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씬은 예전에 한 번 파헤친 적이 있어서 패스할까 했지만 이번엔 현의 표정을 좀 더 디테일하게 보고 싶어서 그냥 할까 해.
글이 길어보이는 건 사진이 많아져서인데(다섯 장 이상 첨부하는 방법을 알아낸 건 자랑)
그러니 스톡들 무서워하지 말고 드루와~ (탈갤을 못한다는 건 안자랑)
지안을 집으로 데려왔을 때에는 내내 부드럽게 웃는 얼굴이던 현은, 지안이 아버지 얘기를 꺼내자 안쓰럽다는 듯 바라봐.
이준영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큰 지안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두려움을 느꼈던 딸.
다만 죽음의 공포가 아니라, 아버지의 죽음의 공포까지 느껴야 했던 지안이 몹시 안쓰러웠겠지.
현이 유독, 어쩌면 현답지 않게 보일 정도로 다정한 위로를 했던 이유에는, 지안의 고통에 공감하고
지안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 거야. 그냥 죽을 뻔 했다는 공포가 아니었으니까.
당신은 당신 아버지와 달리 살아 돌아왔어. "근데, 살았어." 그러니 안심해.
이 씬은 또한 현이 지안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두번째 씬이기도 해.
지안도 현의 마음을 확인하기 어려웠겠지만, 현 역시 지안이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지 정확히 알 길은 없었거든.
다만, 안티 팬이니 뭐니 하는 것을 다 때려치우고 당신 괴물 아니라고, 해 주었을 때 현은 처음으로 지안의 마음을 확인해.
싸가지지만 싸가지는 아니고, 재수없지만 재수없지만은 않고, 뭐 그러니 나는 적어도 너에게 호감이 있다는 마음을.
누군가 나에게, 그것도 내가 호감을 갖고 있는 이가 나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만큼 기쁜 일이 또 있겠어.
그런데 이번에 지안이, 자신의 마음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거야. 마지막 순간에, 당신을 못볼까봐 두려웠다고.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고.
현이 샤방한 미소를 띠며 지안에게 성큼 다가갈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 자신 역시 지안을 못볼까봐 두려웠거든.
나, 당신 좋아한다는 말에 "다시 봤잖아."로 응수한 게 아닐까. 나 역시, 당신이 살아돌아와, 참 기쁘다고.
내 마음도, 당신 마음과 비슷한 것 같다고.
다만, 현은 서로에 대한 충분한 호감이 있는 단계 이상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 그런 걸 생각하기에 현의 머리는 너무 복잡했으니까.
어쩌면 현은, 지금 이 관계로 충분히 만족스러웠을지도 모르지. 내가 호감을 갖고 있는 상대가 날 좋아하는 것.
그러면 그 관계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생각할 필요가 없잖아, 당분간은. 아마 언젠가는 생각해야 할 날이 오겠지만.
적어도 현에게 오늘은 그 날이 아니었던 거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루어지는 스킨십이 아닌,
남자와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스킨십 - 예를 들면 뽀뽀라든지, 뽀뽀라든가, 뽀뽀 같은 거 - 이 동반되면,
필연적으로 이 관계는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게 되는 거잖아.
현은 아직 그 단계까지는 나가지 못했고, 의도적이든 아니든 그럴 수도 없었을 테고.
그런데 지안이, 공원에서 성큼 다가와 흔들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 성큼 다가와 흔들어대는 거야.
뭘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순간 현의 머릿속 퓨즈가 끊겼을 듯.
여기에는 '이성'이 개입할 수가 없고, 머리로 해결할 수도 없으니까.
그런데, 공원에서와 비슷한 듯 다르게, 이번에는 지안의 횡설수설이 급 어색해질 뻔 한 두 사람 관계를 구원해.
공원에서 지안이 횡설수설한 것은 두 사람의 미적대던 관계를 오히려 한 단계 끌어올린 반면,
이번에 지안이 횡설수설한 것은 나름 뒤통수 맞고 크게 어색해질 뻔 했던(현에게는 아무래도 너무 일렀으니까) 관계를
무너지지 않게 받쳐주었지. 그때처럼 여전히, 지안은 너무 귀엽고,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고.
"잘 살아 돌아왔어, 차지안."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바람에 크게 무안해진 지안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때 현은, 자신의 마음을 어느 정도 내비친 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
네 뽀뽀에 아무런 반응을 해주지 못한 건, 네가 싫어서가 아니라는 것.
지안이 뽀뽀를 한 건 '살아돌아왔기 때문에 - 그 본능 때문에'잖아. 그러니 '잘' 살아돌아왔다고 해주는 것 같았어.
싫은 건 아냐. 다만 내겐 아직 이른 것일뿐. 내게는, 조금은 어쩌면 아니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몰라.
현에게는 해결해야 하는 거대한 숙제가 있으니까.
현은 부둣가에서 한 약속을 지켜. 네가 내게 정보를 까면, 나도 네게 정보를 깔게.
그런데 사실, 지안이 현에게 깐 정보는 없어. 깔 만한 정보도 없었고. 다만 현은, 지안에게 숨기지 않기로 마음 먹은 것 같았어.
물론 지안이 경찰이라 필요한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어서이기도 했겠지만,
현은 적어도 '이준영'에 관한 일은, 그게 설혹 민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 해도, 지안과 공유하기로 마음 먹은 것 같더라고.
지안이 본능뽀뽀를 하게 된 배경에는 죽을 뻔 했던 공포를 통해 아버지의 공포를 맛봤다는 서글픔도 어느 정도 깔려 있었으니,
현은 지안의 그 슬픔을 이해하고 지안에게도 이준영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 듯.
