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의 11월 정도 되었던가?

그때 나는 처음으로 네이버에 스타크래프트를 방송해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처음 그것을 클릭하게 되었고

삼성전자와 기억나지 않는 다른 팀과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당시는 위너스리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날의 경기에서 허영무는 대장이었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저그를 압살해 버렸다.

그때 나는 허영무의 별명이 허느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정말 잘 어울리는 별명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허영무라는 선수에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견제면 견제 물량이면 물량 컨트롤이면 컨트롤

허영무는 어느 하나 모자란 점이 없었고 그 뛰어난 실력으로

결승 무대도 2번이나 올랐으나 번번히 정상을 밟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이후로 허영무는 끝없이 추락했다.

매일 허영무의 경기를 챙겨보던 나로서는 가장 끔찍하던 기간이었다.

차라리 김가을 감독이 허영무를 출전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그리고 긴 시간이 흘러 허영무는 다시 한 번 일어서게 되었다.

필패와 패왕이라는 이름을 벗어버리고 허영무는 다시 한 번 올마이티가 되었다.

그리고 진에어 스타리그 결승에서 소름돋을만한 경기를 보여주며 

우승자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티빙 스타리그에서도 허영무는 전지전능함을 과시했다.

아직도 4강의 감동이 잊혀지질 않는다.

팬이었던 나조차도 포기했던 그 순간

허영무는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게임에 임했고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였다.

그리고 허영무는 당연하다는 듯 마지막 스타리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스타2...

처음 스타2로 전환했을 때는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허영무는 천천히 그러나 묵묵히 올라왔고

마침내 다른 상위권의 선수와 동등한 위치로 올라왔다.

그랬기에 허영무가 다시 한 번 부르드워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믿었다.

다시 한 번 우승하여 프로토스 최초의 골든 마우스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허영무는 은퇴를 택했다.

솔직히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하다.

허영무 때문에 열심히 스타 2를 챙겨 보았고 

스타2라는 게임을 직접 해보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꾸준히 성장하는 허영무를 보며 당연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마지막 허영무는 부정할 수 없는 삼성전자 칸의 원탑이었으니까....

마지막 챌린저 리그에서 허영무는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줬으니까....

모든 것이 아쉽고 섭섭하다.

그러나 지난날을 생각해 보면 허영무 때문에 많이 웃을 수 있었다.

어느샌가 E-sport 라는 것은 내 20대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것은 허영무로 부터 기인한 것 이었다.

이제 모든 것을 떠나보내고자 한다.

E-sport와 함께한지 어연 6년이 다 되어간다.

6년의 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러한 6년의 시간을 내게 선사해준 허영무 선수에게 감사드린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허영무의 앞길에 축복이 있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