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이 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가운데서도 김헌곤(29·삼성)이 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김헌곤은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홈 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3안타 1볼넷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4타점 모두 영양가가 높았다. 0-0이던 1회 무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려 팀에 1-0 선취점을 안겼다. 팀이 2-1로 앞서던 6회 2사 만루에서는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승기를 삼성으로 가져오는 타점이었다. 5-1로 달아나며 여유를 찾은 삼성은 7회 5점, 8회 2점을 더 보태며 12-5로 SK를 대파하고 8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 김헌곤(왼쪽)이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김헌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빛을 보지 못하던 선수였다. 입단 후 2014년까지 4시즌 동안 1군 104경기에 출장한 게 전부였다. 이후 상무에 입대해 퓨처스리그에서 3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감독의 신임을 얻고 주전 외야수 자리를 차지했다. 

출장 기회를 꾸준히 얻자 재능이 만개했다. 타율 0.341, 3홈런, 18타점의 성적으로 타율 13위, 타점 공동 10위에 올랐고 득점권 타율 부문에서는 0.636의 높은 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외야 수비도 빠지지 않는다.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던 김헌곤은 3-3으로 맞서던 연장 11회말 2사 3루에서 두산 신성현의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며 팀의 끝내기 패를 막았다. 

김헌곤은 자신의 활약으로 팀의 8연패 사슬을 끊은 후 “매일 매일 이기고 싶었다”며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도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