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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죽 소설) 침공

qazla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8.23 12:59:53
조회 1666 추천 15 댓글 4

 이 세상은 크게 세 층으로 나눌 수 있다. 인간, 오크, 엘프 등 다양한 종족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중간계, 대부분의 신들이 존재하는 천계, 마크랩과 수많은 악마들이 사는 판데모니엄이 그것이다. 신들과 악마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층에 만족하지 못했고, 그래서 중간계로의 진출을 꾀했다. 신들은 종교를 통해 중간계에 접근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들은 중간계의 존재들에게 자신의 권능을 나누어 주었고,중간계의 많은 이들이 신들을 섬기게 되었다. 반면에 악마들은 중간계를 침공하여 점령해버리기를 원했다. 물론 모든 악마의 의견이 하나로 통일될리가 없었고, 대부분의 시간은 판데모니엄에서 그들끼리 끝없는 전쟁을 계속하였지만 일부 악마들은 간헐적으로 중간계에 쏟아져 나왔다. 이런 상황 때문에 천계와 판데모니엄은 대립 관계에 있었다. 심지어 신들 중 가장 악마들을 증오하는 샤이닝원은 천사들을 이끌고 판데모니엄에 쳐들어가 그곳의 일부를 점령해 버리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중간계를 사이에 둔 갈등에 의해 천계와 판데모니엄은 전쟁 상태에 있었고, 중간계는 이 전쟁에 아주 밀접하게 휘말려든 상태였다. 이 세개의 층은 언제나 서로 싸우고 서로의 발목을 잡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어쨌든, 이 세 층은 이상하게나마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 세 세계의 균형을 깨는 사건이 일어났다.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적이 나타난 것이다. 이계인이라고 불리우는 이들은 긴 팔과 짧은 다리, 하얀 몸을 가졌으며 중간계, 천계 그리고 판데모니엄의 어떤 존재와도 다른 이질적인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세 층의 존재들에게는 흰색으로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 서로에게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무엇인가가 보이는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빠르게 소통했으니까. 기이한 빛으로 반짝이는 그들은 마법이 아닌 이질적인 힘을 사용하여 세 층을 침공하였고, 힘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계속해서 서로 다투던 이들은 순식간에 위기에 몰렸다.

 이대로 가면 그대로 세 층의 주민들이 모두 멸종할지도 모르는 상황. 이들은 드디어 셀 수 없는 세월동안 이루어진 전쟁을 멈추고, 힘을 합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 쌓여온 반목이 순식간에 사라질리 없었다. 이들이 힘을 합한 초기에는 서로에 대한 의심과 배신이 가득했다. 제대로 된 결집이 아니니 약할 수 밖에 없었고, 이계의 존재들과의 싸움은 점점 악화되어갔다. 이대로는 안된다. 서로를 믿을 수 있는 담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들은 한 자리에 모였다. 신들은 가장 신실한 신도의 몸을 빌어 나타났고, 판데모니엄의 군주들도 뒤틀리고 꼬인 공간에서 나와 그 모습을 드러냈으며, 중간계의 각 종족, 각 나라의 지배자들도 호위를 거느리고 모여들었다. 오랜 시간 끝에, 그들은 의견을 모으는 데 성공하였고, 다른 우두머리들이 만족할만한 담보를 내어 놓았다. 신들은 자신의 권능 일부를 내 놓았고, 판데모니엄의 지배자들은 판데모니엄의 다른 지역과 중간계로 넘어오는 모든 열쇠를 걸었으며, 중간계의 왕들은 기꺼이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맡겼다. 이들은 이 막대한 힘을 하나의 구슬에 담았고, 그 구슬은 이 힘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한 노움 마법사의 이름을 따서 조트의 오브라고 이름붙였다.

