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동포 2,700여명에 매일 국수제공   경향신문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회 민족화해상 개인부문에 법타스님(경북 영천 은해사 주지·59)이 선정됐다. 민족화해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강만길 상지대 총장)는 “법타스님은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평불협) 회장으로 북한의 굶주린 동포들을 돕기 위해 1989년부터 40여차례나 북한을 드나들며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진 공로로 상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수상 소식을 듣고도 “한 일에 비해 과분한 상”이라며 잔잔한 웃음만 보인 스님은 “남북 교류사업을 한 공로로 상을 받게 됐으니 상금도 북한에 보탬이 되도록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여년간 남북 민족화해를 위해 노력해온 법타스님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북한동포 돕기는 불가에서 말하는 ‘동체대비심’, 즉 ‘상대와 함께 고통과 기쁨을 나누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남한의 민간단체들이 음식물과 비료 등을 수시로 북한에 보냈지만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근본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을 도와줄 때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내세워 남북간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스님은 “없는 사람에게 무엇을 내놓으라고 하면 줄 것이 있겠느냐”며 조건없이 베풀 것을 강조했다. 스님이 이끄는 평불협은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동포들을 돕고 나아가 평화적인 남북통일 기반 조성을 위해 지난 92년 불교계가 설립한 자선단체로 북쪽의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남북 불교교류도 해왔다. 이러한 취지의 하나로 98년 황해북도 사리원에 금강국수공장을 설립해 인근 지역의 어린이와 노약자들에게 국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공장은 평불협이 매월 60여t씩 제공하는 밀가루로 하루 평균 2,700명이 먹을 수 있는 국수를 생산하고 있다. “국수공장이 가곡 ‘성불사의 밤’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한 성불사 근처에 있어요. 덕분에 북쪽 당국이 성불사에 스님을 보내는 등 불교에 관심을 보였지요.” 법타스님은 “지금까지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종교활동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것은 잘못 안 것”이라며 “현재 북한에는 조선불교도연맹이라는 단일 종단 산하에 무려 1만여 신도와 60개 사찰이 있고 스님(대처승)도 300여명이나 된다”고 전했다. 게다가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파괴된 유서 깊은 사찰을 민족문화유산 복원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보수·중건해 나름대로 사찰을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80년대 미국 유학 시절 통일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힌 스님은 “유학 당시 통일은 미국의 힘이나 관심으로 될 게 아니고 우리 민족의 힘으로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일 운동은 특정한 단체나 개인의 독점물이 아니고 민족 구성원 누구나 참여할 권리이고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96년 미국 클레이턴대학에서 북한 불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법타스님은 “북한을 돕는 것을 보고 일부에서는 나를 반미주의자로 보는데 반미주의자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공안정국 때 평불협 회지에 기고한 글이 문제가 되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고무찬양)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한편 민족화해상 단체부문은 (사)남북어린이 어깨동무가 선정됐으며 시상식은 10일 오전 11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김윤숙기자 yskim@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4-12-09 17:4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