(여담이지만 지안이 꽁지머리 이불 하이킥 겁나 커엽)
이건 그냥 겨스님의 순간 스쳐가는 미소가 좋아서 캡처.
지안을 데리고 이준영의 본가로 가서 이준영의 과거를 보았던 현과 지안. 귀신을 무서워한다는 말에 퉁명한 듯 했지만,
사실은 마구마구 귀여워하고 있었던 것이돠... 굳이 놀려먹었던 이유.
현의 마음이 어느 정도로 깊어졌나 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게 표현된 이 마트 씬을 통해 알 수 있었던 듯.
지안은 다만 필요한 게 없느냐는 문자를 보냈을 뿐인데, 현은 제 발로 마트로 달려갔음.
아직 환자라고.... 그래, 지안이는 혼자 장 보면 힘든 '환자'였던 게야.
이준영의 초대도 다음번으로 미루고 달려간 마트에서...
아주 너무나 자연스럽게, (신혼부부 포즈로) 지안에게서 카트를 건네받고...
이준호와 정선호와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경고해.
이준호가 이준영일 거라는 의심이 아주 짙은 상황이고, 민일지 아닐지 긴가민가 하고 있는 정선호는,
비록 무슨 마음에서인지 구출 작전에 참여해 주었지만 지안을 위협했던 전적이 있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수도 있는 상대.
현은 이준영을 쫓는 일은 지안과 함께 해도, 그걸 지안이 혼자 하기를 바라지는 않는 것 같았어.
지안과 그들의 개인적인 친분은, 자칫 지안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니까.
다만 지안을 염려했을 뿐인데, 꼭 질투하는 것 같은 바람에 지안이 귀여운 착각을 한 건 보너스.
PPL의 신세계를 열었던 베개 씬.
현은 어이없는 농담을 재밌다고 하고 있는 직원에게 몹시 짜증이 나 결국 나가 버리지만,
지안은 왠지 몹시 흐뭇하고 부끄러운 것 같은. 커여워
PPL씬이기도 했지만, 저 베개 씬이 기막히다고 생각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뒤이은 두 사람의 계단 씬 때문이었던 것 같아.
현과 지안은, 비록 완전히 남자와 여자로 방향을 틀지는 않았지만,
지안의 본능뽀뽀는 두 사람을 완전히 파트너로 남을 수는 없게 만든 상태였지.
실수든 뭐든 뽀뽀를 했잖아. 나는 당신을 남자로 본다는 뜻이고, 남자로 좋아한다는 뜻이라고.
현은,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 역시 너를 여자로 보고 있고(거부하거나 무안주지 않았음)
너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잘 살아돌아왔어, 차지안) 아직은 너와 내 관계를 그쪽으로 정착시키고 싶지는 않아, 상태인 듯.
그럼에도 현에게, 지안이 여자임을 자각할 만한 일이 뭐 계속 생기는 거야. 성적인 농담이 나왔던 베개씬처럼.
현도 어쨌든 남자인데 뽀뽀의 잔상이 아주 없을 리는 없잖아. 다만 보통사람들과는 급이 다른 문제가 있어서 그것만 생각할 수가 없을뿐.
현에게도 틈틈이, 지안의 뽀뽀나 지안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아주 없었을 수는 없었을 거야.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그러니 "기다린다, 내가"란 지안의 말을 '뽀뽀를 되돌려줄 날' 내지는 '마음을 보여줄 날'로 바로 생각한 것이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던 건, 현의 감춰지지 못했던 진짜 마음이 아닌가 싶었어.
자신을 기다리는(그게 아니었...) 지안의 마음이 예쁘고 좋으니까.
그런데 서서히, 현의 얼굴이 가라앉아.
"내가 머리가 복잡해."
현에게 지안의 마음에 온전히 대답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아.
장난처럼 썸이나 타는 것 따위는 싫은, 본능이라 장난처럼 넘기며 뽀뽀를 돌려줄 수 없었을 만큼, 무거워진 마음.
그리고 더욱 더 무겁게 다가왔겠지, 이준영과 민이.
습복하다 보니, 이 장면이 있었기에 마지막 키스씬이 더 다가오더라고.
현이라고 지안의 마음에 화답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었는데, 그걸 미루고 눌러야 했던 마음이 뭔가 안타깝더라고.
이 씬은 왠지 현과 손슨배가 재미있어서.
처음 현이 지안을 놀려먹었을 때에는 지안을 무시하는 쪽이었는데, 이제는 그게 없어진 반면(귀여워서 놀림)
손슨배는 여전히 무시하면서 놀려먹음.
특별히 특범팀에게 자신과 지안의 '특별한 관계- 연인이냐 아니냐를 떠나서'를 깔 마음은 전혀 없지만
그걸 전혀 모르는 특범팀은 또 다른 놀라운 존재지, 현에게.
이제 현과 지안은, 수사 중의 투샷도 무척 가까워짐. 겨스님 티셔츠가 너무 현란해서 눈을 뜰 수 없는 게 아니라...
함께 있는 두 사람이 눈이 부셔서 눈을 뜰 수가...
현의 레이다가 향하는 곳에 지안의 레이다도 꽂혀. 두 사람이 비슷한 촉을 가지고 있는 이 장면이,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참 좋더라. 케미가 폴폴 살아나서. 연애하면서 하는 수사가 이런 거구나 싶어서.
그래서 주영재의 부모가 오기를 기다리는 현이 굳이 지안의 옆에 서 있던 이 장면이,
지안이 현의 생각을 짐작하듯 쳐다보는 이 모습이 좋아서 11회 마무리는 이 장면으로...
이제 힘을 내서 조금만 더 가면 될 것 같아. 12회는 단독으로 가야겠지만 13회부터는 두 회차씩 묶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러면서 운다)
계속 같이 가보자, 스톡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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