 확고하고, 상상을 거부하는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상기해야 한다.
박지성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2010 월드컵 직후 나의 월드컵은 끝났다는 것, 맨유와 같은 최고클럽을 떠날 이유는 없다는 것, 맨유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것, 마지막으로 최근 아시안컵이 마지막 국대로서 은퇴경기가 될 것이라는 것 이면에 우리는 박지성의 꿈을 읽어야 한다.
박지성의 마음은 맨유에서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보다 더 자신의 축구인생을 사랑하며, 그것이 궁극에 대한민국 축구발전에 도움 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가득찼음을  읽을 수 있다. 
분명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박지성의 생각이 그의 축구인생은 단계를 밟는 것이지 한꺼번에 멀티태스킹으로 이루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며,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명석한 두뇌로 이미 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대로서의 해야할 일과 자신의 축구인으로서 위상을 높이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오히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마는 우를 범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박지성은 EPL그라운드에서만 피터지게 투쟁하는 것 못지 않게 그라운드 밖에서 수많은 국내외 여론과의 사투를 지금도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이적설, 방출설 보다 가장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부담은 자신의 축구인생에서 국대로서의 마감을 할 명분을 찾는 것이다. 그를 사랑하는 팬들은 지금이라도 국대를 포기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결코 범인들과 보는 시각이 다른 박지성 선수가 꿈꾸는 축구인이 아닌 것이다.
그는 국대를 떠나야 할 이유와 명분을 이번 아시안컵에서 찾고 싶은 것이다. 그의 아버지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자신을 의존하는 국대는 지양해야함을 누구보다 뼈아프게 알고 있다. 한국축구의 발전에 자신이 도움주는 시기이면서 동시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시기라는 아이러니가 얼마나 그를 괴롭힐런지 팬인 나에게도 정신적 고통이 전해진다.

박지성의 마지막 아시안컵에서 한국축구 역사와 후배들, 그리고 국민들에게 우승컵을 안겨주지 못하더라도 그는 떠날 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우승트로피 보다 그의 플레이에 담겨 있는 축구에 대한 열정을 진심으로 모든 국민들이 느끼고 감동하며 박수쳐주고 보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그가 꿈꾸던 자신의 축구인생의 서막으로 사랑하는 맨유에 집중하고, 진정한 자신을 위한 플레이를 펼치며 전설이 되는 그 날, 궁극의 모든 업적이 고스란히 대한민국 축구발전으로 승화되기를 간절히 팬으로서 천지신명께 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