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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오랫만에 들고옴 - 너와 나의 기억 - 아홉번째(링크이쑴!)

너를향한외침(222.117) 2014.08.23 20:26:53
조회 2144 추천 14 댓글 11

죽지도 않고 또왔네!

잊었을테니까 친절히 링크를 달공         > 이거 다 안됨 ㅠㅠ 댓글이 어쩐지 많다 싶었지? 댓글에 링크있음 ㅠㅠ

                                                           

 

1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78064&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너를향한외침

 

2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78065&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너를향한외침

 

응? 링크안걸리남? 일단 해보자

 

3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78067&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너를향한외침

 

4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78069&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너를향한외침

 

5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78098&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너를향한외침

 

6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78101&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너를향한외침

 

7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78114&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너를향한외침

 

8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eonduk&no=378144&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너를향한외침

 

후... 일단 다했다... 근뎅 불길하넴..

 

어쨌든 재밌게 봐주오!!

 

 

 

-------------------------------------------------------------------------

 

인명이 편전으로 들자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금방 가라앉았다.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해야하는 날이었기에 덕만은 평소보다 긴장도 했고 기분이 썩 좋지 않기도 했다.

 

심상치 않은 인명과 묘하게 살기를 띄고 있는 사량부령을 보며 미실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 시해하려던 범인을 잡았노라고.

 

 

"사량부령. 보고하라."

"예, 폐하- 신 사량부령 비담. 폐하를 시해하려 했던 자를 잡았사옵니다."

 

 

비담의 말에 장내는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도 잘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 아무래도 복야회가 연루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덕만은 가만히 신료들을 살펴보았다. 놀라는 이도 있었고 이제야 잡았냐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이도 있었다.

그 중 단 한사람만이 표정이 없었다. 행동도 없었다.

미실, 그녀만이 아무 표정없이 미동도 없이 비담만을 보고 있었다.

 

덕만은 처음으로 그녀가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었다. 단지 그 모습하나로 말이다.

 

 

"폐하?"

 

 

비담의 부름에 미실을 보며 다른 곳을 노닐던 생각을 붙든 덕만은 아- 하고는 말을 이었다.

비담을 보자 자신을 걱정하는 눈빛을 보였다. 덕만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눈짓했다.

 

 

"계속하게"

"들라, 하겠습니다."

 

 

비담이 고개 짓을 하자 편전 안으로 사량부원들이 윤후랑을 비롯한 네 명 정도의 낭도들을 끌고 들어왔다.

낭도들과 윤후랑은 행색이 가관이 아니었다.

사실 하룻밤 전만해도 저 정도 까지는 아니었는데, 비담이 조금 건드리는 바람에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것이었다.

 

더러는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기에 비담은 덕만도 당연히 그럴 줄 알고 보았는데...아니었다.

별 반응이 없었다. 얼굴은 조금 찡그리긴 했으나 고개를 돌리기는 커녕, 그들을 뚫어져라 보았다.

 

비담은 순간, 여기에 인명이 있노라고 생각했다.

 

 

"이 대역죄인은 폐하의 시위부령이었던 윤후랑이고, 나머지는 같이 가담한 자들이옵니다."

".....짐은 너의 9족을 멸할것이다."

 

 

신료들에겐 익숙한, 그리고 비담에겐 익숙하지 않은 덕만의 차가운 목소리에 비담은 불안감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인데.... 정말 그런데..... 왜 자꾸만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비담은 자신의 불안감은 덕만이 기억을 찾아 인명으로 돌아갈까봐 생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불안했다.

 

지금과는 다른 관계가 될 테니까...

 

 

어쩌면 지금의 저 말은 자신에게 돌아올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비담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

 

 

 

편전회의가 끝나고 덕만과 비담만이 남았다.

 

덕만은 남은 시간 내내 어딘가 위태로워보이던 비담의 앞에 서서 그의 눈과 자신의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비담이 고개를 돌려 덕만을 피하였다. 덕만은 가만히 비담의 양손을 잡았다. 비담은 그제야 덕만을 보았고 덕만은 비담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비담의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 사내가 무엇이 두려워 이런 눈을 하고 있을까.