 그들은 오브를 보관할 던전을 하나 만들고, 가장 깊은 곳에 그 오브를 넣어 엄중히 보관했다. 오브가 있는 방으로 통하는 문은 걸어잠그고 열쇠는 17개로 나누어 지배자들이 하나씩 가졌다. 가장 강대한 힘을 가진 신들에게는 두 개의 열쇠를, 그것도 신들 중 가장 이질적인 루고누와 지이바에게 맡겼다. 중간계의 종족들에게는 5개의 열쇠를, 늪지의 부족들에게 하나, 바다의 종족들에게 하나, 독을 품은 종족들이 또아리를 튼 뱀굴과 거미굴에 하나씩. 그리고 서로 사이가 좋은 인간, 오크, 엘프 연합에게 하나를. 망자들에게도 하나의 열쇠를. 판데모니엄의 악마들에게는 아홉 개의 열쇠를, 서로 대립하는 네개의 세력, 그 군주들에개 하나씩. 그리고 세 층의 연합에 충성하는 네 군주에게 지옥이라는 장소와 룬을 하나씩. 마지막으로 판데모니엄의 열쇠 하나는 아무도 모르는 군주가 가지고 돌아갔다. 이 중 셋 이상이 없으면 오브에 접근할 수 조차 없었다.

 믿을 수 있는 담보를 나눠가진 이들은 이제 의심 없이 연합했다. 수천년 동안 뒤엉켜 싸우던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알았으며, 그들의 협동은 놀랄만큼 매끄러웠다. 하나가 된 강력한 힘 앞에 이계인들은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으며, 승리는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부분이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어두운 부분이 있는 법이다. 세 층의 종족들. 모든 세력의 연합은 가능하더라도, 모든 개인의 연합은 불가능한 이들이 아니던가. 오브에는 막대한 권력이 담겨 있다. 오브만 손에 넣으면 사실상 세 층을 마음대로 쥐락펴락 할 수 있었다. 어느 때보다도 눈앞에 가까이 다가온 세계 정복에 많은 개인들이 오브를 손에 넣으려 던전으로 향했다. 물론 이런 야망이 없더라도 던전의 엄중한 보호에는 많은 자원이 필요했고, 세 층 모두에서 모여드는 돈을 훔치러 들어가는 좀도둑들 역시 있었다.

 당신은 어쩌다보니 이런 좀도둑들 중 몇몇과 알게 되었다. 오브를 노리는 것은 다시 없을 중죄이지만 당신은 어차피 성공할 수도 없는 것, 심판은 던전에서 내릴 것이니 그냥 두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도둑들은 입이 무거운 당신을 좋아했고, 당신은 던전 안쪽에 대해 여러가지 정보를 조금씩 얻어들을 수 있었다. 이들의 모험담을 듣는 것은 당신의 작은 즐거움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은 충격적인 정보를 전해듣게 된다. 한 하플링 모험가가 당신에게 이상하다는 듯이 말하기를, 그가 던전 안에 들어갔을 때 한 오크를 죽였는데, 그 시체가 이상한 모습으로 변했다는 것이다.하얀색의 긴 팔과 짧은 다리를 가진 기묘한 생물의 모습으로... 여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기는 했지만, 많은 것을 주워들은 당신은 단번에 그 시체가 이계인의 시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계인들은 세 층의 종족으로 위장할 수 있었다. 그것도 던전의 수호자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감쪽같이. 이계인들은 조금씩 모습을 바꾸며 오브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당신은 당장 이 사실을 연합에 알리고자 했다. 하지만 전시에 낯선 사람과 무리의 지배자를 만나게 해줄 사람은 없다. 당신의 충고는 그저 하급 관리에게 전달되었고, 그 관리는 세 층의 모든 노력을 기울인 던전이 위험할리가 없다고, 떠도는 소문을 가지고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라며 코웃음쳤다.

 당신은 깨달았다. 이계인들이 오브를 손에 넣으면 세 층은 완전히 끝장이다. 그들로부터 오브를 지켜내는 방법은 이제 하나밖에 없다. 당신이 던전에서 오브를 훔쳐내는 것. 당신은 이제 당신이 비웃던 수많은 사람이 지나갔던 문을 통과했다. 지금까지 이 곳을 찾은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목적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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