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선갤러들아
몇년전에 반유동닉으로 갤에 들어와서 상플 쓴적 있었는데 갤로그 계정 잃어버려서 간만에 유동으로 다시 글씀
내가 너무 바쁘고 의지 조루라서 글까진 꾸준히 연재할 자신이 없다
이해 부탁할게

예전에 내가 했던 상플은 비담의 난을
덕만+비담+기존 귀족 vs 춘추+유신+신흥 세력의 충돌 구도로 재해석한 거였어
삼국통일을 위해 한참 크고 작은 전쟁하다가 나라가 어지러워지고 때마침 덕만여왕까지 오랜 지병으로 앓아누운 틈을 타서
춘추+유신 세력이 먼저 반란을 일으켰고 비담은 덕만여왕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에게 맞서 싸우는데 끝내 춘추 측이 이긴 걸로 실제 역사가 그랬듯 결말이 나온 거야

그와중에 비담은 어떻게든 덕만 개인이라도 지키기 위해
유신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조건으로 덕만을 다시 데려오고 대신 후계자인 승만을 춘추+유신 세력에게 보내서 사실상 양위하는 형태로 난이 끝난다고 대충 혼자 상플했었어
승만은 춘추+유신의 꼭두각시행 지못미

인물 설정도 기존의 선덕 드라마하고 비교했을 땐 다소 차이가 있는데
덕만은 드라마처럼 마냥 착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는 절대 아니고 어마무시한 야망을 가진 여자로 잡았어 선덕 드라마로 치면 미실에 가까운 이미지를 가진 여왕이랄까

애시당초 진평왕도 드라마의 캐릭터마냥 무능하고 힘없는 왕은 절대 아니고 실제 역사를 보면 삼국통일을 위한 정복군주에 가깝잖아
진평왕 본인은 외부 정복에 힘쓰고 대신 내부 정치를 가장 믿을 수 있는 측근들한테 돌아가면서 맡긴 거지 정치할 때마다 권력 줄다리기를 잘했다고 보면 돼
조선시대 왕으로 비유하면 숙종에 가까운 캐릭터?

덕만은 여왕이 되고 나서 처음 몇년은 정복 전쟁보단 황폐해진 국가를 안정화시키는 내치에 집중했는데
부족한 본인의 정치적 기반을 메꿀 목적으로 비담을 전면에 내세워
비담은 정조 대의 홍국영 같은 그런 권신으로 변해감
유신과 춘추는 전쟁에 내세우지
특히 춘추는 유능하지만 덕만 자신에게 있어서 위협이 되는 인물이기에 신라 안에 내버려두지 않고 가장 위험한 일, 적국의 사신 위주로 파견해 이건 실제 역사와도 일치하는 부분이야

미실은 드라마와 비교적 비슷한데 신라의 주요 권신은 맞되 절대 권력자까진 아니고 오히려 진평왕의 대리인 역할에 가까운 느낌?
진평왕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필요한 부분을 긁어주는 관계야
정치적인 부분에선 이인임 여자버전이면 묘사하기에 딱 좋겠다

미실의 다른 자식들은 전체적으로 선하지만 권력 욕심이 없는 캐릭터들이라 내심 못마땅하게 여기던 참에
덕만을 마음에 품은 비담이 본인의 타고난 (미실과 닮은) 본성과 결합해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일단 덕만을 여왕으로 옹립한 다음 본인이 덕만과 신라를 동시에 손에 넣으려고 하는 야망을 눈치채고 매우 흡족해함

진지왕 사이에서 비담을 낳았다는 설정은 그대로 갈거야
다만 미실이 비담을 버린건 아니고 어릴 때만 잠깐 문노에게 내쳤다가(그마저도 동생 미생이 미실 대신 틈틈이 돌봄) 다시 들여서 본인의 수족 비슷하게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보면 볼수록 본인과 여러모로 가장 닮은 자식이라서 서로 묘한 이끌림이 있는 관계야

미실은 본인과 비슷한 기질을 가진 여자인 덕만에게도 인간적인 호감이 있지만 친아들인 비담이 덕만에게 마음이 있는 것을 알아보고 비담 본인을 위해선 어떻게든 덕만을 사로잡아 이용해야 한다고 몰래 가르쳐