비담의 눈에 물기가 어리어 있었다. 이 사내는 무엇이 슬퍼 이런 눈을 하고 있을까.

 

덕만은 가만히 생각하다가 마주잡은 그의 손에 자신의 온기를 나누어 주고 손등을 엄지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무엇이 말입니까? 라고 비담은 묻고 싶었다.

 

이 여인은 지금 자신이 왜 두려운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어머니가 지은 죄가 너무 커서 나는 당신께서 기억을 찾을까 두렵다고, 당신은 나를 언젠가는 놓아야한다고, 그리고 나는 당신을 연모한다고, 그래서 이토록 아프다고...

 

모를 것이다. 그럼에도 저런 말을 한다.

어쩐지 다 헤아리는 것 같아서, 아닌 줄 알지만 다 이해하는 것 같아서. 그보다도 온전히 나를 이렇게 위로해주어서 비담은 결국 눈물을 떨구었다.

 

 

"비담"

"송구 합니다"

"아니에요...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울지 마세요."

 

 

덕만은 가슴께가 아렸다. 누가 짓누르는 듯이, 누가 찌르듯이.

비담의 눈물에 자신의 눈가도 시렸다.

무엇에 그가 이러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으나, 어쩐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후에 덕만은 그게 본능적인 회피였다고 깨달았다. 그러나 그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나 했다.

 

비담이 조금 진정이 된 것인지 눈물 자국을 지우려 손을 올렸다.

당연히 잡은 손을 놓을 줄 알았던 덕만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비담은 오히려 꽉 잡고선 그대로 올려 자신의 손등으로 슥슥 문지르고선 다시 손을 내려 기분 좋은 듯 잡은 손을 위아래로 바둥거렸다.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잡은 두 손을 보고 있자니 설레기도 하여 덕만은 피식- 웃었다.

 

 

참 이럴 때보면 아이같았다.

 

 

 

"크흠-"

 

 

낯선 인기척에 비담도 덕만도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삿갓을 눌러쓰고 머리가 히끗거렸으며 나무 지팡이를 들고 단정히 서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

 

 

 

 

미실은 빈 두 자리를 보며 그럼 그렇지- 했다.

 

풍월주인 호재가 안절부절 미실의 눈치만 살폈다.

 

사실 비재 시작시간은 이미 지나있었다.

다만 이번엔 폐하께서 친히 오신다고 하셨기에 모두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기대했던 화랑들과 낭도들은 아쉬운 기색이 있었으나 다수는 당연한 일이었음에 그냥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실은 풉- 하고 참았던 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그렇지, 천하에 인명이. 있을리가.

 

그때였다.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장내에 미실은 웃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곤 왼쪽 눈썹을 살짝 올렸다.

저 멀리서 비담과 덕만이 담소를 나누며 연무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 온 것이었다.

 

사이사이 내기를 했던 자들 사이에선 실랑이가 일었고 원상화인 칠숙은 가만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실은 한동안 가만히 얼이 빠져 앉아 있다가 덕만과 비담이 가까이 와서야 일어나 인사를 올렸다.

 

 

"오셨습니까- 폐하"

"예. 좀 늦었지요?"

"아...아닙니다"

"저도 비재가 너무너무 그리워 왔습니다. 괜찮지요? 새주?"

"무..물론입니다 사량부령"

 

 

미실은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서찰에 자신에게 존대를 써서 보냈을 때만해도 이 계집이 뭔 수작인가 싶었는데, 웬걸. 듣자니 더 고역이었다.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인명이 처음으로.

그것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였고 그런 자신의 반응을 재밌게 보고 있는 아들새끼인 비담은 정말이지 뒷산에 거꾸로 묻고 싶은 미실이었다.

 

그런 미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풍월주는 의자를 하나 더 준비할까요? 라고 묻고 있었다. 칠숙은 심상치 않은 미실의 분위기에 대신 그러라고 했지만 이내 말을 고쳐야 했다.

 

 

"두개를 더 준비해야겠네."

 

 

라고 간결하게 말하며 비담의 뒤에서 나타난 자는 다름 아닌 국선 문노였다.

 

미실은 도대체가 이건 뭔가 싶었다. 10년 만에 모두 자리한 인명과 문노라....

