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고등학교 수준의 물리에서 뉴턴의 운동법칙을 피상적으로나마 배우신 분이라면 누구나 '어떤 입자가 이유없이 움직이는 현상은 있을 수 없다. 어떤 입자가 움직인다면 그것은 그 입자가 움직이도록 만든 힘(Force)이 존재한다. 즉 우주의 모든 물체들의 운동은 물리적 인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명제에 동의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위대한 물리학자 뉴턴이 확립한 기계론적 세계관입니다.
인간이든, 어떤 생명체든, 내가 마시는 물이든, 지금 들고있는 스마트폰이든 모든게 원자(입자)로 구성됐다는 것 또한 자명한 사실입니다. 우리의 뇌도 당연히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리가 실제로 행하는 행동이나, 우리의 생각 하는 자아(내면)등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화학적 반응(주로 이온의 이동)에 따른 결과이며, 뇌와 분리된 '영혼'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까요? 우리 몸의 화학적 반응은 결국 입자들의 운동입니다. 물리적으로는 네가지 힘(전자기력,약력,강한핵력,중력)중 주로 전자기력에 의해 설명됩니다. 즉, 우리가 행하는 행동은 우리 신경계의 이온의 흐름에 따른 결과물일 뿐이고, 이것은 물리적 인과율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으며 자유 의지란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당신이 갑자기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가는 것도 뇌의 화학적 반응에 의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목은 마르지만 자유의지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의도로' 물을 마시러 가지 않는 것 또한 뇌의 화학적 반응입니다. 화학적 반응은 입자의 이동이며, 물리적 인과율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후자의 경우 이 글을 받아들인 뇌의 화학적 상태가 '물을 마시러 가지 않는다'는 결과를 도출할 화학적 상태에 있기 때문에 물을 마시러 가지 않은 것 뿐입니다. 그것을 물리적 인과율과 무관한 '의도'를 가진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기서의 '의도'는 자유의지와 비슷합니다.) '의도'또한 우리 자아에 존재하는 것이고 우리 자아는 뇌의 화학적 작용의 결과이며, 물리적 인과율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뇌는 그 복잡성 때문에 '작은 우주'에 비유되곤 합니다. 너무나도 복잡한 인간의 뇌이기에 비교적 단순한 사물에선 볼 수 없는, 자유의지라는 것으로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한 것들을 합니다. 앞서 들었던 물을 마시러 가지 않는 '의도'가 그 예겠죠. 그리고 뇌가 어떻게 그렇게 복잡해졌는지는 위대한 과학자 다윈의 이론이 충분히 설명합니다. 다윈의 이론은 물리 법칙(인과율)과의 어떤 모순관계도 형성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물리적 인과율과 무관한 '의도'를 갖는다면 물리 기본 전제가 무너진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모든 것이 결정돼 있고 자유의지가 없다는 '결정론'은 거시적 세계를 주로 설명하는 뉴턴의 법칙에 대한 연역적 논증입니다. 양자의 세계에서는 당연히 통하지 않는 것이지만, 우리의 뇌는 거시계입니다. 지금 우리의 행동과 자아는 바로 이 순간 혹은 직전의 뇌의 물리 화학적 상태의 결과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