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적으로 스포탈코리아 인터뷰는 거절 안하나
난 스포츠 언론이랑은 아예 이야기를 안했음 좋겟는데

[스포탈코리아] ‘트위터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축구계도 예외는 아니다. 덕분에 축구팬들은 안방에 앉아 제주에서 김은중이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느지, 영국에서 박지성이 어떤 소포를 받았는지, 기성용이 차두리의 집에서 어떤 김치를 얻어 먹었는지 까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축구 선수들 역시 지금까지 활짝 펼쳐두었던 미니홈피를 슬슬 접고, 트위터로 이동을 하고 있는 것이 대세다. 사실 트위터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열린 ‘새로운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 빠르게 스마트폰을 손에 넣은 선수들은 원정 경기를 떠나는 버스 속 풍경을 팬들에게 알리기도 하고, 구단들은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트위터를 운영한다.

대한민국 축구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선수. 하지만 절대 트위터를 하지 않는 두 주인공. 박지성과 이청용을 어렵게 직접 만나 국내 최초로 ‘트위터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스포탈코리아(@sportalkorea)’와 김동환 기자(@bronzeplate)의 트위터에 맨션을 남긴 팬들의 질문으로 구성되었으며, 각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캐링턴 훈련장과 볼턴 원더러스의 촐리 훈련장 현지에서 진행되었다. 박지성과의 인터뷰는 '맨유닷컴'과 공동으로 진행되었다.

트위터로 만난 프리미어리거 ① 박지성 ‘에브라 뻥쳤어요!’

-반갑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팬들의 질문으로 구성되었어요. 날카로운 질문도 있고, 재미있는 질문도 많아요. 각오는 되셨죠?(@bronzeplate)
네, 시작하시죠.

-스마트 폰 쓰고 있지요?(@bronzeplate)
네, 아이폰 쓰고 있어요.

-‘스마트 폰은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라 문화다’라는 말에 동의하나요? 정보 습득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편해졌을 것 같은데요?(@bronzeplate)
‘문화다’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인터넷을 쓴 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점이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주로 쓰나요?(@bronzeplate)
문자를 무료로 주고 받는 앱을 많이 쓰고 있어요. 다른 팀 스코어 확인 같은 것은 TV로 하고 있어요.

-게임은 안하세요? 앵그리버드 열풍이 대단한데요?(@bronzeplate)
앵그리버드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거의 다 끝냈어요.

-올 시즌 볼턴 성적이 좋아요. 잠시 ‘빅4’에 진입하기도 했는데요,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지성 선수와 이청용 선수의 ‘코리안 파워’를 실감하고 계시나요? (@MISS_MA0129)
시즌 중에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시즌 종료 시점의 성적이잖아요. 볼턴이 4위까지 올라온 것은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놀라운 성적이라고 생각해요. 비록 조금 떨어졌지만, 시즌이 끝날 때 까지 능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청용이가 볼턴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하면서 상당히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하고 있어요. 언젠가 저를 뛰어 넘었으면 좋겠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하셨나요?(@sunmo03) 이제는 수원 보다 맨체스터가 더 친근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집에 가면 마음이 항상 놓여요. ‘먹고 산다’는 의미가 있는데요(웃음), 지금은 수원 보다 영국에 있는 집이 더 편해요. 제가 지금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염색을 다시 하셨네요. ‘셀프 서비스’로 하셨나요? (@RedCAT18)
아니요. 직접 하지는 않았어요.