미실의 한쪽 입 꼬리가 올라갔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오늘 비재의 승자는 누구일지 모르나, 패자는 자신일 것임을.

 

 

 

 

**

 

 

 

 

비재는 그 어느 때보다 소란스러웠고 활기찼다.

 

국선 문노가 와서일 수도 있었고, 사량부령이 와서일 수도 있었고, 폐하가 와서 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는 그것뿐이 아니었다.

 

 

자리가 좁다는 이유로 사량부령 비담과 폐하가 매우 가까이 앉아서 비재를 보며 조곤조곤 담소도 나누고 때때로 귀엣말도 하는 것이었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화랑도 낭도들도 당황하였으며 말을 만들기 좋아하는 이들은 국혼이네 동맹이네 이런저런 추측을 하며 서로 좋아하고, 싫어했다.

 

또한 한명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 예상되던 유신랑이 실력을 보이며 이겨 우승자로 점쳐지고 있는 것도 많은 이유 중 하나였다.

 

 

미실은 옆에서 자신의 속을 뒤집고 있는 인명과 비담을 보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무슨 생각인 걸까, 인명은.

 

정말 절벽에서 떨어지면서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닌걸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저렇게 비담과 다정하게 말을 하고 있을 수 있는 것이냔 말이다.

아니면..... 전략을 바꾼 것일까? 비담에게 당근을 주어 길들인 뒤 나에게 채찍을 내리라고 시키려고? 그래, 후자가 더 그럴듯했다.

 

 

미실은 별별생각을 다하고 있었지만 사실 비담은 덕만에게 신국의 화랑도와 비재, 그리고 각 화랑들의 이름을 알려주고 있는 것 뿐이었다.

물론 농담도 조금 하고 알고있는 화랑들의 굴욕얘기도 해주긴 했지만.

 

 

 

덕만은 서로 겨루는 것이 끝나면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10년간 화랑과는 담을 쌓고 살았던 폐하께서 가져주는 관심에 많은 이들이 감동해마지 않았다.

 

 

마침내 알천과 유신의, 보종과 대남보의 차상전이 시작되었다. 우선 알천과 유신의 대결이 먼저였다.

두사람은 한치의 양보없이 치열하게 싸웠다.

 

비담은 뭐가 못마땅한듯 고개를 저으며 덕만에게 중얼거렸다.

 

 

"폐하, 저 둘은 어쩌면 저렇게 융통성이 없을까요?"

"푸훗-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니, 알천랑만 해도 시위부령으로 삼겠다고 미리 언질을 주었고 유신이 풍월주로 좋겠다고 폐하께서 말씀하셨잖아요? 그럼 같은 편끼리 막 도와주고 그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왜 저렇게 처절하게 응? 안 그래요? 괜히 서로 힘 빼고 말이야-"

"저들이 같은 편이라고 누가 그러던가요?"

"예?"

"둘은 지금 겨루는 중입니다. 화랑 대 화랑으로"

 

 

덕만이 비담을 살짝 나무라는 듯이 말하자 비담이 입맛을 다시며 크흠- 하더니 아니 제 말은~ 하면서도 딱히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 비담의 모습이 아이같아 덕만은 웃으며 비담을 달래곤 다시 비재에 관심을 쏟았다.

 

 

"허나 저도 그리 생각하긴 해요- 두 사람이 좀 재미가 없지요"

 

 

웃으며 말하는 덕만을 보며 비담은 그렇죠? 하면서 좋다고 히히- 거렸다.

두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 지는 알지 못했으나 칠숙도, 문노도, 스승으로서 같은 생각을 했다. 미실 속이 뒤집어지는 지도 모르고 말이다.

 

'참 비담은 철이 안들었구나-'

 

 

 

유신과 알천의 비재는 유신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유신은 오른쪽 발목을 다쳤고 알천은 복부를 맞아 급히 막사로 가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들이 다치자 낭도들도 걱정해 마지 않았지만, 가장 많이 걱정을 하고 있는 사람은 눈에 눈물이 고인 채 비담의 옆에서 안절부절하고 있는 덕만이었다.

 

 

"폐하- 진정하세요. 괜찮을 것입니다"

"허나, 두 분 다 너무 아파했는걸요. 아무래도 조금 뒤 장원전이 열리기 전에 한번 두 분을 봐야겠어요."

