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소위 ‘가평용추자연휴양림’이라는 곳으로 가족 휴가를 갔소.

<예약 과정>

다음 검색창에서 ‘자연휴양림’을 검색하니까,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하는 경기도 자연휴양림 리스트가 노출되더군. 그 중에 한 곳이었소.

15만원이라는 숙박료가 국립휴양림의 3배 가격이라 놀라긴 했지만, 어차피 사설휴양림이고 휴가철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예약을 했었소.

<소위 ‘가평용추자연휴양림’의 실태>

예약된 날짜에 가족과 함께 가보니, 자연휴양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민박업소였소. 민박업소 중에서도 시설이 매우 열악하고 저급한 업소 말이오. 곰팡이 벽지, 냄새나는 이불과 배게, 먼지 투성이인 방충망, 쓰레기가 널려있는 마당, 삽겹살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은 채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는 화덕...

말 그대로 최악이었소.

압권은 무엇보다 마당에 배어있는 삼겹살 냄새였소. (삼겹살 냄새가 방이나 옷에만 배는 줄 알았는데, 실외에도 밸 수 있다는 걸 이날 처음 알았소.)

‘자연휴양림’을 생각하고 찾아갔던 우리 가족은 경악을 금치 못했소.

(참고로, 주인 아저씨는 대단히 공격적이고 불친절했소. 항의를 하자, 형식적으로라도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고 오히려 짜증만 내더군. 거의 배째라 모드였소. 요즘은 세상이 원래 그런가... 허....)

<사이트 게시판 항의글 삭제 및 금칙어 설정>

돌아와서 일단 자유게시판에 항의글을 올렸소. 이미 몇 개의 항의글이 올라와 있더군. 관리자 용추 아저씨가 몇 시간 후 날쌔게 다 삭제. 글을 다시 올리려 하자, 아예 금칙어를 설정해서 항의글을 못 올리게 해놓았더군.

이건 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2MB도 아니고, 하여튼 사이트 만들어 놓고 못된 것만 배웠더군.

<심각성>

다시 말하지만, 소위 가평용추자연휴양림은

각 포털에서 자연휴양림 검색하면 당장 검색 메인 화면에서 한 눈에 띄게 소개되는 곳이오.

다음 검색 순위로 따지면, 여행지, 관광지 52위 > 자연휴양림 8위 > 용추 자연휴양림(가평) 1위, 주간 순방문자 9029명이오.

어떻게 불결한 저질 민박집이 “자연휴양림”으로 둔갑을? 자연휴양림이란, 말 그대로, 숲 속에 방갈로나 통나무집 지어놓고 빌려주는 곳을 말하는 것 아니오?

내가 잘못 알고 있었소?

<책임져야 할 관리감독 기관은 어디?>

일단 관광공사에 전화를 했소.

미안하다고 일단 사과는 하면서, 수많은 숙박 정보를 소개하다 보면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오류가 생길 수도 있다고 변명을 하더군. 관광공사가 약속한 조치는 홈페이지에서 그 업소 정보를 지우겠다는 것뿐.

재발 방치책이나 업소에 대한 제재 방안에 대해 묻자, 자기네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몸을 사리더군.

쉽게 말하면, 2MB가 일개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하듯이, 관광공사가 일개 민박집에 농락당하고 결과적으로 포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인데,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도 되는 거요?

일개 민박집에게 속아넘어가면서 무슨 관광한국? 이거 다 웃기는 말이오.

그 다음으로 가평군청에 전화를 했소.

역시 미안하다고 사과는 하는데, 그곳이 하천부지인지 아닌지 정확하지 않아서 누가 담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횡설수설...

오늘 다시 전화하니, 담당자가 휴가 중이어서 당장은 조치가 어렵다는...

지금이 휴가철 피크이고, 지금 현재도 저처럼 피해를 보는 이용객들이 많을 터인데, 담당자 휴가 끝날 때까지 일단 기다리고 보자는...

더 이상 할 말 없었소.

가평군청, 강적이었소.

웬만해선 인터넷에 이런 글 안 올리려 했는데, 관계 기관에 전화하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안 보이오. 갑갑 모드요.

지금 당장이라도 각 포털에서 ‘자연휴양림’ 혹은 ‘가평용추자연휴양림’  등을 검색해 보시게들.

아놔, 일 년 내내 힘들게 일하다가 여름에 한 번 가족과 쉬러가는 휴가가 나같은 소시민에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데, 남의 휴가를 가지고, 인터넷을 가지고 이렇게 사기를 쳐도 되는 건가?

그런 건가?

대한민국 원래 그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