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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이야기 (3)-8월6일은 정경애,장세준 두분과의 작별 10주년입니다.

거위의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08.05 00:13:15
조회 477 추천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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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일요일. 다시 날짜가 바뀌면 그 분들이 떠나고 딱 10년이 되는 군요. 10번째 기일입니다. 한번쯤 꼭 만나뵙고 싶었습니다.



1. 성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그리고 동시에 전설이 된 커플 - 정경애 and 장세준(하)


진짜 전성기를 앞두고 접고 만 두 사람의 연기인생

여러분은 언제가 인생의 가장 좋을 때라 생각하나요? 전 벌써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꿈의 대학생이라고 기대하던 한국나이 열아홉 때의 고교3년생, 다음해 스무살이 되어 TTL 세대가 되었을 때... 그리고 병영체험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스물네살의 청춘에 제주도로 떠난 졸업여행 등. 가능하다면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죠. 그 때가 정말 새파란 청춘이 아니었을까 하고. 뭐, 10년 후엔 지금이 그리워질 테지만.
헌데 칠순이 넘어 인생을 돌아보는 시기가 된 사람에겐 이게 시기상조인 모양입니다. 한국 성우역사의 1.5세대를 대표하는 스타 고은정 선생님은 40대 때가 제일 좋은 때라고 하시더군요. 아직 할 일도 많고, 요즘엔 마흔이면 처녀처럼 곱고 젊은 시절이며, 여유도 있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때라 하시니 아직 좋은 때는 멀었다 하고 마음 편하게 먹어볼까 싶기도 하죠.
20대는 세상 사는 것을 배워가는 학생시절, 30대는 자기의 땅을 가지기 위해 정신없이 한창 일하는 활발한 시절, 그리고 40대가 다시 새롭게 도약하는 시기라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두 분은 정말 좋은 시기, 정말 좋은 연기를 펼쳐 보이실 나이에 떠났으니 안타깝게 그지 없군요.




10년 하고 일주일 전, 너무나 행복했던 사람들

최수민 선생님이 수업 중, 그 분들에 대해 추억하신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 혹시 정경애라는 이름 알아? 남편도 성우였어. 장세준이라고. 내가 참 아꼈던 후배들이야. 유명했고. 여러분에게 있어 훌륭한 선배들이야."

그리고 이어서 오늘로부터 10년하고 일주일 전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더군요.

"무더운 여름날이었어. 바깥 거리를 걷고 있는데 누가 \'선배님!\'하고 외치는 거야. 어디서 많은 듣던 목소리다 싶어 돌아보니 자동차 안에서 경애가 부르고 있더라. 안에는 남편하고 자식들도 함께 타고 있었어. 서로 인사를 나눴지. 정말 행복해 보였어."

편한 얼굴로, 그 때를 회상하시더군요.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하던 가족들을 바라보던 그 기분이 다시 찾아왔던 걸까요.

"걔가 그랬어. \'선배님, 저희 며칠 후에 외국으로 가족 여행가요. 이제 우리도 이렇게 여유있게 살아요.\'라고. 너무 잘됐다고 생각했지. 자기 자리를 잡고서 자식들과 함께 웃으며 함께 어딘가 다닐 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하게 느끼는 것 같았어. 그리고, 그게 마지막 인사였어."

수강생 중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벌써 10년 가까이 지났나. 괌에서 비행기 추락사고 난 거. 그 일 있고 일주일 후에 있었던 일이야. 그 때 그들 가족이 있었어. 며칠 전만해도 그렇게 웃고 있던 사람들이... 거짓말 같았어. 지금도 가끔은 그게 꿈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요즘도 어디선가 나를 불러서 돌아보면 웃는 얼굴로 있을 것 같아."

고은정 선생님이 말하던, 이제 한숨 돌릴 수도, 여유를 가지고 커가는 자식들과 여행도 다닐 수 있고, 한층 풍성해진 인생과 더불어 연기의 호흡도 더욱 풍요로워질 그 순간이었죠. 당시 국회의원들이 현장에 날아가선 기념촬영하다 여론에 뭇매를 맞던 것이 새삼스레 다시 생각나는군요. 만약 그 곳에서 기적적으로 그들이 살아났다면, 그리고 다른 연기자는 경험할 수 없을 죽음의 선과, 그곳에서 벌어지던 어이없고 해괴한 쇼를 접하고 다시 마이크 앞에 섰다면, 그 분들은 그것을 다시 돌아온 무대에서 어떻게 풀어냈을까요. 삶과 죽음의 기로와, 너무나 허탈해 웃음이 터질 법한 높으신 분들의 세상사는 모습을 때로는 전율을 느낄 감정의 극한으로, 때론 희화적으로 표현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펼쳐 보였겠지요.
희생자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아까운 인재들이고, 안타까운 목숨들이었습니다.


10년이 지났어도 목소리는 아직 살아있다.

10년이 흘렀건만 그 두 사람을 추억하는 팬들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쉬운 일이 아니죠.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들려주고 싶은 목소리.
5일에 이 글을 읽는 분도 있을 것이고, 6일에 읽는 분도 있을 겁니다. 9년과 10년을 백지한장 사이에 둔 지금, 그 백지에다 다시 한 번 그 분들 목소리를 풀어놓고 싶군요. 
직접 뵌 적 없는 분들입니다. 허나 진정 경애하고 있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분들이죠. 지금도 많은 예비 후배님들이 목표로 삼고 다가가려는 존재. 내가 죽은지 10년이 지났어도 내 목소리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죽었어도 행복한 것이겠지요. 그 분들이 존경받아야 할 이유는 그걸로 족할 겁니다.




다음 편에선 대성우로 불리기 부족함 없는 분을 한 번 모셔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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