"막사로 찾아가시게요?"

"네."

 

 

비담은 유신과 알천을 걱정하며 저렇게 눈물고인 덕만도 싫었고 그들을 보러 간다고 하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그렇게 치면 자신도 어제 담 넘다가 무릎 부딪쳤는데 말이다. 닭털 뽑다가 손에 가시도 박혔었고, 근데 지금 다른 사람이나 걱정하는 덕만이 비담은 야속하면서도 그녀를 걱정시킨 유신과 알천이 미웠다.

 

 

"저 정도는 누구나 다치는 정도입니다! 저도 비재 장원전 때 팔도 다치고! 어깨도 다치고! 응? 막 다리도 다쳤었는데요?"

"그거는 지금이 아니잖아요-"

"아아~ 아니에요 지금도 아픕니다! 그러니까 가지 마세요."

 

 

비담은 종알종알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덕만에게 칭얼거렸다.

그 소리는 좀 컸는지 문노가 옆에 내려 두었던 지팡이를 들었고 칠숙은 그냥 한숨만 푹푹 쉬었다. 이미 미실은 불경을 외고 있었다.

 

비담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는 덕만과 주변의 반응에 민망해지기도 하고 덕만한테 서운해서 그제야 고개를 들어 덕만의 얼굴을 보았다.

덕만은 아주 이상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비담을 보고 있었는데, 비담은 그에 당황했다. 처음보는 덕만의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풉! 하하하하!! 비담 크큭 아 미안해요 근데 하하하하하하"

 

 

덕만은 비담의 얼굴을 향해 풋- 하니 웃음을 터트렸다.

 

이 귀여운 남자를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이 아이같은 사내를 말이다.

 

 

덕만이 소리내서 웃자 차상전 준비를 하던 보종랑과 대남보랑은 응? 하며 덕만을 보았고 미실과 문노, 칠숙은 당연히 경악했으며 비담만이 우리 폐하는 웃는 모습도 참 선녀같다며 이쁘다고 넋놓고 보고있었다.

 

덕만은 한참 웃다가 상황을 파악하고는 웃음을 멈추고 단정히 앉았다.

 

 

"아, 음- 계속 진행하게. 흠"

"아....예 폐하"

 

 

보종랑과 대남보랑의 차상전이 시작되었고 덕만은 작게 웃으며 비재를 보았다.

옆에서 비담은 자꾸만 왜 웃으신거냐고 캐물으면서 덕만의 관심을 뺏어오려 애썼고 덕만은 쉿! 하고선 다시금 웃어주었다.

 

 

미실은 드디어 확신했다.

지금 인명은 인명이 아니라고.

 

저 여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인명은 결단코 아니라고.

 

 

 

 

**

 

 

 

 

장원전은 유신랑과 보종랑으로 결정되었다.

 

잠시 재정비하라고 휴식시간을 주었고 유신과 알천을 보러 가겠다는 덕만을 말리고 대신 자신이 가겠다며 비담이 죽방에게 덕만을 부탁하고는 그들의 막사로 향했다.

 

 

덕만은 흙먼지에 까끌해진 목을 축이려 국화차을 마셨고 옆에 있는 문노공에게도 권하며 그동안 산에서 무엇을 보셨냐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문노는 10년 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인명을 보며 그동안의 세월이 많이 지났음을 몸소 실감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왜 비담이 폐하를 연모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미실은 인명이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는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닮은 사람? 대역인 것인가?

아니면 머리를 다쳐서 살짝 미친것일까? 그건 아니다. 편전에서의 모습은 전과 많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렇게 곱게 미친 사람이 있을 리도 없었다.

아니면 작정하고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것인가?

 

 

"새주, 준비하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미실의 머릿속을 방해하는 인명의 목소리에 미실은 또다시 눈썹을 씰룩- 거렸다.

 

 

"아닙니다. 매번, 이 미실이 하던 일이었는걸요"

 

 

덕만은 미실이 십년 만에 비재에 관심을 가지는 자신을 비꼬는 말을 했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그냥 웃어넘겼다.