미실의 난이라는 설정은 빼고 비담에게 본인 세력을 잇게 하는건 드라마와 동일함

비담은 황실의 곁다리로 자란 어린 시절부터 덕만을 마음에 품어
어린 시절의 덕만과 비담은 서로 의지하고 첫사랑을 나눠
다만 덕만은 권력 따위엔 관심없고 여인으로써 사랑받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쌍둥이 아닌) 친언니인 천명공주에 비해 야욕이 너무 큰 여자였고 따라서 진평왕이 시키는 대로 결혼해

상처받은 비담을 미실이 거둬서 키워
본인을 따르는 자가 오로지 염종밖에 없었던(사다함의 무관랑과 비슷) 비담에게 낭도 무리를 붙여서 화랑으로써 기능할 수 있도록 해줌

한편 덕만의 남편은 덕만과의 사이에서 딸 하나만을 남긴 채 전장에 출전했다가 전사하는데 그때문에 황실의 후계자 구도가 복잡해짐
덕만은 본인이 본격적으로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천명이 방해가 되는 존재임을 머리로는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 정치꾼으로써 완전한 흑화가 되긴 전이고 유일하게 본인을 진심으로 아껴주었던 천명과의 정이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는데
비담이 대신해서 천명을 몰래 활로 쏴서 죽임

하필 유신의 풍월주 취임식 행사 때 이런 일이 일어나서 유신까지 같이 곤란해짐
비담은 일을 벌인 즉시 미실궁으로 갔고 미실이 본인과 같이 있었다고 덮어줌
덕만은 그때부터 흑화하면서 본격적으로 비담과 한배를 타게 되는데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애증의 관계로 변함

비담은 덕만을 갖고 싶어하고(덕만 자체에 대한 사랑+덕만을 통해 본인이 그린 꿈을 이루려는 야욕)
덕만은 그런 비담을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서로 빨아먹는 관계
다만 덕만도 왕권을 장악하기 위한 힘이 필요해서 귀족 세력의 대표격인 비담을 일종의 대리인으로 내세워 힘을 실어주고 왕이 직접 처리하기엔 곤란한 더러운 일을 비담이 대신 처리하는 형태

+) 비덕 단순히 둘의 관계로만 비유하자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백야행 읽어본 횽들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 작품에서의 료지 유키호 스러운 삘을 노렸어
유키호보다는 덕만이 더 솔직하고 대외적으로도 관계성을 드러내겠지만

유신은 어린 시절부터 덕만을 비롯한 황실 자제들+주요 화랑들과 같이 화랑으로 엮여서 같이 학습받는데
공주 덕만의 매력에 빠져서 충성을 맹세하고 사랑을 갈구함
덕만은 그런 유신을 신하로써는 총애하되 너무 대놓고 이용만 해서 정서적 소외감을 느끼던 차에
덕만+비담에게 적개심을 품고 왕의 야망을 가진 춘추가 유신에게 가문의 연합을 제안하며 본인 편으로의 포섭을 위한 물밑 작업을 하고 유신은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 본인의 정서적 결핍과 더불어 커져가는 야망으로 마음이 짓눌려가며 갈등하기 시작함

춘추는 드라마와 비교적 비슷한 캐릭터

이 이상 한번에 서사 짜는 것은 무리임
내가 이번 상플 제목을 놈 놈 놈으로 정한 이유는 덕만 여왕의 즉위 시점부터 비담의 난까지 주요 등장인물들의 점점 변해가는 심리를 묘사하는 차원이었음

덕만의 입장에서
비담 이상한 놈 -> 나쁜 놈 -> 이상한 놈 -> 착한 놈
유신 착한 놈 -> 이상한 놈(의뭉스러운)
춘추 이상한 놈(의뭉스러운) -> 나쁜 놈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비담과 유신은 덕만을 두고 정치적으로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임
덕만 여왕이 둘 사이에서 힘의 균형을 맞출 목적으로 간보는 탓도 있음
그래서 서로 견제하고 물어뜯지만서도 마냥 무시하는 관계는 아니고 서로에 대한 자신이 갖지 못한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예우하는
일종의 미운 정이 있는 다소 미묘한 라이벌 관계로 묘사하고 싶은데 이게 어렵다

여기서 더 보완할만한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횽들 댓글 부탁해
선갤에 아직까지 달리는 횽들 많아보여서 나도 괜히 기분 좋아진다