-맨유에 처음 입단한 후 골프를 했었잖아요. 보비 찰튼경이 최근 ‘스포탈’과의 인터뷰에서 ‘골프를 치면 템포가 느려져서 축구 선수에게 좋지 않다’고 했었는데요.(@redsmanutd)
요즘에는 골프를 전혀 하지 않아요. 재미가 없어요. 제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템포가 느려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전에 그만뒀어요. 클럽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올 시즌 맨유가 무패로 우승을 거둘 수 있을까요?(@sportalkorea)
글쎄요, ‘무패 우승’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분명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있는데, 무패 까지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소속팀의 미래로 떠오르는 석현준 선수와 손흥민 선수에게 해외에 먼저 진출한 선배로서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jamiejoon)
지금처럼 꾸준히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답변이 상당히 함축적이네요(웃음) ‘제2의 박지성’을 꿈꾸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무엇인가요? (@sportalkorea)
어린 선수들은 즐겁게 축구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축구를 즐기고 사랑해야 노력을 더 할 수 있어요.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던지 잘 해야 재미를 느끼잖아요. 못하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요. 본인은 어떻게 대처했나요?(@sportalkorea)
맞아요. 마음 먹기에 달려있어요. 잘 하지 못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은 힘들어요. 하지만, 사랑한다면, 잘못하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노력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랑하고 시작했느냐, 시작하고 사랑했느냐’의 차이라고 봐요. 축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 보다 축구를 좋아서 시작한 사람이 많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축구를 잘 못해도, 애정을 가지고 노력하면 실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그래서 ‘JSFC’를 시작하셨나요? ‘JSFC’에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sportalkorea)
어린 선수들이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축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JSFC를 경험하는 모든 선수들이 축구 선수가 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축구를 즐거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축구의 매력을 알 것이고 결국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겠지요.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결국 축구도 발전하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으로 JSFC를 준비했어요.

-우리나라 유소년 시스템을 보면 너무 축구만 강요해왔어요. 어린 축구 선수들에게 축구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교육은 상대적으로 외면했던 것 같아요(@sportalkorea)
공부를 많이 시키지 않아요. 지식 부분에서 안타까운 점은 물론 있을 수 있어요. 인성 교육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는데, 축구 선수들은 축구부의 규칙을 잘 지키며 자라왔기 때문에 예의범절 같은 것들은 잘 교육받고 있어요.

-이번 시즌 박지성 선수의 기술적인 능력들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기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트레이닝을 한 결과인가요?(@oxox88)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피부관리 비결은 무엇인가요? (@woo0c) 안정환 선수는 꽃을 들고 피부 관리를 했었어요. 본인 보다 피부가 좋은 사람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나요?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비결은 없어요. 여기서 피부과를 다닐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집에서 팩을 하는 것도 아니구요.

-요즘 기성용선수가 ‘폭풍트윗’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어요. 박지성 선수는 트위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신가요? 기성용 선수가 추천을 하지는 않던가요? (@Jin_0814, @JoshLWJ)
(기)성용이가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특별히 찾아가서 보지는 않고, 언론 기사를 통해 보고 있어요. 사실 성용이 트위터 주소도 몰라요(웃음). 저한테 추천은 하지 않더라구요. 저도 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어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축구 하나에 전념했는지 궁금합니다. 분명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aosgkssus)
축구가 좋았어요.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계속 축구만 생각하고, 축구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이 자리까지 왔네요.

-결혼은 언제 하나요? 여자 친구는 정말 없나요? (@jsjhahaha, @sweetholic) 축의금은 받으실 예정인가요?
뭐… 둘 다… 계획도 없고, 진행되는 사항도 없어요. 축의금은 저 혼자 결정할 사항이 아니네요(웃음).

-올드 트라포드에 걸그룹이 응원을 온다면 어떤 그룹을 원하시나요?(@GuPangE)
한 명씩 부르느니 차라리 다 부르고 싶어요. (한 그룹만 골라주세요) 다 부르고 싶다니까요!

-소녀시대가 와서 ‘Gee’를 부르면 관중들이 ‘Ji’로 알아듣지 않을까요? 전 관중이 ‘지~지~지~지 베이베~ 베이베’를 노래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bronzeplate)
저도 사람들이 관심을 얼마나 많이 보여줄지 정말 궁금하네요. 그래도 제 응원가가 그걸로 바뀔 것 같지는 않아요(웃음)

-겨울 맞이 보양식은 무엇을 드시나요?(@bambibu)
어린 시절에는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챙겨먹지 않아요. 어머니가 해 주시는 음식이 보약이지요.

-상대한 수비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는 누구인가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꼭 한 번 함께 뛰어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dearlupy)
글쎄요… 어렵네요. 특별히 기억나는 선수는 없어요.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리고 유명한 선수라면 모두 한 번씩 뛰어보고 싶어요. 여자 축구 선수들과도 함께 뛰어보고 싶어요.