그런 덕만의 모습에 미실은 더더욱 이 사람은 인명이 아니구나 싶었다.

 

 

"헌데 폐하. 이 국화차를 보면 떠오르는 것 없으십니까?"

"예? 무엇이 말입니까?"

"제가 삼년 전에 폐하께 최고급 국화차를 진상했었는데 기억 안 나십니까?"

"아 삼년 전이 아니고 5년 전 아니었나요? 그리고 국화차가 아니라 서역에서 들여온 철관음이었지요."

"아....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군요."

"괜찮습니다. 무릇 나이가 들면 기억이 잘 나지 않기 마련이지요."

 

 

하면서 덕만은 빙긋- 웃었다.

딱히 악의없이 한 말이었지만 미실, 특유의 독한 표정이 나오자 덕만은 의도치 않게 그녀를 놀렸다는 것을 알았다.

 

 

헌데...... 나 그거 어찌 기억나는 걸까?

그리고 왜 저 미실의 표정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거지?

 

 

 

 

미실은 이제 확신했다. 그냥 혹시나 해서 의중을 알아보려 한 것이었는데...

그녀는 인명이었다. 자신이 인명과 독대할 적에 주었던 것인데 집어 던졌었지.....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과 인명뿐이었다.

그러니 역시나 대역은 아니고.

 

이제야 알겠다. 지금 인명은 자신을 말려 죽이려 마음먹은 것이다. 독하게 감정을 숨기고 순진한척, 착한척.

그리고 그런 인명은 미실이 상대해 본 적이 없었다.

 

미실이 약이 올라 말했다.

 

 

"요즘 제 아들과 가까이 지내시는 것 같습니다"

"아, 예. 비담공이 워낙 뛰어난 인재인지라"

"제 아들이 폐하를 잘 모시라고 제가 친히 일렀거든요"

"제가 알기론 새주의 말을 그리 잘 따르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럴리가요? 제 '아들'인 걸요"

"새주, 비담이 아직도 새주의 아들로 보이십니까?"

"예?"

"저는 그렇게 안보입니다만. 비담은 온전히 제 사람이지요. 아시지 않습니까- 이미 그를 손에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

 

 

미실은 전에 인명에게 들었던 말을 또 들었는데 또다시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해 당황스러웠다.

그때도 반박하지 못해 얼마나 분했는데, 또 반복 중이었다.

 

존대를 쓰는 인명은 더더욱 미실을 화나게 하는 것에 재주가 있었다.

 

 

 

덕만은 말을 하면서 이상한 광경이 떠올라 머리가 지끈 거렸다.

 

 

   "새주. 지금 뭐라했는가?"

   "제가 폐하를 잘 모시라 친히 제 아들 비담에게 일렀다구요"

   "흥. 내가 알기로 비담은 네 말을 따르는 자는 아니다"

   "그럴리가요? 제 '아들'인걸요"

   

 

  미실이 여유롭게 말하며 인명에게 비웃음을 지어 보였다.

  궁에 비담이 인명을 연모한다고 소문이 파다했다. 그것이 소문이 아닌 것을 알았지만

  그런 아들이 밉고 인명이 싫어서 인명과 마주치자마자 무심코 뱉은 것이었다.

  

  그런데 인명은 미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새주. 비담이 아직도 당신 아들로 보이오?"

  "예?"

  "나는 이제 안 그렇던데. 비담은 온전히 내 사람이다. 새주도 알고 있지 않소? 이미 그를 손에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 말이오"

  

 

인명은 미실을 우습다는 듯이 쳐다보고는 비담의 색공을 받으러 인강전으로 향했다.

 

 

 

덕만은 혼란스러웠다. 이것은 인명의 기억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도 그랬다.

계속해서 기억이 떠올랐다. 점점 기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전보다 많은 것이 기억이 났고, 사람들과 그 사람들에게 연관된 대화들이 기억났다.

 

분명히 기뻐야하는데 이상하게 가슴 한 켠이 아리었다.

 

덕만은 괜찮으시냐 묻는 문노에게 괜찮노라고 말하며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머리가 울렸다.

 

 

 

 

 

==================================================

 

아 난 비재고 전쟁이고 이런거 너무 시러 ㅠㅠ 그냥 비덕 꽁냥질 쓰고 싶은데 흑흑

 

그나저나 가시 써야하는데 좀 썼는데 어째 재미가 없어 ㅠ 넘 심각하기만 하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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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296 선덕여왕의 계절이 오고 있네 [2] ㅇㅇ(112.185) 05.20 119 8
389293 미실 의상을 파네ㅋㅋ 선갤러(106.101) 05.09 125 1
389292 손에 잡히는대로 짤털 선갤러(58.236) 05.02 108 8
389291 달을 가리운 해 피아노 선갤러(1.230) 04.17 112 3
389212 중갤완장 탄압근황.jpg ㅇㅇ(175.197) 01.20 232 0
389178 비담은 걍 뒤져야 하는게 맞음 선갤러(121.142) 23.12.30 311 3
389077 비담 덕만 같은 [2] 선갤러(174.254) 23.12.02 367 0
388999 염종은 왜 마지막순간에 비담한테 이빨을털었을까 [2] 선갤러(175.198) 23.10.23 339 0
388984 갤 망한거 슬프다.. [2] 선갤러(219.250) 23.10.09 410 18
388940 오늘 저녁밥 핑가점 (g한강이라 하면 고소함) ㅇㅇ(211.234) 23.09.11 115 0
388937 오늘 저녁밥 휭까점 ㅇㅇ(211.234) 23.09.08 114 0
388930 좆같은 쩔공 걸렸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120 0
388929 몇개는 누칼협급으로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116 0
388928 750억인데 6~7천번이네 십 ㅋㅋ Φφ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105 0
388927 바실 급해서 05초남을때 텔탔더니 Φφ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114 0
388926 메타몰 ㄹㅇ 좆간지인데 Φφ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93 0
388925 2달시한부지만 바를만한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101 0
388924 아수라 소울 어카노 철우개쉐기야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105 0
388918 소울 앰창 재미없노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100 0
388917 썬덕여왕 [1] 환타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03 189 0
388916 아 정주행중인데 [1] 선갤러(39.120) 23.09.02 204 0
388902 오늘 저녁밥 핑가점 (한강이라 하먼 고소함) ㅇㅇ(223.38) 23.08.20 129 0
388882 다음사료땐 3.3미만캐릭어쩌규없겟지 ㅇㅇ(45.77) 23.08.01 145 0
388881 남귀꺼 밀리면 여격은 얼마나 밀리는거야 ㅇㅇ(103.50) 23.08.01 148 0
388880 도트개편대비해서넨마<<를키운저는 ㅇㅇ(159.203) 23.08.01 143 0
388879 증보권 2장으로 오른쪽 11증 다한 ㅇㅇ(167.172) 23.08.01 135 0
388878 비공정 몹다잡으려는데 내구 ㅈㄴ녹넹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1 137 0
388866 코로나 백신의 실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라 사브낫바네아(219.249) 23.07.29 153 0
388846 오늘 저녁밥 핑가점(한강이라 하면 고소함) ㅇㅇ(223.38) 23.07.11 148 0
388840 오늘 저녁밥 핑가점 (한강이라 하먼 고소함) ㅇㅇ(223.38) 23.07.05 151 0
388824 미안하고고맙다 11증도전자들아 ㅇㅇ(45.84) 23.06.22 175 0
388823 몸무게 48넘는년들은 유사남자라 봐야댐 ㅇㅇ(185.191) 23.06.22 178 0
388822 근데게이볼그에픽엘디르두개뽑으면어케됨 ㅇㅇ(149.28) 23.06.22 157 0
388821 계귀항아리지운것도도ㅈㄴ기싸움움 ㅇㅏ닌가 ㅇㅇ(200.25) 23.06.22 159 0
388819 남은건 자수라인데 자수라 올 10증 각인가 하십니다 ㅇㅇ(79.110) 23.06.22 152 0
388818 실장석을 자수라로 치환하고만화는 실장석에 안대씌워주면 ㅇㅇ(79.110) 23.06.22 148 0
388809 늦덕인데 [5] ㅇㅇ(175.195) 23.06.14 314 3
388802 문노 존나 간지나게 그려줫네 [1] ㅇㅇ(175.223) 23.06.10 3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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