-어린 시절에 여자 축구 선수들과 함께 뛰어본 적은 없나요?(@sportalkorea)
네. 초등학교 축구부 시절에 고등학교 축구부 누나들과 상대한 경험이 있어요. 당시에는 한국 여자 축구 자체가 시작 단계였어요. 지금과 차이가 많았는데요, 대표팀에 고등학교 선수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 누나들을 상대로 이긴 적도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여자 축구 수준이 많이 좋아졌어요.

-한국 여자 축구가 발전을 많이 했지요? 2010년에 청소년팀도 우승을 많이 했고,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따냈잖아요(@sportalkorea)
너무 자랑스러워요. 성인 남자 대표팀도 하지 못한 일들을 했어요. 여자 축구의 규모가 아직은 작지만, 세계에서 가장 잘 하는 팀이 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도 놀랍고 기뻐요.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심장이 두 개인가요?(@Sports_Narcotic) 가끔 두 개인 사람도 있지 않나요? 폐는 당연히 두 개죠?(@bronzeplate)
제 심장과 폐가 몇 개인지는 ‘닥터’에게 물어보세요(웃음).

-내가 볼때 '저 자식은 심장이 3개다' 이런 사람?(@sportalkorea)
많았어요. 한 두 명이 아니에요. 제 심장이 두 개라는 이미지는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저 보다 잘 뛰는 선수들은 많아요. 물론 맨유에도 많구요

-은퇴 후 축구 관련된 일 말고 다른 일을 한다면 무엇을 하실 예정인가요?(@samagui37)
놀고 먹어야지요!

-‘놀고 먹을’ 충분한 자금은 마련되셨죠?(@bronzeplate)
그래서 지금 열심히 하고 있어요!

-테베즈랑 가끔 연락 하시나요?(@mandoo21, @followmysoul)
정말 자주 받는 질문이네요(웃음). 전혀 연락 안하고 있어요.

-예전에 비해 효율적(?)으로 뛰려고 노력하는 듯 한데, 공격 포인트에서는 성과가 높아진 반면 전체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떨어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dongmyo)
효율적으로 뛰기 위해 노력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상황에 맞게 움직이고 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은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체력적인 부분에서 부담감을 느끼는 시기가 오면 효율적으로 뛰는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해야겠지요. 아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 박지성 선수의 자서전 '나를 버리다'라는 책을 너무 감명 깊게 잘 읽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좌우명과 박지성 선수의 인생의 멘토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그 이유도 부탁해요.(@cureforGod)
특별히 누구를 멘토로 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굳이 한 명을 멘토로 따라야 한다면 부모님을 멘토로 따르고 싶어요. 그 이유요? 자서전에 나와있어요. 자서전 읽었다고 했잖아요!

-에브라가 크리스마스선물로 차를 준다고 했는데요? (@berrymong, @jsjhahaha, @kimcheolhui, @lohasbans)
그거 뻥이래요! 자기 입으로 실토했어요.

-실망스럽네요. 다른 선물을 준다고 하던가요? 무엇을 준다고 하던가요? (@berrymong, @jsjhahaha, @kimcheolhui, @lohasbans)
아직 저에게 한 번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 적이 없어요. 저도 준 적이 없구요. 깔끔한 관계죠(웃음).

-박지성 선수 맨유에서 경기 끝나고 스타디움 밖으로 나왔을 때 팬들이 이름을 부르면 제발 손이라도 좀 흔들어달라고 좀 얘기해 주세요 이젠 쇼맨십이 좀 필요한 시점입니다! (@Patrasche)
(폭소)어라, 사인도 해 드리는데, 손까지 흔들라구요? 아. 사인을 가끔 모두 해 드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다음 일정이 바쁘거나 경기에 지면 모두 해 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 때 오셨나보네요.

-언젠간 맨유를 떠나거나 은퇴를 하게 될텐데, 맨유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요?(@namjini)
(잠시 침묵)음… 맨유라는 팀은 워낙 많은 선수들이 왔다 가는 곳이에요.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으려면 정말 큰 활약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저를 본 사람들은 ‘좋은 선수였다’, ‘아시아에서 온 정말 좋은 선수를 우리 맨유가 데리고 있었다’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그 정도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맨체스터(영국)=김동환 기자(@bronzepl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